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일상이 여행....? ^^

pumpkinn 2019. 3. 21. 09:10

지하철 역으로 내려가는 곳에 문화 공간이 있다.

연주회도 열리고, 이름 없는 가수들이 노래도 부르고..

오늘은 댄스 레슨이 있었다. 

자유로운 영혼들의 모임이 넘 좋다. 

나도 함께 하고 싶었지만...오늘은 보는 것으로만 행복해했다는...^^



나의 일터를 새로운 곳으로 옮긴 후..

참으로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마치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

 

이 곳에 오니 마치 내가 여행객이 된 듯한 느낌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듯한 묘한 분위기

우리 사무실이 있는 빌딩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내려가면

마치 내가 어렸을 때 살았던 시장 바닥 같은 느낌이 나는 곳이다

사람들이 얼만 북적이는지..

이곳에 오니 사람 시끄럽고 지저분하긴 해도 사는 냄새가 나니 정겨운 느낌마저 든다.

 

그런가 하면 오른쪽으로 가면 마치 칠레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다~

키오스키도 이쁘게 되어있고, 예쁜 까페나 품위 있는 고풍스런 건물들이 정갈하게 서있는..

심지어 옷 수선 가게 구두 수선 가게도 아주 아기자기하니 이쁘게 들어서 있다.

앞으로 찬찬히 이곳 저곳 구석구석 다녀봐야겠다.

그럴 여유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요즘 내가 배우고 있는 것 중들 중의 하나가 바로 지하철 타고 다니는 연습이다.

전에는 집과 회사가 가까웠거나, 또는 지하철이 없는 곳이라..

차를 타고 다닐 수 밖에 없었는데

인제 새로 이사한 곳에서 사무실까지는 지하철로 두 정거장..

그러니 어찌나 좋은지..^^

 

넘 웃겼던 것은, 방향 감각인 제로인 나는..

그 두 정거장 짜리 지하철도 처음엔 다른 쪽 방향의 지하철을 타서..

엉뚱한 곳으로 가곤 했다는 사실..^^;;

내가 운전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다. 어쩜 그렇게 방향 감각이 없는지..

 

그럼 이름을 외워두면 되는 것을..

역시 또 내가 한 기억하는지라맨날 헷갈린다는

이러니 몸이 고생하는 수 밖에..

 

그래도 인제 2주일이 지나고 나니 선수급으로 타고 다닌다. 하하하~

심지어 손님 만나러 갈 때도 UBER가 아닌 지하철을 타고 갔다는..

어제는 지하철을 세 번 갈아타야 하는 곳을 내가 용감히 다녀왔다는 게 아닌가~ ^___^

 

직원이 구글에서 지도를 뽑아줘서 그 종이를 들고 타고 가는데

놀랬다.

내가 브라질에 있는 거 맞나 싶을 정도로

근사한 공간들이 어찌나 많은지

지난 25년간 대체 나는 브라질에 산 게 맞나 싶을 정도였다.




지하철에서 멋진 플룻 연주를 해준 고마운 청년...

덕분에 그렁대는 눈물을 참아내느라 고생 했다는...

짧았지만, 감동이 함께 한 순간...오늘...삶이 내게 준 선물이었다.


 

오늘은 은행 갔다가 오면서 지하철에서 울 뻔했다.

거리의 악사가 지하철에 타서는 양해를 구하고 플룻 연주를 하는데..

~

첫 번 째 연주는 What a Wonderful World…

그래.. 맞어... 

삶이 좀 힘들진 몰라도...What a Wonderful World지...

하면서 속으로 생각하는데..

살짝 재즈 버젼으로 이어지는 연주가 어찌나 좋은지… 

눈물이 나오려는 걸 부릅뜨고 꾹 참고 있는데


연이어 나오는 음악이 바로 Jason Mraz93 million miles…

순간~ 눈물이 툭 떨어졌다~ 

어쩜 이렇게 나랑 음악 코드가 똑같을 수가...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자꾸만 눈물은 그렁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누가 볼까봐 모른척 닦아내느라 어찌나 혼났는지

 

음악이 끝나고 모자를 꺼내들고 도네이션을 구하는 젊은 청년~

용감하게 지갑을 열어 모자 속에 마음을 집어 넣았다.

마치 여행을 떠나온 듯한 느낌

 

종일을 손님들을 대하느라 몸은 많이 지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일상들이 나를 감동케 하고 감사하게 한다.

일을 끝낸 후, 남편과 함께 옆에 있는 성베네딕도 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나오는데..

전화가 울린다. 주문 전화다..

 

오잉?

미사를 본 선물인가..? ^^;;

오늘 하루의 마지막을 이리도 근사하게 마무리하게 해주시다니~ ^^




성 베네딕도 성당 내부...

너무너무 아름다운 성당이다.

베네딕도 성당답게 아름답고 품위 있으면서도 학구적이고 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사진을 찍는데, 남편이 사진 촬영 금지란다...

아이고~ 지송~ ^^


 

그러고선 지하철을 타려고 계단을 내려오는데

그곳에 있는 문화 공간에서 댄스 레슨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 정말~ 이런거 너무 사랑해~!!

나두 저기 껴서 함께 배우고 싶었지만

사진으로만 담고는

남편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하긴, 나는 마음으로는 무엇이든 다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내가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을 더 즐기는 스타일이다.^^

보면서 함께 좋아라 하는 것… ^^

그렇게.. 오늘 하루를 마치 여행하듯 보냈다.

 

여행이 일상인 것도 좋겠지만..

일상을 여행처럼 보내는 것

그게 행복한 그림 아닐까….

그렇게 내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재밌는 조각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그림을 그려가는 것

그게 내가 바로 원하는 삶이다.

내 일상을 여행처럼 보내는 삶

 

매장을 닫고 이쪽 사무실로 옮긴 후

내가 열심히 일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판매와 관계 없이 하루가 충만한 느낌이다.

열심히 일했음에서 오는 충만감

 

그런 상황에 몸은 아직 익숙치 않은지..

집에 와선 많이 지쳐 저녁 먹고 씻자마자 곯아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충만감이 가득이다.

 

인제 몸도 곧 익숙해지고 적응이 될게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이 정겨워 곯아떨어지기 전에..

한 토막 그려냈다.

.

.


오늘 곡은 당연히..

Jason Mraz의 93 million miles...^^


이곡을 들으면 날아가고 싶다...

낯선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