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행복한 고통...

pumpkinn 2014. 5. 28. 09:30

 

 

 

오늘은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지난 주엔 수업엘 간다고 나오다가 매니저가 이런저런 상의를 해오는 바람에

속상하게도 수업 시간을 놓쳐버렸던지라...

오늘은 행여 나를 붙잡는 직원들이 있을까봐 무지 바쁜척하며 도망치듯 매장을 빠져나왔다.

(주인 맞어..? ^^;;)

 

그러고보니 레슨을 받은지도 벌써 몇 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중간에 선생님이 일이 있어 두 번 빠지고, 내가 회의 때문에 두 번 빠진 것 외로는.

나름 열심히 임했던 수업이었다.

 

이렇게 들떠 배우는 감동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니..

그건 죄악이다..

느낌은 그 순간이 지나면 흐려지는 것...

나의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고 삶의 열정을 느끼게 해주는 이 귀한 감동을 기록하지 않는다니...


내 공간에 내 삶의 잊고 싶지 않은 기록을 올리는데

내가 왜 남을 의식하는지 말이다. ^^;;

완전 구제불능 관객의식중증이다.. ^^;;

 

혼자 간직하고 싶었던 이유는..

혹시 말하고나서 금방 그만 두면 챙피할 것 같기도 했고...

말하고 나면 금방 시들해지는 내 성향 때문이었기도 하지만...

쨘~하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다....

 

쨘~?

누구한테..?

 

웃기는 짬뽕같은 사실은 그 누구가 없다는 사실인게다...-_-;;

그러니 쨘~할 이유도 없다는 사실~ 아이구야~ ^^;;

 

몽테뉴의 가르침을 그대로 답습고자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

느끼는 그대로의 내 일상..

보이는 그대로의 내 삶을 기록하자는 초심으로 되돌아가는 중이다.

 

어쨌거나,

남편의 권유로 배우게 된 이 가슴 떨리는 수업...

처음에 Guilherme선생님은 내가 겨우 몇달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긴 수업도 수업나름인지라...^^;;

 

어쨋든 처음 한달쯤 간단한 기본기를 배웠는데...

한달쯤 지나니 선생님이 오늘은 음악과 함께해보자며 트는 음악...

Norah Jones‘Don’t know why’.

순간 내 몸을 타고 오르는 머리가 삐쭉서는 전율이란...

내가 벌써 음악을 따라한다니 완전 감동의 도가니였다. 으아아아아아~ ^^;;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내가 잘 따라하지 못하자.. -_-;;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주는데, 그 간단한 기법도 내가 할때와는 전혀 다른...

그야말로 격이 다른 울림이었다.

어떻게 그런 울림이 나오는거지..?

 

물론 Guilherme선생님처럼 인간의 모든 오감과 온 신경을 사로잡는 맑으면서도 심장을 울리는 소리는 못내지만,

그래도 내가 어떤 음악에 맞춰 리듬을 따라간다는게 신기하기만 했다...

선생님이 치는 모습을 보며 눈물까지 그렁대던...

어찌나 멋지던지...큭큭~ ^^;;

 

“전 왜 그소리가 안나요..?”

 

내가 너무 한심한 질문을 했음을 하고 난 후에야 알았다..^^;;

선생님은 웃으며 답하신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열심히 하면 그 소리 나와요..”

너무나도 지당하신 말쌈~ ^^;;

 

그렇게 그 음악을 한달쯤 연습을 했나..?

나더러 좋아하는 음악을 한번 가져와보라고 하신다...

해서 내가 가져간 음악은 바로 Joseph Arther You’re so true 였다.

 

Guilherme 선생님은 이 음악을 들어보시더니...

음악이 좋지만 템포가 너무 빨라 쉽진 않겠지만,

기법이 단순하니 연습하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 음악으로 해보자고 하신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씨디를 틀으며 흔들어대던 바로 그 음악...

이 음악만 따라 잡을 수 있다면 소원이 없을 것 같은 느낌...

이 음악을 연습한지가 벌써 근 한달인데..

너무 빨라서 따라잡지를 못하고 있다.

 

집에서 연습을 해야하는데 도구가 없으니 연습을 할 수가 없고,

연습을 안하니 실력이 늘지 않는다...-_-;;

이사가면 꼭 사서 집에서 연습을 해야지...

 

어쨌든, 지난 수업까지는 리듬 따라잡는 연습만 했는데,

오늘은 테크닉을 좀 넣어 연습을 했다.

그것 따라하기도 내겐 벅찼다.

 

다음 주엔 내가 어려워하는 기법으로 할테니 집에서 연습을 좀 해오라신다..^^;;

(이 기법으로 치면 도입 부분에서 어떻게 들어갈지부터 헤맨다..~)

아마도 선생님도 내가 너무 헤매니까 답답하셨던 모야이다. 큭큭~

하긴 본인인 나도 답답한데 듣고 있는 당신은 오죽하겠나 말이다...

 

악보를 그려주셨다.

열심히 연습하겠노라고 약속까지 드렸다.

다음 주엔 나는 신이 날까.. 죽고 싶을까... 하하하하~

 

음악 하나가 좋으면 몇날 몇일을 이 한곡만 내내 듣고 있어도 좋은 나라 상관없지만,

다른 분들에겐 고문이란걸 안다... ^^

선생님을 이 고문에서 해방시켜드리기 위해서라도,

냄비라도 갖다놓고 연습을 해야겠다...하하하하~

.

.

그나저나

간만에 창작열이 솟구치는 오늘이다. 큭큭~ ^^

글을 두개나 올리다니...^^;;

.

.

 

요즘 나를 행복한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 ...

Joseph Arther의 Your're So True...

 

다음 주엔 꼭 따라잡고야 말리라....아흑~ ^^;; 

Wait for me, Arther~ ^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