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속으로

노쳐녀 시집가던 날....

pumpkinn 2006. 8. 26. 01:43

 


 

내가 결혼할때...

내 결혼식에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없었다...

 

엄마 아빠는...

노처녀 드디어 시집간다고 눈물을 흘리시기는 커녕...

춤출듯 좋아하셨고...

친구들이나 동생들도...

드뎌...똥차(?) 구제된다고...

모두 축복속에 웃음이 만발했다...

 

나..??

나는 남편이 그의 져자친구와의 문제를 터놓고 얘기해오는...

남편에게 있어 이성의 감정이 느껴지지않는 남자친구 같은 친구였기에...

속으로 끙끙앓았던 나...

그의 얘기를 들어주면...

점점 그에게 빠져들고 있었음을...

속으로만 삭일수 밖에 없었던 상황...

 

그렇게...

10년을 나혼자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던 친구와 결혼하니...

슬플리 만무~ 마냥 좋아라~ 하고 있었고...^^;;

더우기...

신부가 입장해야하는 순간...

갑자기 웃음이 터져...

문을 다시 닫기가 2번...

 

옆에서 도와주던 언니들은...

노처녀 시집가니 그리도 좋으냐며...

다들 웃어댔지만...

실은...

시집가는게 좋아서가 아니구...

어렸을때 생각이 그 순간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늘 웃음이 많던 나는...

한번 웃기시작하면 컨트롤이 잘 안됐었기에...

곤란한 상황에 종종 처할때가 있었다.....

 

그런 어느날 문득...

'내가 결혼할때 웃음이 나오면 어떡하지..?'하고 혼자 상상하며 웃었던 기억이...

그 순간 그때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던것이다...

그순간에 왜 하필 그기억이 떠올랐던걸까..??

 

나는...너무나도 웃어...

눈물이 나와 화장까지 고쳐야 할 정도였다...-_-;;

하긴..내가 생각해도...

내가 '결혼'이란걸 하는게..실감이 안났기도 했다...

 

성당 친구들은 몰래 카메라 찍는다고 쫓아다니고...

결혼을 하는건지..장난을 하는건지...

그렇게 나는...노처녀 나이에...

결혼식을 장난처럼 치뤘다...

 

결혼식은 그렇게 웃음속에 끝나고...

피로연으로 이어졌는데....

뭐..피로연이 다들 그렇듯이...

식순에 따라 노래부르고 어쩌구 저쩌구...했고...

마지막 순서로...

내 여동생과 막내가...

Ricardo Montaner의 Te amo..를...

막내의 기타 연주에 맞춰 불렀는데...

갑자기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늘 그림자처럼 같이 다녔던 내동생...

너희는 좀 떨어져 다니라며 핀잔아닌 핀잔을 주윗분들께 들을정도로...

그토록 붙어다녔더랬다...

그렇게 하루종일 붙어있고돈...

또 침대에 누워 소근소근..

아빠가...'그만들 자라..'하시며 들어오시면...

"네~"하고는 이불 뒤집어쓰고 또 밤새...

소가 되새김질하듯...우린 그렇게 많은 얘기를 나누고 또 나누곤 했다...

 

엄마가...

나 혼자면..딸이 혼자라 외로울까봐 또 낳으셨다는 동생...

그애는 마치 자기의 소명이라도 다하는 듯...

그렇게..나를 언니처럼 챙겨줬다...

 

저밖에 모르는 언니...

언니같은 동생...

나는 그렇게 동생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내왔다...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안아픈 우리 막내....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고...

늘 엄마 아빠에게 자랑거리였던 막내...

늦동이로 태어나...

특히 아빠에게 큰 위로가 되었던 막내...

 

그렇게..인제는 내가 그아이들과 떠나가야한다는 것이...

그순간에 느껴졌던 것이다...

장난처럼 현실로 느껴지지않았던 나의 결혼식...

인제는 내가 그들과 함께 할수 없음이...그제서야 느껴졌던 것...

 

각기 다른 나라에서...

각자 생활에 바빠...

자기생활속에 빠져 자주 연락은 못하지만...

늘 내 마음속에 함께하고 있는 동생들...

 

무슨 얘기하다...

옆으로 샜는지...갑자기 주제를 놓친것 같다...^^;;

 

요점정리:

노처녀 시집가던날~

난 그렇게 웃어댔고~

장난처럼 식을 치뤘다~!! ^^;;

 

.

.

 

언제 들어도 상쾌하고 기분좋아지는 노래...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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