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이야기

문학 강의 속에 만난 최명희 선생님...

pumpkinn 2018. 3. 15. 10:06

내 기억 속의 선생님과 가장 닮은 분위기의 사진...



문학과 상상력 2차시 강의를 듣다가 지난 추억 속에 잠겨버렸다.

김중철 교수님의 강의 중에 자주 등장하는 최명희선생님 작품...

최명희 선생님의 이름이 올려질 때마다 나는 묘한 감정에 휩싸이곤 한다.

그렇게 존경 받고 사랑 받는 작가가 한때 나의 국어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이,

그분으로부터 수업을 몇 년씩이나 받는 특혜를 누렸다는 사실이 꿈결처럼 느껴지며

현실감이 들지 않는 게다.

 

최명희 선생님을 떠올릴 때마다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첫 수업 때의 기억….

이미 4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건만, 어쩜 내 기억 속엔 그리도 선명한 모습으로 다가오시는지

봄이라기엔 추웠던 그 날, 창가에 서서 회색빛 하늘을 바라보며

예이츠의 이니스프리의 호도를 읊으시던 최명희 선생님..

당신 특유의 부드럽고 낭랑한 목소리, 꿈 꾸는 듯한 눈빛으로 낭송하시던 선생님은

내 기억 속에 사진처럼 찍혀있어 선생님을 떠올릴 때면 뭔지 모를 아련함이 함께 한다.

 

한결같은 단발머리를 찰랑이시며 늘 입가엔 조용한 미소가 담겨있던 선생님

미술 선생님의 작업으로 내가 무척이나 아끼던 책받침이 못쓰게 되어 울고 있던 나를 달래주시던 선생님..

매 수업 때마다 본 수업에 들어가기 전 함께 나누었던 수 많은 시들..

소녀 같은 감성으로 시인의 삶을 들려주시던 선생님..

샹송을 그때 알았고, 줄리엣 그레꼬를 알았고,

왜 샹송가수들은 검은 옷을 입는지..

에디뜨 삐아프, 그리고 이브 몽땅의 사랑이 이야기를 그때 알았다.

 

우리의 풍성했던 국어 시간

선생님의 국어시간은 얼마나 특별했는지, 나중에 커서야 알았다.

내가, 아니 선생님이 가르치시던 모든 반 학생들이 얼마나 축복받은 학생들이었는지를

 

김중철 교수님께서 강의 중 최명희 선생님을 언급하실 때마다..

늘 애틋한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내가 선생님의 특별한 애제자도 아니었건만

 

그러게

나는 선생님의 모두 사랑한 학생 중의 한 명이었지만

선생님은 내가 사랑한 특별한 분이셨으니까….

 

오늘 문학과 상상력’ 2차시를 듣다가 수업에 소개된 혼불한 토막이

또 그렇게 선생님과의 추억 속에 빠져들게 했다.


내 마음 속 그리움은..

어쩜 이리도 짙은지...................

.

.


최명희 선생님이 사랑한 Edith Piaf..

그녀의 곡을 올려본다.


Edith Piaf의 Ne me quitte pas...



Maysa - Ne me quitte p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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