펌킨의 하루 573

난 맨날 꼴등이야~

“난 맨날 꼴등이야~” 하며 서럽게 눈물을 흘리는 ㅇㅇ. “ㅇㅇ가 맨날 꼴등이라고?” “응~ 난 축구도 꼴등이고~ 태권도두 꼴등이구~ 게임두 꼴등이구~” “우리 ㅇㅇ가 공부도 잘하고 똑똑하고 얼마나 멋쟁인데~” “그게 뭐가 멋쟁이야~ 하나두 아니야~” 그러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아니, 맨날 꼴등이라니.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놀랐다. ㅇㅇ는 나이는 어리지만, 우리 반에서 말도 공부도 가장 잘하는 친구 중의 한 명이다. 그런데, 스스로 맨날 꼴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니. 내가 한글 언어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학교는 나이별로 반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나이지만 한국어 능력으로 1단계, 2단계, 3단계로 나눈다. 그리고 또 같은 단계 안에서, 한국어 실력 별로 또 나누어져 있다. 한 마디로 맞춤..

펌킨의 하루 2019.05.14

아름다운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

정리 중인 매장... 많은 책임감으로부터 벗어나니, 슬픔보다는 해방감이 앞선다. 이곳에서 우리 애리 리예 모두 공부 시켰으니, 미련은 없다. 우리 몫은 여기까지. 지난 한달 동안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야말로 지각 변동이 일어났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내가 몸 담고 있는 모든 것들에 변화가 있었으니.. 내 온 삶을 뒤흔들어버린 모든 일들이 지난 한 달 사이에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지독했던 불황… 인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 했지만,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 근 25년을 운영해오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매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상황까지 갔을 때… 그제야 우리는 매장 문을 닫으며 마음 고생을 했던 친구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저 머리로만 ‘힘들었겠다’라고 생각했지만 마..

펌킨의 하루 2019.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