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573

얼떨결에 시작된 온라인 수업, 벌써 기말고사라니

코로나 사태로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우리의 일상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개인적으로는 얼떨결에 반 강제적인 미니멀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나는 정신적으로만 미니멀리스트 흉내를 낼 뿐, 삶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그런데 경제활동이 전면 중단되니 생활 속에 미니멀리즘이 자동적으로 적용되었다. 기본적이고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소비 활동은 생략되었다. 당연하겠지만, 의식주 중에 ‘식’을 중심으로 소비가 일어났다. 대외적으로는 학교 수업이 오프 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수업 양식에 대변혁(?^^)이 있었다. 우리는 토요일에만 수업이 있는 주말 한글학교니까 온라인 수업에 대한 교사들의 고민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나만의 제멋대로 착각임을 알기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

펌킨의 하루 2020.06.29

내게 다가온 삶의 깜짝 선물~

작가님들이 책을 내신 후, 독자들에게 읽힐 때 어떤 느낌일까? 나는 그게 참 궁금했다. 그렇다. 나는 책을 낸 적이 없다. 그럼에도 책 한 권 내지 않은 내가 ‘작가님’이라 불려지는 호사를 누리고 있으니.. 때때로 내게 걸맞지 않은 화려한 옷을 입은 듯 뻘쭘하기도 하지만 그 허영스런 호사가 싫지 않다. 브런치가 안겨 주는 커피 향처럼 그윽한 즐거움이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첫 댓글을 받았는데, “작가님...”이라는 호칭으로 시작되었다. ‘나한테 작가라고 하신 거?’ 흠칫 놀랐다. 내가 작가가 아닌 건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었으니.. 혹시 내가 글 속에서 그런 분위기를 은연중에 풍기며 작가인 척했나..?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았다. 브런치에서는 책을 쓰신 진짜 작가님들도..

펌킨의 하루 2020.06.17

특별한 재능 없는 내가 잘하는 것

특별한 재능이 없는 내가 잘하는 것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오늘 아침, 어느 글을 읽다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때때로 나타나는 복잡한 심리 상태와는 달리 내가 잘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은 단세포 강장동물 아메바처럼 아주 단순하게 나타난다. 내가 잘하는 것 가장 첫 번째, 잘 웃는다. 나는 아주 잘 웃는다. 정말 잘 웃는다. 웃음소리는 또 좀 크나. 미사 시간에 신부님께서 강론 말씀 중에 재밌는 이야기를 하실 때면 어김없이 한 구석에서 내 웃음소리가 메아리 되어 그 큰 성당을 가득 채운다. 신기한 것은 나는 정말 웃긴데, 나 혼자만 웃기는 모양. 그래서 내 웃음소리가 더 유독 크게 들리는 것 같다. 미사에 가면 가끔씩 지인들이 물으신다. “지난주에 미사에 안 왔어?” “어떻..

펌킨의 하루 2020.05.21

살다 보니 내가 김치를~ ^^;;

오늘 김치를 담궜다. 것두 두 개나~ *으쓱으쓱* “배추 막김치와 오이 김치~” 참으로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내가 김치를 다 담다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렇게 나를 알뜰한(?) 당신으로 바꾸다니~ 감사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우리 집의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벌써 2달째 판매가 거의 제로인 상태로 상황이 심각해지니 이것저것 모든 면에서 아껴야 하는 상황 속에 팔짱만 끼고 있을 수는 없는 것.. 그렇다보니, 참으로 좀 궁상맞은 표현이지만 먹는 것까지 계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닥쳐왔다. 다른 반찬은 줄이더라도 김치 없이는 못 사는 우리 가족.. 김치는 늘 사서 먹었는데, 인제 그 김치 값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다른 반찬을 줄이니 김치를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

펌킨의 하루 2020.05.19

어떻게 하면 한글 문법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한글학교교사로 우리 꼬마들에게 한글 수업을 주기 시작한지 그새 2년째다. 처음엔 수업을 어떻게 줘야 하는지, 참관 수업조차 해본적이 없으니 난감했으나 그렇게 좌충우돌 속에 수업을 시작한지 한 해가 넘어갔다. 짧은 경험이지만 수업을 해 오면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한글 문법 부분이다. 한국어가 외국어로 받아들여지는 한국인 2세 꼬마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나의 숙제고 고민 대상이다. "어떻게 하면 한국어를, 한글 문법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가끔씩 이 기초적인 문법을 가르칠 때면, 너무 당연한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난감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마치 숨쉬기 같다고 해야 할까. 우리는 숨을 쉴 때 어떻게 하는지 가르치지 않는다. "숨을 쉴 때 코 호..

펌킨의 하루 2020.05.18

브라질 한글 학교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면서...

브라질의 한글학교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정부에서 사회적 격리를 실시하면서 당연히 학교도 수업이 중단되었다. 그렇게 2주를 임시 휴교로 들어갔다가 장기간으로 이어지게 되면서 우리 대건한글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토요일에만 진행되는 한글학교라 온라인 수업을 하리라는 상상은 하지 못했는데 교장 선생님의 지침에 따라 우리는 부랴부랴 수업 준비로 들어갔다. 실시간으로 영상 수업을 해야 하는건지, 아니면 영상 녹화를 하여 수업을 대체할 것인지 여러 의견들이 오갔다. 결국, 우리 학교에서는 각 단계별로 선생님 재량으로 각자 수업 스타일로 준비하게 되었다. 2단계를 맡고 있는 나로서는 유아는 아니지만 아직 아이들이 어리기에 Zoom으로 하는 실시간 수업보다는 수업 동영..

펌킨의 하루 2020.05.15

행복한 자극을 안겨준 우리 꼬마들~

첫 수업, 첫 만남은 언제나 어색함이 가득~^^ 게임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알아맞추는 학생에게 초콜렛을 주었더니 다들 난리 부르쓰~ ^^ 결국 우리 모두 함께 초콜렛 파티~ ^^ 전혀 계획에 없던 한글학교 수업을 맡게 되었다. 여러 선생님들께서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시게 되었고, 올해 나의 계획이 무산이 되었기에, 교장 선생님의 부탁에 딱히 못하겠다는 합당한 이유가 없어 또다시 수업을 맡게 되었다. 내가 맡은 반은, 작년에 나와 함께 했던 몇몇 학생들과 다른 반에서 올라온 학생들로 구성되었다. 나와 호흡이 맞았던 예뻐라 하는 학생들이 있어 든든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은 어떤 아이들 일지 궁금했다. 한글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개구쟁이들일까, 어떤 성격을..

펌킨의 하루 2020.02.20

일기 쓰기 방학숙제

브라질은 다음 주가 아버지 날이다. 해서 오늘 아버지께 드릴 꽃화분 카드를 만들었다. 기념으로 한 컷~!! 방학이라고 신난다고 좋아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개학이 돌아왔다. 오늘이 첫 수업이었다. 내가 학교 다녔을 때를 떠올리면 개학하는 날이 참 싫었다. 우리 친구들도 마찬가지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잉? 한글학교 오는 것을 기다렸다는 친구가 있어서 완전 감동~ 하지만, 그 감동의 기쁨은 찰나로 지나가고 선생님과의 수업이 기다려져서가 아니라, 친구들과 놀고 싶어서였다는. 하하하~ ^^ 그래도 선생님이 보고 싶었다고 이쁜 말로 위로(?)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했삼. ^^ 아이들은 개학이 싫었지만, 나는 은근히 기다려졌다. 선생인 내가 첫 수업이 기다려졌던 이유는 ‘궁금함’ 때문이었다. '이 녀석들이 ..

펌킨의 하루 2019.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