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를 생각하면...
내가 전학다닌 여러곳중 '동두천'을 잊을수가 없다...
내가 국민학교 1학년때...(난 아직도 '초등학교'란 단어가 익숙치 않다...)
아빠가 사업에 실패하셔서...
서울을 떠나 정착했던 곳이 바로 동두천 였는데...
졸망졸망 어린 것들을 데리고 셋방으로 들어가야했던 부모님 마음은...
처절하고 절망스러우셨을테지만...
철없는 우리는...
새로운 곳으로 가는것이 참 신기하고 설레기만 했다...
거기서..
우리는 동보 국민학교라는 학교를 다녔는데...
아직도 그곳의 서정적인 분위기가 눈에 선하다...
서울서 내려온 아이라고...
왕따도 심했고...
서울서 다녔던 학교가 교복은 물론...
책가방, 공책, 연필, 심지어 필통까지...학교 마크가 찍혀있어서...
그걸 들고 다니던 나는 친구들의 따가운 눈총이 너무나도 싫어...
나는 늘 엄마에게 졸라댔었다...
다른 가방 사달라고...
그때는...
다른 가방을 안사주는 엄마가 섭섭했고...
속상했지만...
아마도..엄마는 사줄수 없는 상황에서...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셨을까...생각하니...
마음이 싸하니 아파온다...
어쨌든...
그당시엔 그런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드릴 역량이 내겐 없었고...
단지..친구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하루는 집에오며...
오빠랑 둘이 길목에 앉아...
연필로 칼로 책가방을 긁어대곤 했다...
엄마에게...
인제 책가방이 너무나도 낡고 헤어져서 쓸수가 없다는...
여실한 증거를 보여드릴수가 있다는 기쁜 마음뿐이었고...
급기야는..오빠와 나는 새가방을 들고 룰루랄라~ 학교엘 다녔다...
지금은...남들과 다른 나의 모습을 '개성'이라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른 무엇이 있다는게...
그때는 그렇게도 싫었다...
암튼~
내 가방이 바뀌어서인지..어쨌는지...
친구들은 나를 자기들 그룹속에 끼워졌고...
'서울서 온애'라는 딱지가 조금씩 떨어져 나갔다...
그 학교 뒷쪽에는...
이름이 무엇인지 모르는 조그만 개울 수준의 강이 하나 있었는데...
그 강가에는 크고 작은 조약돌들이 밭을 이루고 있었고...
그 중간중간 강가에 커다란 바위가 군데군데 널려있었다...
점심시간이 되면...
우리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강가로 달려나가...
가장 마음에 드는 바위를 먼저 차지하고 앉아...
친구들과 같이 도시락을 먹곤 했다...
또 친구들 끼리도...
모두가 다 앉을수 없던 바위라...
누가 바위 위에 올라가 앉을지..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하고 했던 예쁜 기억들...
나는 겁이 많아...(지금의 나를 아는 친구는 아무도 못믿는다..-_-;;)
무릎까지밖에 차지 않는 그 강엘 한번 못들어가봤다...
지금 그때를 생각하면...
마치..영화의 한장면 같은...아름다운 기억들이다...
과연 내게 그런 시간이 함께 했었나..싶기두 하구...
학교 가는 길...
기찻길 옆에는 코스모스가 피어있었고...
우리는 기찻길에서 가위바위보 하며 누가 먼저가나 친구들과 내기하다...
집에 늦게 들어갈때도 있었다...
아직도 눈에 선한..그곳...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내가 새로운 환경에 행여 어린 아이가 상처 받을까...
세세한 신경을 써주신...윤 성훈 선생님...
남자이름을 가진..아주 포근한 엄마같은 분이셨다...
그후..서울로 올라온 이후로도...
난 그선생님을 못잊어...편지를 드리곤 했다...
'동두천'을 생각하면...
그 강가를 잊을수가 없다...
기찻길옆 코스모스도...
.
.
정말 오랜만에 듣는 곡이다...
고등학교때 너무나도 좋아헀던 곡중의 하나...
남 택상님의 '강가의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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