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점심을 먹으러 가다가...

pumpkinn 2019. 4. 5. 09:52


몇 곡이라도 듣고 싶었는데..마음 뿐...

바쁘고 정신 없는 일상을 아름다운 피리 소리로 촉촉히 적셔주어 고마웠다.



나의 새로운 생활이 시작이 된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시간은 어김 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며 차곡차곡 쌓여가고..

나도 그 안에서 새로운 경험들 속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오늘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골목 곳곳에서 음악 소리가 난다..

내가 좋아하는 피리 연주로 흐르는 페루의 전통 음악

잠깐 멈춰서 인디언 복장을 하고 멋진 연주하는 그를 사진에 담았다.

 

좀 더 걸어가니 바이올린 연주가 들린다.

Jason Mraz93 Million Miles…

미치겠다

이 음악은 나만 좋아하는 게 아닌가벼~^^

지난 번엔 지하철에서 플룻 연주로 듣다가 눈물이 날 뻔했는데..

오늘은 바이올린 연주다..

 

그 거리의 악사가 보이는 노천 식당에 앉아서 오늘의 메뉴 스페셜을 먹었다.

오늘의 메뉴를 먹으면 좋은 것이 싸다는 것이다. 하하하~

딱 내가 먹기에 좋을 만큼 양이 나오니 그것도 마음에 들고…^^



Jason Mraz의 93 million miles를 멋지게 연주해준 거리의 악사..

바쁜 일상에서 잠시 빠져나와 여행의 느낌을 안겨주셔서 고마웠어요~ ^^


 

그렇게 저 건너편 코너에서 바이올린 연주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완전 메들리처럼 연이어 나오는 연주에 밥 먹다가 울컥울컥~

남편이 앞에 앉아 있어서 참느라 혼이 났다. ^^;;


내가 93 million miles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음악을 들을 때 마다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원하는 곳으로 마구 떠나게 되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벅차오르는 감정....

이 느낌을 너무나 사랑한다.

 

암튼, 그렇게 앉아 있으니 정말이지 여행 온듯한 느낌이다..

순간,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 다가온 퇴근 시간, Roosevelt 한테 전화가 왔다.

Celso Kamura와 함께 일하는 메이컵 아티스트로 내겐 참 중요한 손님이다.

지난 번에 남긴 메시지를 받고 전화를 하는 거라며 주문 전화였다.

 신부화장을 비롯해 주말까지 스케줄이 꽉 차있다며 

내일 아침 일찍 가도 되겠느냐고 묻는다. 당연하쥐~!!


준비해 놓겠다고, 내일 아침에 보자며 끊었는데..

집에 오는 길.. 남편 왈

너 인제 여행 어떻게 가니..? 손님들을 네가 다 맡았으니..”

 

여행

그러게나 여행 떠날 수 있을까….?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직 여행을 생각할 만큼 마음의 여유도 삶의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결할 문제가 산더미 같은데도..

우리는 이렇게 미래의 언젠가지금의 순간으로 살짝 빌려와 꿈을 꾸곤 한다.

 

멋진 삶이란 게 뭘까..

내가 원하는 삶이란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건가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삶

나 만의 색깔로 컬러링하는 삶….

나 만의 걸음으로 내가 원하는 리듬으로 걸어가는 삶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삶....

 

많은 부분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롭고

나 만의 스타일로 삶을 사는 나라고 생각하지만..

역시나 또 나의 많은 부분은 틀에 묶여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어떤 모습으로 나이를 들게 될까

무엇을 하든, 의미가 느껴지는 무언가를 하면서

삶이 주는 축복을 마음껏 누릴 줄 아는 그런 멋을 아는...

그런 나였으면 좋겠다.

 

내가 주어진 재능이 있다면..

그것으로 사회 봉사도 하면서..

그렇게 따뜻한 위로를 주는 나였으면 좋겠다..

.

.

 

한글 학교 수업 준비를 하다가 문득 튼 음악..

The SeekersI’ll never find another you…

이 귀엽고 아름다운 Judith Durham은 인제 할머니가 되었다.

그런데도 어쩜 그렇게 맑은 목소리 그대로인지

눈물이 핑~


나도 그녀처럼 아름다운 할머니로 나이가 들어야지..

오늘 하루하루를 예쁘게 살려고 노력하면서

내게 주어진 오늘에 충실하면서...


The Seekers - I'll Never Find Another You





The Seekers의 50주년 기념 콘서트...

여전히 따뜻하면서도 맑은 목소리로 가슴에 뜨거운 감동을 안겨주는...

Judith...

보너스 트랙으로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