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리예가 왔다~!!

pumpkinn 2018. 1. 30. 09:06

 

리예가 게이트에서 나오는걸 찍으려고 내가 카메라를 켜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리예를 보자 너무 반가운 마음에 누른 것은 'Camera'가 아닌 "UBER" 아이콘이었다. -_-;;

한 시간을 같은 자리에서 기다렸기에 내가 하는 짓(?)을 모두 지켜본 옆에 있던 독일 아저씨~ 

푸하하하~ 큰 소리로 웃어대고~ -_-;;

타이밍을 놓친 나는 화가 살짝 났는데~ 아니 왜 글케 한 시간 내내 준비해놓고 기다린 카메라 보턴을 내버려두고

우버 보턴을 누르냐고~ -_-;; 머쓱하기도 하고 어찌나 웃기던지~ 하하하하하~ ^^;;

머쓱한 김에 내가 한 말~ "딸이 오니 너무 좋아서 엉뚱한걸 눌렀어요~" 그러니까 아저씨가 또 웃는다~ -_-;;

하여간에~ 그 엄마에 그 딸이다~ 

 

 

 

리예는 떠나는 날, 아니 마지막 순간까지 얼마나 많은 웃기는 사건들이 있었는지..

우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깔깔대고 웃어댔다.

정말이지 그 많은 사건들은 어쩜 한결같이 천사가 나타나 도움을 주었는지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공항 가는 기차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가 기차가 막 떠나려는 찰라에 깨어나

그 무거운 가방을 무슨 짐짝 던지듯이 기차에서 냅다 들어 밖으로 내던지고 자기도 뛰어내렸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지하철을 타고 공항에 드디어 도착했는데 들어갈 때 표를 찍고는 아마도 버렸는지 나오질 못해 낑낑대는데 

그걸 본 어느 아저씨가 자기표로 찍어주고는 리예가 타야하는 비행기 게이트까지

그 무거운 가방을 들어다 주셨단다..하이구야~

 

그쯤에서 끝난게 아니다.

23Kg 가방 2개만 허용되는 유럽 에어라인~

가방 세개가 모두 정량을 넘겼는데 KLM 항공사 아가씨가 미소를 짓더니

그냥 보내줄께요~” 하더니 벌금도 받지 않고, 그것도 가방을 세개나 그냥 보내주었단다.

 

여행을 하면서 생겼던 수 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정말이지 남편과 나와 애리는 크억~’했다~

세상에~ 어찌 그럴 수가 있는지~

역시 리예다~ ^^;;

 

까찌와 함께 폴랜드에 두번째 여행을 떠났을 때, 포르투갈로 돌아올 때 에피소드다.

비행기 문이 닫히기 10분 전에 도착해 그야말로 번개처럼 날아들어갔는데

줄이 너무나도 길더란다.

자기네 비행기가 떠난다고 이해부탁한다고 소리지르면서 뛰는데

줄서 있던 분들이 무슨 응원을 하듯 손을 흔들며 “Go~ Go~”하면서 길을 비켜줬단다.

 

거기까진 기막히게 좋았는데 문제는 X-Ray 통과하는 부분에서 생겼다.

친구들에게 줄 선물인 리커를 정량 봉지에 다 넣지 못해 쓰레기통에 버려야 했다는 것~

비닐 봉지 하나만 들고 들어갈 수 있는데 작은 샘플 병이긴 했지만, 6병만 넣을 수 있었단다. (거의 봉지가 찢어질정도~ ^^;;) 

나머지 4개를 버리기가 아까워서 뒤에 줄 서있는 사람들한테 이거 누구 가지실래요?” 그랬더니..

뒤에 서있던 청년이 웃겨죽는다고 데굴데굴 굴렀다네~세상에~

 

줄줄이 사탕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재밌는 이야기들에 우리는 연신 깔깔댔다

대체 그런 용기는 어디서 나는건지~ ^^;;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 럭비공 같은 녀석이 무사히’, 그야말로 무사히돌아와서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그동안 조용하고 심심했던 집이 갑자기 북적부적거리고 난리 부르쓰~

 

절친 비아는 공항에 나온다고 했는데, 하필(?) 엄마 아빠 결혼 기념일~

함께 식사한다고 하는데 "나도 꼭 가야돼요?" 그랬다가 혼났단다~ 하하하하~

 

공항에서 돌아오니 비아가 오고,

좀 있다 빠울라 도착하고~

뭐가 그리도 급했는지 다음 날 만나도 되는데 굳이 오늘 꼭 봐야한다고 다들 늦은 밤에 찾아와서

소리 지르고 폴짝폴짝 뛰며 난리 부르쓰다~

 

참 좋을 때다...

눈물이 핑 돌았다...

부러버서...

 

 

 

리예, 마리아나, 그리고 까찌~

마리아나는 포르투갈에서 기숙사 같은 층을 쓴 포르투갈 친구이고..

까찌는 브라질에서 같은 대학을 다니는 절친이다~ ^^

마리아나가 똑같은 팔찌를 3개를 사서 함께 똑같이 차고 다니자며 선물로 주었다고...

 

 

 

마리아는 리예가 김치찌개 먹구 싶을거라고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일요일에 일찍 들어와서 준비해주었다.

엄마가 음식을 못하지만, 엄마처럼 챙겨주는 찌아가 있으니 이 모두 우리 애리 리예 복이다...

 

하긴, 마리아는 리예가 태어날때부터 함께 했기에 

특히 리예는 마리아에게 딸 같은 존재다.

 

찌아 마리아 준다고 예쁜 원피스 선물까지 사오니 마리아가 좋아죽는다~ ^^

(찌아는 포어로 '이모'라는 의미다. 가까이 지내는 아줌마를 정겹게 부를때도 찌아로 부르기도 한다)

 

 

 

 

리예가 집에 오니 난리가 난 우리 써니~

리예가 없었을 땐 아빠만 졸졸 쫓아다니며 애교를 부리더니...

리예가 오니 아빠는 쳐다도 안 본다~ 여우같은 가시내~ ^^;;

 

 

 

  

 

 

리예가 있었던 집의 주인인 Dona Conceição~

선불로 입금도 받지 않고 믿고 방을 내주셔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Dona Conceição....

처음에 리예가 포르투갈에 도착했을 때, 남편분과 함께 마중나와주시고, 도시투어시켜주시고..

리예가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무도 모르고 혼자 있을 때,

리예가 외롭지 않도록 부러 집에 들리셔서 리예를 데리고 나가 까페도 사주시며 신경써주신것도 너무 감사한데...

감기가 심하게 들어 아플때, 이불까지 갖다주시고 신경써주시니..

딸 혼자 멀리 보낸 엄마 마음에 얼마나 감사했을지는 두 말하면 숨찬 사실일게다.

 

놀라운 것은 그 4층 건물에 사는 모든 학생들이 깍쟁이라고 주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런데 리예에겐 그리 잘해주셨으니...

내겐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분이다.

 

어떤 분인지 보고싶어 리예더러 꼭 사진 찍으라고 했더니 요롷게 찍어왔다.

얼굴도 예쁘시고 세련된 중년 여인이시네~ ^^

얼마나 감사했는지~ ^^

 

 

 

Dona Conceição이 보내준 마음이 느껴지는 선물들..

꿀과 Porto산 포도주와 앵두잼~

우리 리예 잘 챙겨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안그래도 리예에게 너무 잘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는데..

세상에 엄마 드리라며 내게 선물까지 보내셨다.

완전 감동감동~

내가 선물을 보내드려도 시원찮은데, 되려 선물을 받다니...

 

^^

자칫 힘들었을 수도 있었을 외지에서의 생활을 그렇게 수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즐겁고 재밌게 보내고 와주니 내 마음이 어찌나 푸근하고 흐뭇한지 모르겠다.

딸들에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애리도 리예도 열심히 해주어 조금 더 큰 세상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었으니..

마치 내게 주어진 숙제를 잘 끝낸 듯한 느낌이다.

 

인제 리예는 5학년이 되고..

논문 준비에 이어 인턴십에 주일학교 선생님에 바쁠 것이다.

 

젊었을 때는 돈보다는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이 재산 아닌가...

앞으로도 자기에게 다가오는 많은 기회들을 마음껏 누리며 재밌는 스토리들로 많이 채워나가는..

그런 삶을 살게 되길 바란다..

 

남이 기대하는 삶이 아닌...

나만의 색깔로 그려가는~

자신만의 그림으로 가득 채워가는 자유로운 삶을 사는 애리와 리예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딸들에게만 바랄 것이 아니라..

나도 그렇게 나만의 색깔로 그려가는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나이기를...

그런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

.

.

 

오랜만에 올린다.

Omar Akram의 Free as a bird

 

새처럼 훨훨 자유롭게 날으는 우리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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