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 함께

15세 소녀들을 위한 강의를 마치고...

pumpkinn 2013. 9. 23. 05:21

 

 

 

 

 

또 한번의 강의가 끝났다.

15세 성인식을 하는 소녀들을 위한 강의...

올해도 수녀님의 초대로 학생들 강의를 맡게 되었다.

 

작년에 했던 습관들을 로사 언니와 서로 바꿔서 하기로 했는데,

내가 피정을 가야했기 때문에 언니가 처음 두 주 (7가지 습관개요, 그리고 HB 1, 2, 3)을 맡으셨고,

내가 습관 4~7을 맡아 강의를 했다.

 

겨우 1년에 한번 하는 강의지만, 그럼에도 경험은 쌓여지는 것인지...

올해는 긴장이 덜 됐다.

어쩌면 학생들 수가 적어서 조금 아늑한 분위기에서 수업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올해 15세 성인식을 하는 학생들은 4명이다보니 오붓한 분위기였다.

 

학생이 많으면 많아서 에너지가 넘치니 좋고...

적으면 적은대로 오붓해서 좋다.

해마다 그 그룹의 성격이 다르다는게 참 흥미롭기도하지만 긴장이 되가도 하는 부분이다.

반항심이 많은 학생들이 있는 그룹을 맡게되면 사실 긴장이 많이될텐데...

다행히 내가 했던 4년 동안의 학생들은 모두 이쁘게 잘 참여해주었다.

 

올해 수업을 준비하면서 중점을 많이 두었던 것은,

내가 완벽하게 그 내용을 소화하여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지난 경험을 통해 피부로 느낀 것은,

많은 것을 알려주고자 하는 것은 나의 욕심이고 이기심이기도 하지만,

내가 내용을 온전히 꿰뚫고 있지 못할때 나타나는 부작용이기도 하다.

자연스런 결과로 그런 수업이 학생들에게 좋은 씨앗을 심어줄 수는 없는 것.

 

작년 강의 중 습관 2,3에 관한 강의는 흡족했지만,

습관 6 7 강의는 스스로도 부끄러웠던 것이 좋은 예다.

 

이번에는 정말 아이들과 소통을 하려고 시도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가장 힘든지,

삶 속에서 무엇이 가장 힘들다고 느껴지는 것이 무엇인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관심을 갖고 함께 느껴보고자 애썼다.

 

그리고 부족은 했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왜 습관이 중요한지, 왜 우리는 습관을 바꿔야 하는지,

그러한 모든 것이 왜 필요한건지 말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많은 것을 배우기보다는 단 한가지라도 가슴에 씨앗을 담고 나가..

하나라도 삶 속에서 적용을 하며 시도하고 도전하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나는 잘 들어주는 편이지만, 예의 부분에서는 엄한 성향을 지녔다.

그것은 우리 애리와 리예에게나 학생들에게나 같은 강도로 나타난다.

첨엔 인사를 제대로 안하 것도 거슬리고,

수업이 시작되도 핸폰을 가지고 노는 것이 마음에 안들어,

선생님에 대한 존중이니 핸드폰은 꺼서 수업 끝날때까지 가방에 넣으라고 엄하게 말했다.

 

그래선지, 마음을 닫고 억지로 앉아있는 모습이 보여졌으나,

두번째 강의에서는 아이들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으려고 애쓰는 나의 노력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훨씬 더 마음을 열고 느낌을 나누려는 아이들의 아주 작은 변화가 느껴졌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수업을 주기 전에 늘 내가 예방주사처럼 놓는 이야기는...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지...

나는 너희들에게 7가지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온 것이지,

폴츄기스 수업을 주러 온 것이 아님을 알아주길 바란다는 말.

내게도 너희와 함께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그리고 인내심을 가져달라는 말.. 그리고 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한다...

 

그러면.

아이들 대체적으로 나의 모자른 점을 웃음으로 받아주며.

나는 아이들로부터 어떤 저항감을 해제시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마지막 수업을 모두 마치고,

나는 와우에서 했던, 내게 참 깊은 의미를 부여했던 작업을 아이들에게 실험을 해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10가지 단어쓰기...’

 

우리가 습관을 배우는 것은 결국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고, 내가 행복해지고,

나아가 가족과 이웃에게 행복이 전염되고 우리 모두 좀 더 좋은 세상의 한 부분이 되는 것 아닐까...

그러기 위해선 우선은 나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아이인지.

, 나는 어떨때 행복해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가치에 의미를 두는지 말이다.

 

예쁜 편지지를 가져가 마음에 드는 편지지를 고르게 하고,

거기에 자기가 좋아하는 10가지 단어를 쓰라고 했다.

생각과는 다르게 그 작업을 참 재밌어했다.

아이들이 신나서 쓰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아이들은 10가지로 모자라 더 많은 단어들을 쏟아내었다.

그리고 돌아가면서 그 단어들을 나누고 나 역시 내가 좋아하는 단어들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었다.

 

1년에 한번쯤 이 작업을 해보면, 내가 관심있어 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언제 어떨때 무엇으로 내가 행복해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되어줄거라는 이야기와 함께..

수업을 끝냈다.

그리고 덧붙인 한마디...

내가 생각한대로, 내가 말한대로 내 삶이 이루어질 거라는 것...

 

수업을 끝내고나니 어찌나 신나던지...

수업을 해서가 아니라, 수업이 드디어끝나서..^^;;

 

인제는 내가 전문 교사도 아닌데...’, ‘전문 강사도 아닌데...’라는 생각은 더이상 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은 지웠다.

내게 주어진 기회에 열심으로 임하고, (물론 그럼에도 속으로 용기를 필요로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진심으로 무언가를 전하고자 할때 아이들에게 내 마음이 전달된다는 것을 느꼈고,  

어쩌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들어줄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그에 맞는 사람이라는 것은 아니다.

내게 그러한 기회가 주어지니 최선을 다해 내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

조금이라도 나와 함께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어주고 싶은 것이다.

 

꿈을 가지고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그대들,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사회에서 함께 나누는 그런 그대들이 되길 바라며...

하느님께서 삶 속에 함께하시며 축복을 듬뿍 내려주시기를 기도드린다.

 

끝났다.

감사했다.

잘 끝낼 수 있어서.

.

.

 

앞글에 이어 Viva la Vida 시리즈다..^^ 

 

강렬한 흑장미색깔의 데이빗 가렛의 연주와는 또 다른 분위기인...

부드러운 분위기의 Viva La Vida... 올려본다...^^

아주 예쁜 학생들의 연주...

 

우리 애리 리예도 이런 경험을 해보았음 좋겠다.

자신들이 원하는 무엇을 자기들끼리 만들어보는 것...

그리고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공유하는 것...

얼마나 멋진가...?

 

나두 어떤 악기든 연주할 줄 아는 악기가 하나 있었음... 히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