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이야기

권희주 교수님의 ‘일본사회와 문화’ 강의에 대한 단상..

pumpkinn 2018. 7. 25. 10:14

 

 

나를 완전 매료시킨 권희주 교수님..

강의실에서 켑쳐해 왔는데, 혹시 초상권에 걸리는거 아닌가..? -_-;;

강의 중 언뜻 비쳐지는 내용으로 볼 때 나와 비슷한 연배신 것 같은데 어쩜 이리 젊어보이시는지...

완전 놀랐다는... ^^;;

 

 

 

 

많은 곳을 여행하고 싶고, 알고 싶고 경험하고 싶지만,

내가 가고 싶은 수 많은 나라 중에 유독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나라는 

‘일본’이었다.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일본.

내가 왜 일본에 대해선 그닥 관심도 없고 흥미도 없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쩜, 어렸을 때부터 배우고 들어온 일본에 대한 인식이 좋았을리 없다.

그런데 뭐 굳이 내 돈 들여서 여행까지 하며 외화벌이를 시켜줄 이유가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부터 일본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바로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 겐자부로’의 수상 연설 때문이었다.

식민지 조선에서의 만행을 사과하지 않는 이상, 훈장을 받지 않겠다며 

국가의 훈장까지 거부하고, 심지어 천황의 만남 제안까지 거부했다는 내용을 

‘애매한 일본의 나’라는 수상 소감에 대한 글을 읽었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먼저 노벨 문하상을 수상한 가아바타 야스나리의 ‘아름다운 일본의 나’라는 수상소감과는 

대조되는 수상연설이었다.

 

암튼, 그 순간에 들었던 생각은,

내가 너무 이분법적 사고로 일본을 받아들이고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호기심이 들었다.

미워하더라도 제대로 알고나 미워하자라는 마음이랄까..

 

물론, 그렇다고 그들이 역사 속에 자행한 만행과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행동이 용납되는 것은 아니다.

 

어린 소녀들을 속여 위안부로 살게 했던 용서할 수 없는 일본이란 나라..

임진왜란을 비롯하여 조선을 침략하여 식민지로 삼고 악랄한 일삼은 일본…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재일한국인에 대한 부당한 대우,

지금은 독도가 자기들 땅이라고 한결같이 우겨대고 있는 철면피 일본..

역사왜곡을 밥 먹듯이 하면서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일본…

 

그럼에도 나를 고개 갸웃거리게 하는 상황을 현실에서 만나고 한다.

외국에 오래 살다보니 여러나라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친하지는 않았지만 대학에서 같이 공부한 일본 친구들이나

브라질에 와서 함께 거래를 하면서 오랜 만남을 가져오는 일본인들을 보면서

얼마나 정직하고 순수한지…….

일본과 일본인들, 이 둘은 참 매치가 잘 안 되는 게다..

한 나라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이 ‘국민’인데, 그 이미지가 참 다르게 느껴졌음이다.

 

정말이지 일본에게 느껴지는 나의 감정은..

참으로 모순된 느낌이었다. 온통 아이러니의 범벅….

그러면서 스스로 내린 결론은 이거였다.

“난 일본은 싫어하지만, 일본인은 좋아하는구나.”

뭐 이런 국민학생 수준의 결론~^^

 

암튼,

그래서 일본을 좀 제대로 알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강하게 일었고…

그렇게 해서 권희주 교수님의 ‘일본사회와 문화’ 강의를 듣게 되었게다.. ^^

 

역시 일본의 문화에 대해 배우고 나니,

일본에 대해 조금 가까이 다가간 듯한 느낌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나, 유럽 역사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배우면서..

정작 가까운 이웃 나라인 일본에 대해서는 이토록 무지할 만큼 몰랐구나..

정말이지 차시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재밌게 공부한 시간이었다.

교수님께서 스토리텔링식으로 강의를 해주셔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렇게 푹 빠져 들었던 시간…

 

재밌는 것은,

나의 여행 리스트에 일본이 올려졌다는 사실이다.

일본 문화에 배운 것 가서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살짜쿵 아는척~잘난척~도 해감서..

 

그 나라 문화를 알고 여행을 하는 것과 그냥 가는 것과는 여행의 질을 다르게 만든다.

아는 만큼 보이고,아는 만큼 느끼는 게 여행이니까…

그리스에 갔을 때 로마인의 화장실을 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 눈에 선하다.

그 많은 멋진 유적 중에 왜 하필이면 ‘로마인의 화장실’을 보고 그리 눈물을 흘렸을까..

바로 내가 읽고 보고 배운 책에 올려져있던 그림과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때의 그 느낌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교수님은 강의를 하시면서 한국과 일본의 문화의 차이를 말씀하시면서

꼭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문화에 따라 다른 차이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셨다.

교수님의 그러한 다각적인 관점에서 보여주시는 강의였기에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제대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짧은 지식으로 문화 전체를 매도하는 것…

내가 가장 숨 막히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어느 나라건 문화의 장단점은 있기 마련이고,

때론 ‘단점’이라고 느껴졌던 어떤 풍습이 그 나라에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음을 어렵지 않게 느끼곤 한다.

 

물론 잘못된 풍습은 고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문화를 모두 ‘틀린 문화’로 치부하지는 말자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졸업 전, 교수님의 다른 강의를 또 듣고 싶지만..

그럴 기회가 없어서 심히 안타깝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짧은 계절학기로 듣지 말고, 그냥 일반 학기 강의로 들을걸…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마치 모든 앎과 지식이 입술 위에 올려져 있는 것 처럼…

그렇게 노래하듯 흘러나오는 강의…

저도 열심히 공부해서 그렇게 온전히 내 앎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또 했다..^^

늘 이것저것 관심이 많아 기웃거리면서 무엇 하나 온전히 제것으로 만들어놓질 못했는데..

이번엔 한 우물을 파보려고 나름 결심이 야무지다.. ^^

 

일상의 괴로움을 잊을 수 있을 정도로…

짧았지만 강렬했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교수님,

조심스런 질문을 드렸음에도 따뜻하게 답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위로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지요. ^^

모쪼록 건강하시구요~

삶의 축복 마음껏 누리시는 날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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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잔잔한 물결 속에 함께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 안에 지난 날의 추억들이 먹먹한 그리움되어 함께 흘러가고..

눈물도 그렁댔다가.. 입가에 미소도 지어졌다가...

 

The Flood가 삽입된 풀 버젼을 올린다...

Joshua Hyslop - In Deepest Blue Full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