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Campos Jordão으로의 일상탈출~

pumpkinn 2017. 10. 3. 11:33

도착하자마자 점심 식사를 했던 끄로코딜료 식당에서~^^ 왼쪽부터 소피아 언니, 펌킨탱이, 리오바 언니, 그리고 우리의 왕언니인 아나스타시아 언니~ ^^

 

 

 

 

토요일과 일요일, 1 2일 여행(?)을 다녀왔다.

한 마디로 일상탈출~!!

여행이라고 하기엔 너무 짧은가..?

어쨌거나 우리는 일상에서 벗어나 낭만의 도시 Campos Jordão으로 향했다.

아나스타시아 언니, 소피아 언니, 그리고 리오바 언니와 함께~

 

이번 나들이는 오랜 시간 계획했던 여행이 아니었다.

몇 주 전, 함께 모인 한 자리에서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던 것이..

말이 나온 김에 그래그래~ 가자가자~!!” 의기 투합이 되었고,

그렇게 떠나게 된 여행이었다.

 

그렇게 여행 계획은 결정되었고,

신난다고 룰루랄라~였는데~

여행 날짜가 다가오면서 내게엉뚱한 고민이 생겼다.

 

토요일 날 언니들과 여행을 떠나기로 했는데..

생각해보니, 바로 하루 전인 금요일에 애리가 휴가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사실 애리 휴가는 이미 한 달 전에 결정된 여행이었는데,

내가 미처 날짜 계산을 잘 하지 못한 것이다.

 

애리가 여행을 떠나는 것과 내가 여행을 가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마는...

리예가 얼마 전 교환학생으로 떠난 지금..

공교롭게도 애리도 나도 모두 비슷한 시기에 여행을 떠나게 되어

남편이 느낄 빈 공간이 크게 느껴졌다. 그러니 미안함이 클 수 밖에.

이런 걱정이 되는 걸 보니,

우리가 나이가 들긴 했나 보다.

 

게다가 조금 있음 시험이기에 이틀이라는 귀한 시간을 통째로 잃어버리니

마음 한 켠에 살짝 무거움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가고는 싶고, 뒷덜미 붙잡는 이유는 많고...아이구야~

 

어쨌든, 긴 여행도 아니고,

하룻밤 자고 오는 여행에 뭐 이리도 사연이 많은지~ ^^;;

 

드디어 D-Day~!!

토요일 아침, 우리는 7시 반에 소피아 언니네 모여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행동대원은 막내인 내가 아니라 여행 경험이 많은 소피아 언니였다. ^^;;

 

비스티켓을 끊고 버스 출발시간까지 아직 1시간 반의 여유가 남아

커피를 마시며 들뜬 마음으로 수다수다~ ^^

버스에 나란히 앉아 수다를 떨다가 졸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가는 동안 리오바 언니 가방은 마치 메리포핀스 가방처럼~

무언가 계속 나왔다. 

씹어 먹는 비타민C, 껌, 무화과 열매 말린 것.. 등등...

신기했다. 고 조그만 가방에서 뭐가 그리도 많이 나오는지..하하하하~

리오바 언니의 준비성에 놀라고~ 신기함에 놀라고~

아나스타시아 언니는 혹시 약식이나 송편도 나오는거 아니냐고 해서 또 깔깔~

 

도착하니 배고픔이 밀려왔다~

하긴, 배가 고플 때도 됐다. 점심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으니..

금강산도 식후경~ 자고로 아줌마들은 잘 먹어야 기분이 좋아진다~ ^^;;

소피아 언니가 소개한 Crokodilho(악어)라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분위기도 맛도 아주 그만이었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Quatro Saisons이란 곳이었는데...

마치 스위스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예쁜 곳이었다.

하긴, Campos Jordão은 브라질의 스위스로 불리는 곳으로

쌍파울로 보다 기온이 낮아 유럽의 겨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수국과 하늘을 바라보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소나무 Pinheiro가 유명한 도시이기도 하다.

 

 

Campos Jordão의 독특한 소나무 Pinheiro~

 

 

 

 

우리는 짐을 풀고 잠시 쉬었다.

언니들은 새벽에 일어나 준비를 한 덕분에 잠시 쉴 필요가 있었다.

우리의 All night을 위해서 말이다~ ^^ (계획은 그랬다~ 하하하하하~^^;;)

호텔에서 저녁을 느긋하게 먹고 택시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깜뽀스 조르덩의 시내는 조그맣지만 아가지가하고 예쁘다.

젊은 연인들, 가족들, 노부부들 모두가 즐길 수 있고,

특히, 겨울엔 음악회가 열리는 운치 있고 낭만적인 곳이다.

우리가 12일을 Campos Jordão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 여름, 가을, 겨울을 다 만났다. 그것도 비 포함~

 

결론~

하필 우리 아줌마들이 여행 가는 날 비가 엄청 왔다는 사실이다~

다행히도 소피아 언니와 리오바 언니가 다행히도 우산을 준비해오셨는데

소피아 언니가 가져온 우산이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아주 작고 가벼워 우리는 탄성을 자아낸 것이다.  (작은 것에도 쉽게 감동하는 우리~ ^^;;)

 

하지만, 언니가 택시에서 내려 우산을 펼치는 순간, 우린 완전 죽음이었다~

세상에~ 우리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소피아 언니의 우산은 펼치고 보니

겨우 머리 하나 덮을 정도로 작았다는 게 아닌가~

 

우리는 너무 웃겨서 깔깔대고 웃느라고 잠시 멈춰야 했다.

~ 증말이지 압권이었다~

그럼 그렇지~ 어쩐지~ 작고 가볍더라니~

난 새로운 테크놀러지로 만들어진 우산인가 했다는...하하하하하~

 

내가 리오바 언니의 넉넉하게 큰 우산을 함께 쓰고 우아아~하게 바덴바덴에 가는 동안

아나스타시아 언니와 소피아 언니는 그 조그만 우산을 쓰고는 비를 맞으며 가야 했다는~

당연히 인증샷을 남겨야지~ ^^;;

 

 

바로 요 우산이었다~하하하~ 인증샷으로 한 컷~!!

 

 

 

 

바덴바덴~

그렇다. 바덴바덴은 독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하하~

브라질에도 바덴바덴이 있다. 바로 Campos Jordão~ ^^

 

우리는 각자 취향대로 까이삐리냐 (브라질식 칵테일)와 맥주를 시켰고...

또 수다가 한 보따리~ ^^;;

아줌마들의 수다는 마치 옹달샘 같다.

솟아도 솟아도 끊임없이 솟아나는 옹달샘처럼~

해도해도 우리의 수다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 옹달샘이 아니라 되새김질인가~ ^____^;;

 

비가 오니 다니기는 좀 불편했을지 몰라도 어찌나 운치가 있던지..

게다가 가스 난로까지 틀어주니 완전 분위기 잡히고~

살짝 아쉬웠던 것은 그날은 생음악이 없었다는 것..

지난 번에 갔을 때는 무명가수가 음악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여행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되는 무명 가수나 거리의 악사의 음악은 언제나 나를 들뜨게 한다.

아마도 그때의 기억이 있기에 아쉬움이 좀 더 컸는지도 모르겠다.

 

바덴에서 나오니 비가 그쳐있었다.

 

 

 

 

 

시내를 걸으며 찰칵~!!

 

 

우리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는 시내로 나와 딸기 Fondue를 하나씩 사들고는

호텔로 돌아왔다.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호텔로 돌아오면서 시작되었다.

우리의 계획은 벽난로에 불을 피우고 와인을 마시며 All night을 한다는 거였는데...

호텔 프론트에 전화하니 직원이 퇴근하여 불을 켜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럴 때는 행동대장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다. 바로 소피아 언니~ ^^

용감하게 프론트엘 가더니 신문지와 성냥을 들고 오는게 아닌가.

알코올이 없다고 신문지를 주더란다. 큭큭~

 

알코올 없이 신문지로 불을 피우려니 얼마나 연기가 나던지...

불을 피워본 적이 없는지라 시간은 걸렸고, 연기는 계속해서 피어났다.

눈도 맵고 코도 맵고~

하지만, 오로지 불을 피우겠다는 집념으로 연신 벽난로 앞에 앉아 애쓰는 언니~

지성이면 감천~!! 드디어 성공~!!

하지만, 여전히 끊임없이 피어나는 연기로 그 추운 날 창문을 모두 열어제치고~

그 와중에도 우리는 불이 켜졌다며 좋아라 하면서 수다의 연속~

 

벽난로에서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장작불~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장작불을 피우기 위해 밤새 내내 우리 눈은 그렇게 매웠나 보다~ 덕분에 이불도 옷도 매운 냄새가 범벅~ ^^  그래도 재밌었다~^^ 아니 '그래서' 재밌었다~ ^^

 

 

 

리오바 언니와 내가 서로 좋아하는 음악을 돌아가며 듣는 동안..

큰 언니 아나스타시아 언니는 피곤하셨는지 먼저 주무시러 들어갔다.

All night 하겠다는 우리의 야무진 꿈은 연기와 함께 사라지고...

남은 우리도 2시쯤 되어 내일을 기약하며 침대로 들어갔다.

고단했던지 나는 곧 잠에 빠져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부지런한 아나스타시아 언니와 리오바 언니는 먼저 나가시고 안 계셨다.

나와 소피아 언니가 식당엘 가보니 두 분은 벌써 아침 식사를 다 끝내신 다음이었다.

 

식사 후, 우리는 계획대로 동네를 산책했는데,

여기가 브라질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동네를 거닐며 마냥 즐거워하는 우리들~ ^^

 

 

 

 

특히, 우리의 눈길을 끈 집은...

마치 동화책에서 톡 튀어나온 듯한 집이었는데..

집 이름이 다람쥐의 집이었다.

 

 

 

바로 이 집이다. 오른쪽 굴뚝 위에 그려져 있는 것이 바로 다람쥐 그림인데.. 마치 숨은 그림찿기처럼 군데군데 다람쥐 모형이 그려져 있었다.

 

  

 

 

 

 

공기는 맑고, 하늘은 푸르고, 꽃 나무가 가득한 집들은 아름답고...

너무 예쁜 그림이었다.

 

유태인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져 있던 표지판~

 

 

 

그 아름다운 동네는 유태인들의 마을로 길 이름을 알리는 팻말에도 유태인 싸인이 그려져 있었다.

그렇게 정신 없이 동네 길을 따라 걸어내려 가다 그만 너무나도 멀리 가버린 우리..

지친 우리는 결국엔 우린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야 했다. 하하하하~^^;;

 

 

유태인 산동네를 한참을 걸어내려와 지쳐있는 언니들~ 결국엔 택시를 불러야 했다. 택시를 기다리는 언니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

 

 

 

왼쪽: 리오바 언니와 나~  오른쪽: 나도 언니들과 함께 택시를 기다리며 한 컷~!! ^^

 

 

 

  

 

 

 

마지막 일정으로, 언니들은 사우나 하러 풀장으로 내려가시고..

언니들이 풀장과 사우나를 왔다 갔다 하시는 동안,

숨을 못 쉬기에 사우나를 싫어하는 나는 의자에 누워 잠시 눈을 붙였다.

 

이제는 돌아가는 준비를 위해 일어나야 하는 시간...

점심을 먹고 우리는 다시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쌍파울로에 도착 후 남편들과 함께 저녁을 먹기로 약속해두었는데..

봉헤찌로 식당에 도착하니 남편들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반가왔다. 색다른 느낌~ ^^

 

아줌마들끼리 여행하고,

남편들과 만나 부부가 함께 식사를 하고 헤어지는 여행...

포근한 마무리~

 

집에 돌아오니 갑자기 피로가 몰려왔다.

샤워 후 침대에 들어가니 어찌나 푸근하던지....

나는 그렇게 죽은 듯이 잠 속으로 곯아 떨어졌다.

 

우리의 짧은 여행은 그렇게 끝났고,

오늘 출근을 하니 마치 길고 긴 여행에서 돌아온 듯한 느낌~ 아이구야~

겨우 이틀 다녀와놓고 온갖 분위기는 혼자 다 잡고 있다~

 

역시 나는 일 하는 체질인가 보다~

사무실로 돌아와 일을 하니 어찌나 마음이 흐뭇하고 평온하던지...^^

 

집으로 돌아와 느낌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려다 보니

키보드 위에 올려진 손가락이 바쁘다~

덕분에 오늘 공부 시간만 엄청 뺴앗겼다~ -_-;;

 

가끔의 일상 탈출~

역시 내게 필요했던 삶의 비타민이었다~

 

동생들 좋은 점만 봐주시고, 분위기 띄워주시는 아나스타시아 언니~

우리의 여행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늘 깃대 꽂고 앞장 서서 리드해주시는 소피아 언니~

이번 여행에 함께 하시며 풍요로운 이야기를 안겨주신 리오바 언니~

언니들과 함께 한 시간 참 즐거웠습니다~ ^^

앞으로도 계속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 추억들 함께 만들어가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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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올리고 싶은 음악은...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쌍파울로로 돌아오는 길 터미널에서 기다리며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떠올렸다.

 

여러 버젼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김동규 & 금주희 듀엣으로 골랐다.

 

김동규 & 금주희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