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내 인생에 대한 예의....

pumpkinn 2014. 6. 1. 10:47

 

  

몇 일 전 심심해서 유튜브에 들어가 오랜만에 김창옥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언제 들어도 맛갈스런 그의 강의. 그래서 그의 강의는 중독성이 강하다.

몸에서 나는 냄새에 대한 주제였고,

그 이야기는 박찬호 선수의 미국에서이야기로 시작되었는데,

외국 생활을 하는 나이기에 더 공감을 하며 들었던 강의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 몸에서 우리는 느끼지 못하는 어떤 냄새를 갖게하는데.

육적인 양식은 몸의 냄새를 내게 하듯이,

우리가 먹는 마음의 양식, 영혼의 양식 역시도 우리에게서 냄새를 자아낸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좋은 향기를 내기 위해 좋은 것을 많이 보고, 좋은 책을 많이 보고,

 좋은 음악을 많이 들으며 마음과 영혼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라는 거였다.

 

새삼스런 이야기도 아니건만 내게 새삼스럽게 들렸던 것은..

인제 내 얼굴에 정직해질 수 밖에 없는, 책임 질 수 밖에 없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게다.

화장을하고 이쁘게 꾸미면 순간의 분장은 되겠지만, 아름다운 향기까지 낼 수는 없는 것.

그냥 함께 가만히 있기만해도 푸근하고 넉넉하고 기분 좋음이 느껴지는....

그런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나였음 좋겠다는 바램...

그런 나의 마음이 김창옥 교수의 강의를 통해 내게 투사되었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배우는 사람은 아름답다.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성공이 아니라 성장이다)

그런 이들에게는 싱그런 향기가 느껴지지 않을 수 없을게다.

나도 그런 싱그런 향내를 내는 나이고 싶은게다.

 

그렇게 흥분과 감동 속에 강의를 듣고 난 후 다음 강의를 듣고 싶어 찿는데,

스타 북스의 인터뷰 동영상 한가 눈에 들어왔다.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라는 제목의 동영상..

꽃미남처럼 생겼는데 어딘가모르게 개구진 느낌의 해리포터 분위기의 어린 청년..

이형진이라는 이름이 옆에 써있고...

 

예일대학 시절의 형진이.. (내아들도 아닌데 넘 다정하게 부르남..? ^^;;)

인물도 잘생겼구만 공부까지...

우리 애리 리예, 이런 멋진 남자 친구 있음 올메나 좋을까나...하하하하~

함께 공부하고, 함께 성장하며, 함께 꿈을 꾸는 친구. 그런 친구를 만났으면 좋겠다...

 

 

 

호기심에 클릭~ 인터뷰를 듣는데...

그 앞에 달라붙는 수식어가 하나같이 굉장한게다.

9개의 아이비리그 대학엘 모두 입학허가를 받았고,

 

고등학교때엔 아시안 최초의 사을 비롯하여 미대통령이 수여하는 유명한 상이란 상은 다 받았고,

지금은 옥스포드 대학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는 청년....

 

인터뷰를 들으면서, 생긴 것도 마음에 들었는데 그의 활짝 열린 마인드는 더 마음에 들었다.

엄마 아빠가 얼마나 자랑스러우시고 흐뭇하실까..?

책에는 자신이 학교 생활이나, 공부하면서 느꼈던 즐거움 어려움들,

그러한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는데.

재밌는 것은 나는 지금 그만한 아들을 가졌을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형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안에는 나도 저렇게 공부해야지하는 열망을 느꼈다는 것이다...

 

형진이는 인터뷰동안 재차 강조했다.

이 책은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공부를 즐겁게하는 철학이 담겨있는 책이라고 말이다.

 

즐겁게 공부하는 철학...

얼마나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지...

감동해서 눈물이 그렁댈지경이었다.

 

들으면서 독특하게 느껴졌던 것은,

형진이가 말하는 공부라는 단어에 대한 풀이였는데,

한국 엄마들이 강조하는 공부라는 의미가 영어에 적확한 단어가 없다는 것이었다.

영어의 Study라는 표현은 그것은 좀 더 깊은 연구의 의미라는 것.

가장 적합한 단어를 찿자면 Learning인데,

그것 역시도 한국에서 말하는 그런 공부의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테니스도 바이올린도 그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공부의 일상 중의 하나였기에,

공부를 하기에 테니스를 그만두거나 바이올린을 그만두는 것을 생각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서로가 연계성이 있어 상호 보완의 관계를 이뤄졌다는 것이..

내게는 아~!! 하는 탄성을 내게 했다.

우리 애리 리예도 피아노를 걍 계속 시킬걸...하는... 뒤늦은 아쉬움..^^;

(이건 엄마의 철학이 분명하지 못했기에 생긴 아쉬운 결과다. *자중자중~*)

 

인터뷰에는 아주 재밌고 독특한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인터뷰를 보면서 내안에는 공부, 아니 배움에 대한 열망이 더욱 커졌다.

요즘 고전과 함께 이어진 몽테뉴의 책을 읽으면서 옹글거리며 나를 들뜨게 하는 배움들로

안그래도 여린 흥분과 들뜸 속에 가슴이 몽글거리는 느낌이었는데...

형진이의 인터뷰를 들으면서 내 시간을 어떻게 정리하고 배움을 어떻게 체계화시켜나갈 것인지

내 머리속은 아주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는 사실이 재밌기만 하다.

 

형진이가 자신의 책이 자기 또래거나 자기보다 어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을텐데,

이렇게 50을 훌쩍 넘기 아줌마가 자기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불타는 학구열에 싸였다는 사실을 알며

얼마나 웃을까..?

내가 흥분하며 들었던 것은, 형진이의 공부 방법이 아주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학생들보다 좋은 여건은 나는 점수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 친구들은 내가 부럽지 않을까..? ^^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

그러게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허비하며, 삶의 고통 속에 찌들어 나의 영혼을 썩게 하는 것...

그것은 내 인생에 대한 죄악이다.

모든 선택은 내게 달려있고,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도 나의 몫임을 잊지 말아야 할게다.

 

나는 이 책이 꼭 읽고 싶었고 곧 주문을 했다,

꼭 읽고 싶은 책이다.

인제 유니컨도 끝났고, 그리스 역사와 고전부터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공부하려는 지금..

내게 지대한 도움을 안겨주 책이 되어줄것 같다.

 

그동안은 이것저것 관심가는 많은 것들이 문어발처럼 다리를 걸쳐놓았다면,

인제는 내가 가장 관심가는 것들을 체계화해서 공부하고 싶다.

선생님을 통해서 역사와 인물을 공부하는 방법을 배웠고,

형진이를 통해 공부에 대한 열망에 불이 지펴졌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저 즐거워서 하는 공부...

그저 즐거워서 하는 배움...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마지막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나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다...

그렇다면 적어도 헛되이 버려지지 않은 시간들에 덜 미안하지 않을까..?

내가 해내지 못한 다른 것들에 대한 아쉬움에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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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sas의 Dust in the 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