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573

커피를 마시다가

아침에 느즈막하게 일어나 커피를 마시다가 우연히 들은 김진호의 흰 수염고래 괜찮은 척 숨기고, 체한 줄도 모르고 웃었던 청춘에도 YB 노래를 들으며 많이도 토해내고 힘을 얻으며 그렇게 흰수염고래 따라 여기까지 왔다는 김진호 그는 언제나 영혼을 담아 가슴으로 노래를 부른다. 그의 음악을 듣다 보면 우리도 귀가 아닌 가슴으로 듣게 되고 영혼은 촉촉이 이슬을 담아 내린다. YB는 김진호에게 흰수염고래였다. 힘들 때 지칠 때 따라가며 용기를 내고 다시 일어나 따라갈 수 있었던.. 당연한 듯 익숙하게 가던 길이 지치고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어디 젊은이들에게만 느껴지는 것일까 오늘 문득 이 노래가 나를 감성을 두드렸던 것은 조금 지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씩씩했던 건강에 살짝 문제가 생겼을 뿐인데 강하다 자신..

펌킨의 하루 2023.03.19

나 자신을 세뇌시키기

근래에 들어 예전의 나와 달라진 것이 여럿 눈에 띈다. 생활 습관이라던가 일상 리듬이라던가.. (그게 그건가..? ^^;;) 암튼, 스스로도 느끼는 것들 중 획기적으로 달라진 것이 있다면 ‘떠벌리는 것’이다. 앞으로의 내가 하고자 하는 계획이나 꿈에 대해 속으로 품지 않고 떠벌리는 것이다. 전 같으면 조용히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혼자 조용히 시작하고는 “짠~!!”하고 성과물을 보여주는 것을 선호했는데 요즘은 계획을 잡을 때부터 배경이 된 상황부터 코주알 메주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성과가 나올지, 작심 삼일로 부끄러운 상황에 놓이게 될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처음엔 그러고 나면 괜히 말한 듯한 느낌에 마음이 공허해지기도 하고 심지어 말하는 데 있어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펌킨의 하루 2023.01.10

리뷰를 쓴다는 것

내 브런치에 라는 타이틀로 올려지고 있는 여러 리뷰들은 오랜 시간 동안 내 블로그에 날것 그대로의 느낌을 풀어낸 내용들을 좀 부드럽게(?) 정리한 것들이다.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했다. 마음에 와닿는 책들로 정리하여 개인 소장의 독서 리뷰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던 것. 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물론 모든 리뷰들이 올려지는 건 아니다. 어떤 리뷰들은 읽은 책이 너무 좋아서 그저 어쩔 줄 몰라하며 써 올린 오로지 느낌 남발들의 리뷰들이라 탈락이고~ 어떤 리뷰는 내용이 부실해서 다시 손을 대자니 엄두가 안나 탈락이고 어떤 리뷰는 시기와 맞지 않는 책들이라 탈락시킨 책들이다. 그 리뷰들을 포함하여 새로이 읽고 있는 책들 리뷰들이 올려진다. 그렇다고 모든 책들이 리뷰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은 주말에 써야지 ..

펌킨의 하루 2023.01.08

또 하나의 도전

10월 중순쯤이었을까? 일을 하다 문득,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지독한 판데믹의 여파에 생존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하루하루지만, 언제까지 손님들의 주문에 일희일비해야 하나,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하기도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다 하고 있는데, 대체 뭘 더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모르겠으니 뭔지 모를 불안감은 조금씩 그 영역을 넓혀갔다. 이런 답이 없는 불안함을 피하는 최적의 방법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인데 마음이 영 아니다 보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기분 전환을 위해 음악을 틀었다. 보통은 Spotify로 듣는데, 어쩐 일인지 Youtube로 들어갔다. 좋아하는 음악들로 골라 넣고 플레이를 하는데 중간에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광고 때문에 신경이 거슬렸..

펌킨의 하루 2023.01.07

욕을 하면서도 고마운 존재

조그만 사무실인데도 일을 혼자 한다는 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딸랑 한 명 있는 직원을 휴가 보내고 나니 모든 걸 혼자 해야 하는 상황. "아~ 옛날이여~?" 설마~ 그럴 리가~ 지난날에 미련을 두는 나는 아니다. 어쨌거나, 지금까지의 경험상 연말 연초에는 아무래도 판매가 떨어지니 별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주문이 적어도 모든 일을 혼자서 하려니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 직원이 결석하여 하루 혼자 사무실을 지키는 것과 20일을 내리 혼자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임을 이제야 알겠다. 북 치고 장구치고 나 혼자 난리 부르스다. 오늘은 특히 더 가관이었다. 한국에 쿠팡이 있다면, 브라질 아니 남미에는 Mercado Livre가 있다. (쿠팡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비슷한 시스..

펌킨의 하루 2023.01.07

욕을 하면서도 고마운 존재

조그만 사무실인데도 일을 혼자 한다는 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딸랑 한 명 있는 직원을 휴가 보내고 나니 모든 걸 혼자 해야 하는 상황. "아~ 옛날이여~?" 설마~ 그럴 리가~ 지난날에 미련을 두는 나는 아니다. 어쨌거나, 지금까지의 경험상 연말 연초에는 아무래도 판매가 떨어지니 별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주문이 적어도 모든 일을 혼자서 하려니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 직원이 결석하여 하루 혼자 사무실을 지키는 것과 20일을 내리 혼자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임을 이제야 알겠다. 북 치고 장구치고 나 혼자 난리 부르스다. 오늘은 특히 더 가관이었다. 한국에 쿠팡이 있다면, 브라질 아니 남미에는 Mercado Livre가 있다. (쿠팡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비슷한 시스..

펌킨의 하루 2023.01.05

'쓰레기 같은 글'이라도 쓰자

구독하고 있는 작가님들 중 한 분의 글 알림을 받고는 흠칫 놀랐다. 스테르담 작가님의 ‘지금 쓰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글이었다. 제목을 보고 깜짝 놀라 컴 앞에 앉았다. (나, 유죄?) 아마도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올라와 나를 괴롭히고 있던 나의 마음을 건드렸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는 ‘쓰레기 같은 글’이라도 올려보자고 마침 조심스레 스스로를 도닥거리고 있던 참이었다. 나는 나탈리 골드버그가 세뇌교육 시키듯 읊어대는 ‘쓰레기 같은 글’이라는 표현이 참 좋다. 잘 써야 한다는 두려움에서 숨 쉴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많은 쓰레기들을 쏟아내다 보면 그 안에서 한 송이 장미꽃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1월 1일도 아니고 1월 2일에 올리는 글이라 비장한 각오처럼 느껴지지 않아 좋..

펌킨의 하루 2023.01.03

이냐시오 영신수련 온라인 피정 2주차를 보내며...

예수회 정제천 신부님께서 주관하시는 ‘이냐시오 영신 수련 온라인 피정’에 참여하고 있는 요즘이다. 라는 교재로 진행되고 있는데,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피정이다 보니 브라질에 사는 나도 참여가 가능했다. 어디 나뿐인가, 세계 여러 나라에 계시는 분들이 함께 같은 피정에 참여한다는 것이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알지도 못했던 이 귀한 기회가 내게 주어졌던 것은 리오바 언니의 초대 덕분이었다. 언니의 제안에 머뭇거리지 않고 응했던 것은 죽어버린 내 신앙에 작은 불씨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은근한 바램 때문이었다. 교재에 올려져 있는 순서에 따라 읽고 기도하고 답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정제천 신부님 강의를 듣고, 각자가 속한 조에서 리더의 진행에 따라 나눔 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은 진행된다. 정제천 신부님께..

펌킨의 하루 2022.10.13

겸손함을 가르쳐 준 극기 훈련 Extrema 산행

벌써 연산회에서의 3번째 산행이다. 이번 산행 목적지는 Extrema–Trilha dos Pinehiro. 나의 첫 번째 산행은 Pedra de Sapo에서였다. Sapo 코스는 힘들었지만 첫 산행이라 민폐 되면 큰일이라는 긴장 속에 쫓아다녀서 그런지 유격훈련처럼 진행된 난이도 3급의 어려운 코스였지만 기특하게도 잘 쫓아다녔다. 비록 그 후 일주일을 근육통으로 기어 다니긴 했어도 말이다. 두 번째 산행은 Águas do Vale였다. Pedra de Sapo보다는 덜 어려운 코스였지만, 의외로 내겐 힘든 산행이 되었다. 전날 저녁 역시나 일어나지 못할까 봐 잠을 설치고는 새벽 2시에 깨어서는 잠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Café da Manhã 때 제대로 먹지를 못한 것도 한 몫했을 게다. 첫 ..

펌킨의 하루 2022.08.17

해병대 유격 훈련 같았던 산악회 첫 신고식

“이제 안젤리카도 좀 걸으니까 연산회 한 번 가볼까? “제가 잘 따라갈 수 있을까요?” “이 정도면 충분히 함께 할 수 있어, 내가 초대할 게” 연산회 산악회 참여는 그렇게 시작됐다. 지난 토요일, 소피아 초대로 연산회에서 가는 산 등반에 함께했다. 는 연합 교회 신자분들의 산악회 모임으로, 아마도 ‘연합 교회 산악회”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소피아 언니의 권유로 언니와 Sr. Hong와 함께 Cantareira를 따라다닌 지 1년이 되었고, 처음엔 Cantrareira (연산회에서는 언덕으로 취급되는 ^^;;)도 제대로 오르지 못해 헐떡 거렸는데, 나 자신도 미처 느끼지도 못하는 사이 1년이란 기간을 열심히 쫓아다닌 것이 훈련이 되었던 모양이다. 지난번에 다녀왔던 Paraisopolis 20km..

펌킨의 하루 202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