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사람향기 가득한 새벽 꽃 시장~

pumpkinn 2018. 8. 1. 07:03

 

우리가 찾는 나무인지 화초인지를 발견하고 얼마나 좋아할했는지..^^

가지런히 함께 놓여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정겨운 느낌. ^^

주인 아저씨와 이야기하고 있는 남편의 뒷모습 한 컷~!! ^^

 

2018 7 27일 금요일

 

남편과 함께 새벽에 열리는 꽃시장인 Feira da Flor Ceasa엘 다녀왔다.

매장 입구에 놓을 화초를 사기 위해서였다.

우리 매장 입구를 화초로 장식을 해놓았는데 꽤 오래 동안 바꿔주질 않았다.

사실, 무딘 나는 잘 모르겠는데 섬세한 남편 눈엔 거슬렸나부다.

벌써부터 사야한다고 벼르고 있다가 이제야 가게 된게다.

 

웬만하면 그냥 매장 근처에서 사려고 했는데

한 두개도 아니고 16개를 사야 하니 값이 장난이 아니었다.

해서 남편이 새벽 꽃시장엘 가보는게 좋겠다고 해서 따라 나서게 된 것.

 

속으론 싫었지만 감히(?) 안 가겠다고 할 수 없어 Yes~!! 했는데..

새벽에 간다고 생각하니 가기도 전에 벌써부터 피곤해지고..^^;;

집에 오자마자 너무 피곤해서잠이 들었다.

평소에는 새벽 1~2시가 넘어서 자는 내가~ 큭큭~^^;;

그렇게 살짝 눈을 부치고 일어나니 한결 몸이 가벼웠고, 우리는 새벽 1시쯤에 집을 나섰다.

 

찬 밤공기를 맞으며 나서는데 모두가 잠든 밤길을 달리니 기분이 묘했다.

여행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데이트 하는 기분도 나고..

뭔지 모를 멜랑콜리한 감정도 느껴지고

 

새벽이라 Traffic이 없어 생각외로 빨리 도착을 했다.

워낙 많은 장이 서는 곳이라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난감했다.

이럴 때는 물어보는게 최고~!!..

경비원 아저씨가 안내해준 쪽으로 돌고 돌아 들어가는데 깜짝 놀랐다.

이 새벽에 왠 차가 이리도 많은지

그 새벽에 벌써 꽃이니 화초니 잔뜩 사들고 돌아가는 이들도 눈에 띄고..

 

어느 쪽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지나가는 아주머니한테 물었더니

손에 꽃을 잔뜩 든 아줌마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한 마디~

지금 내 차를 어디다 주차했는지 몰라서 찾고 있는 중이에요~” 하하하하~

주차장이 넓으니 그럴만도 했겠다.

 

가르쳐준 길로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이 앞서가고 있고….

그들을 따라 오른쪽 길로 들어서다 깜짝 놀랐다.

완전 다른 세상 같은 느낌~

먹거리 골목인듯, 포장마차처럼 세워놓고 여기저기서 맛있는 먹거리들을 팔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Pastel (한국의 만두 같은)도 눈에 띄고.

우리 나중에 여기와서 빠스뗄 먹구가자~” 남편이랑 눈도장 찍어놓고~

 

그렇게 들어서는데 얼마나 생동감이 느껴지는지..

내 안에선 뭔지 모를 흥분이 느껴졌다.

내 안에 침몰되어 있던 에너지가 솟아오르는 느낌….

사람 사는 맛이 느껴졌다고 할까

       

남들은 다들 자는 이 새벽의 이곳에선

또 하나의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살아 숨쉬게 하는 생명력이 느껴졌다.

 

 

 

먹거리 골목이다. 양쪽으로 먹거리 포장마차가 주루루 서있고..

그 사이로 벌써 화초를 사고 나오는 손님들~이 한 가득~!!

 

 

수 많은 꽃들과 화초들 사이를 지나가는데 어찌나 들뜨던지

곳곳에 트럭들이 들어서있고,

그 앞에는 꽃들과 화초들이 오가는 수 많은 손님들에게 간택되기를 바라며

그렇게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마음 같아선 구석구석 다녀보고 싶었지만,

 

우선은 우리의 목적부터 달성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 일부터 끝난 다음에 천천히 돌아야지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지 않았더니..

아쉽게다 꽃 사진이 없다.. 아쉬운대로 하나~ ^^;;

 

 

 

여기저기 둘러보았지만 꽃들은 많은데 우리가 원하는 화초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여기저기를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찾고 있는데

지나가는 Carreto에 우리가 원하는 화초가 실려 있는게 눈에 띄었다.

우리는 그 구르마가 나온쪽으로 걸어갔다.

 

한참을 걸어가니 그 화초를 전문으로 파는 곳인듯

그 넓지 않은 공간에 마치 가든을 꾸미듯 그렇게 나열해놓은 곳이 보였다.

오우~!! 굿~!!

 

우리는 14개가 필요한데, 마침 원하는 수량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어찌나 싱싱하고 마음에 들던지

우리는 우리 매장에 놓여있던 것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로 골랐다.

가격을 물어보니 우리 동네의 1/3 가격~ 흐미~

우리 동네에선 44헤알짜리가 15헤알이라니….

완전 대박~!! 오에~!!  ^___^

 

너무 싸게 산 것 같아..

현찰로 가격 흥정을 하려다가 그냥 기분좋게 원하는 가격으로 드렸다.

우리는 생각했던 가격보다 훨씬 싸게 샀으니 기분이 좋았고..

그 새벽에 나와서 일하는 분들도 그만큼의 보람이 느껴져야 하는거 아닌가..

 

우리 모두에게 Win-Win의 거래였다.

 

주인 아저씨가 어찌나 순박하고 사람이 좋아보이던지..

다음 번에도 계속 이곳에서 사려고 명함 한장 얻어왔다.

 

문제는 어떻게 가져가느냐 하는 것인데

새벽시장 지정 Carreto(구르마 같은 것)에 부탁하면 된단다.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있을텐데 그냥 가서 이야기 하면 된다고 일러주어..

혹시 빈 Carreto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살짝 마른 아저씨였는데 어찌나 인상이 좋으시던지

화초를 산 곳에 와서 모두 싣고 주차장으로 가는데

세상에~ 그 무거운 것들을 싣고 가는 아저씨 걸음이 어찌나 빠르신지..

남편과 나는 뒤에서 뛰어야 했다.

그 조그마하고 마른 몸집에서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그쪽 길은 훤하게 꿰뚫고 계시다보니,

우리는 꽃 시장까지 들어가는데 한참 걸렸는데, 나올 때는 지름길로 순식간에 나왔다. 하하하~

 

차에 싣는 것까지 너무나 친절하고 정성스럽게 해주셔서..

25헤알을 달라시는데 남편이 30 헤알 드리라고

아저씨는 Tip까지 얹어받으시니 너무 좋으셨던 것 같다.

그 사람 좋은 얼굴에 환하게 웃으며 고맙다고 인사하시고는 다시 꽃시장으로 달리신다.

 

뭉클했다.

이렇게 열심히들 사시는구나

정말이지 사람향기가 가득한 꽃시장이었다.

 

 

 

별로 넓지도 않은 공간에 어쩜 이렇게 이쁘게 꾸며놓았는지..

마치 Little Garden 같았다.

 

 

인제 우리 목표를 달성했으니, 상을 주어야지

Pastel을 먹으로 다시 그 길로 향했다.

우리가 눈 도장 찍어놓았던 그 곳~!! ^^

구석에 마침 빈 테이블이 눈에 띄었고 남편이 주문하는 동안 먼저 가서 앉았다.

 

우리 주문을 기다리는 동안 바쁜 정경을 바라보는데

정말 사람 사는 느낌이 드는게다.

나이 드신 일본 아주머니가 주인 같아보였고..

아들과 딸들인지 몰라도 역시 일본 젊은 청년들과 몇몇 브라질 직원들이

부지런히 주문을 받으며 손님들을 서빙하고 있었다.

역시나 얼굴에 한가득 머금은 미소와 친절로 서빙을 하니..

어찌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을까..

육체 노동의 아름다움이 감동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남편과 나는 그들은 어쩜 가족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귀천을 떠나서 가문 대대로의 전통을 이어받는 것이

브라질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보기 어렵지 않게 이어져오고 있으니..

그럴지도 모를 일이었다.

 

암튼, 우리가 주문한 Pastel이 나왔는데 얼마나 맛있는지…^^

애리와 리예는 빼놓고 우리끼리만 먹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

남편은 마음이 쓰였는지 나중에 애리와 리예도 꼭 데려오자며 마음을 다독이고..

 

 

바로 요기였다. 그 맛있는 Pastel을 파는 곳이..

주문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남편모습도 보이고..

웃으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정말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괜히 감동 속에 쌓이게 되고...

 

 

그렇게 새벽 시장을 들뜬 마음으로 보고 집에 오는데

열심히 일한 후에 느껴지는 그런 충만감과 흐뭇함이 느껴졌다.

내가 일한 것은 없고 가서 좋은 구경하고 맛있는 빠스뗄만 먹구 왔는데 말이다.

마치 나도 꽃 시장에서 그분들처럼 열심히 노동을 하고 온 듯한 느낌…^^

집으로 돌아오니 새벽 3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곯아떨어졌다.

그럼에도 아침에 가뿐하게 일어난 것은 내 안에 가득했던 충만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앞으로 삶이 힘들다 느껴질때

삶의 에너지를 충전 받고 싶을 때

새벽 꽃 시장엘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남편도, 나도 같은 마음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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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억 속에 묻혀있던 곡 하나...

설렘 속에 꺼내올렸다.

기억 속의 음악은, 늘 추억이 함께 묻어있기 마련이고....

 

Shoutherland Brothers & Quiver - Arms of M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