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웨이

Dream 2 - 미술관 순례 여행

pumpkinn 2018. 2. 13. 09:00

반 고흐                                                                                                      - 출처 구글 - 




Dream 2 - 미술관 순례 여행

 

그림에 전혀 문외한이던 내가 그림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빈센트 반 고흐와 동생 테오가 주고 받은 편지를 신경림이 옮기고 책으로 엮어낸 영혼의 편지를 읽으면서였다. 괴테처럼 너무나 많이 들어서 마치 잘 알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일었던 이름 반 고흐의 삶. 그림과 작가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하게 된 첫 발걸음은 그게 시작이었다..


그리고 몇 년 후, 애리를 만나러 독일에 갔을 때 함께 한 오스트리아 여행 중 우리가 묶었던 펜션에서 “Don’t Leave Wien without Kiss” 라는 매혹적이고 유혹적인 그림을 보고 우리는 벨베데레 미술관으로 향했고, 거기서 클림트를 만났다. 그리고 이어서 에곤 쉴레를 만났다. 그때부터 그림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깊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클림트의 <Kiss>                                       출처: 구글



동시대를 살았던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두 거장의 그림을 보며, 비록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아니었지만, 클림트를 존경한 에곤 쉴레와 클림트의 관계는 흥미로웠다. 심지어 클림트는 자기가 아끼는 모델 발리 노이질을 에곤 쉴레에게 소개해주고. 에곤 쉴레는 그 모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영화 같은 이야기. 에곤 쉴레가 그의 그림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 (오해의 여지가 충분했던 상황) 주민들의 고발로 감옥에 갇혔을 때도 충실히 뒷바라지 한 발리 노이질은 그에게 오랜시간 뮤즈로서 그림에 대한 영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에곤 쉴레가 결혼한 여인은 에디뜨 함스였다.


어쨌거나 그렇게 거장들의 그림을 직접 내 눈으로 보면서 그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나는 관심이 생기자, 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사랑을 했는지를 알고 싶어졌고 나는 내가 알지 못한 새로운 세계에 금새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삶을 알고나니 그들의 작품 세계가 훨씬 더 깊이 느껴졌다 (물론 나의 한계 안에서). 아마도 내가 그림을 좋아하게 된 것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그 안에 삶이 있고 사랑이 있고, 철학이 있고, 고통이 있고, 행복이 그대로 담겨있음이 그대로 전해져왔고, 나는 온전히 매료되었다.


그렇게 그림은 조금씩 나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고, 교양과목으로 있던 서양미술사를 공부하면서 그림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깊어져만 갔다. 급기야 김향숙 교수님이 소개해주신 톨레도로 떠나는 발칙한 용기를 내게 된다, 그곳에서 그레꼬를 만나며 얼마나 열광했는지. 프라도와 소피아 미술관에서 만난 수 많은 거장들의 작품들을 보며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종일을 역사 속의 예술가들 품에서 그렇게 황홀해했던 시간을 나는 결코 잊지 못한다.



Jose Almeida Junior <Saudade>           출처: 구글



몇 년 전, 브라질의 미술관 Pinacoteca에서 만난 Jose Almeida Junior 작품 Saudade를 만났을 때 처럼 내 영혼을 뒤흔들며 북받치는 감정을 어쩌질 못하고 눈물을 쏟아내게 했던 그림을 그곳에서 또 만났다. Antonio Munoz Degrain 작품 Los Amantes del Teruel. 그렇게 나의 영혼과 그림이 만날 때, 그 어떤 말로도 북받치는 감정을 표현할 수 없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눈물을 쏟아내는 일인 것 같다.




Antonio Munos Degrain <Los Amantes del Teruel)                             출처: 구글



그리고 보시 특별전이 마침 있었기에 나는 책에서 만난 쾌락의 정원을 실제로 보며 얼마나 감격해했는지. 부분부분을 떨어뜨려놓고 전시를 했는데 더 기학적이고, 무서웠고,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책에서 만난 대가의 작품들을 직접 내 눈으로 만나며 호강을 하고 나니 가슴에 뜨거운 열정이 꿈틀거렸다. 책에 나오는 모든 작가의 그림을 직접 내 눈으로 보고 싶다는 열망말이다, 그 중 가장 먼저 우선순위로 놓여있던 작가는 단연코 반 고흐였다.


반 고흐는 나보다 리예가 더 먼저 만났다. 리예는 교환학생으로 가있는 동안 건축학도답게 가는 도시마다 미술관을 순례했는데, 반 고흐를 좋아하는 리예는 역시나 반 고흐 미술관이 가장 감동적이었다며 들떠하는 리예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꿈에 대한 열망은 흐르는 시간 속에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열심히 일한자여 떠나라~!! 했던가. 드디어 내게도 기회가 온 것이다. 가고 싶은 곳은 많았지만, 가장 우선적으로 선택한 곳은 당연히 반 고흐와의 만남이었다. 영혼의 편지에서 읽었던 반 고흐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남 프랑스의 아를을 시작으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 과 오테를로의 크뢸러 뮐러 미술관에서 흠뻑 취해있을 수 있었다. 너무 오래 서 있어서 평발인 나는 다리가 너무나 아팠지만, 그래도 지난 번 프라도 미술관에서 고생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밑창이 푹신한 운동화를 신어서 그나마 좀 더 덜 고통 속에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나의 마지막 여정은 고흐의 단 한명의 후원자이자 지지자이며 끝까지 믿음을 주었던 동생 테오와 함께 고흐가 묻혀있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였다. 그렇게 태양의 작가와 함께 했던 지난 2주간의 시간은 감동과 열망과 슬픔과 무상함, 그리고 영원을 동시에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숨조차 쉴 수 없는 고흐. 마음 안에서 화산처럼 폭발하는 그림에 대한 열정, 열망, 사랑. 나는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나. 그 무언가를 그토록 미칠 것 같은 열정으로 사랑한 적이 있었나. 제 정신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어쩌면, 고흐에게 있어서 정신분열이 일어난 것은 마음에 다가온 평화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 그래야 숨을 쉴 수 있었을테니. 정신이 먼저 마음의 평화를 찾아나섰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주일, 고흐를 만났던 시간은 그의 고통스런 삶이 그대로 느껴져서일까, 마치 나 역시 감정의 폭풍 속에서 헤맨 듯한 느낌이다. 느낌이 깊었던 만큼, 감정 소모가 많았던 여행이었다. 고흐와 함께 한 2주일, 내게 주어진 삶의 기회들, 내가 누리고 있는 삶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느끼며, 감사한 시간이 되었다.


어쩌면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것은 지금 내게 주어진 삶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느끼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눈물이 핑 돌았다.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지. 내게 주어진 삶을 낭비하지 말고, 소중하게 하루하루 의미를 심으며 보내야겠다고 절로 다짐하게 되는 그런 여행이었다.

또 하나의 꿈이 이루어졌다.


* 살짝 얹어놓는 한 마디..

이루고 싶은 나의 꿈을 미리 이룬 듯 써본 꿈이었삼~!! ^____^;;



My Dream List (Ver. 2018)


1. Santiago de Compostela 순례 

2. 미술관 순례 여행 

3. 심리학 대학원 진학

4.  & 드럼 배우기

5. 미술사 공부

6. Quer Desabafar 자원봉사

7. 영국에서 Billy Elliot 뮤지컬 관람 

8. 독일오스트리아 여행

9. 용기있는 침묵지혜로운 침묵을 하는 나

10. 록댄스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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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 Mclean - Vinc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