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오스트리아] Vienna행 기차 안에서...

pumpkinn 2014. 12. 13. 05:48


기차만 타면 마치 스위치를 끄듯 잠이 드는 애리..

참 신기했다. 잠이 오는게...^^;;

 


2014 10 10일 금요일

 

어제 일찍 잤는데도 아침에 일어나는게 쉽지 않았다.

하긴 어지간히 걸어다녔다.

거울을 보니 공포의 삼겹살이 나름 감당할만한 삼겹살로 줄어있었고.. 흐흐흐~ ^____^

갑자기 힘이 샘솟는 느낌~!! 하하하~ ^^

 

8 40분에 Café da Manha를 후다닥 먹고는 Check out을 하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우리가 타야하는 기차는 10 08분 비엔나행.

기차 시간을 체크하려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으시더니

친절하게 3번 플랫폼으로 가면 된다고 알려주신다.

어제 모짜르트 레지던스에서의 그 무쉭한 여자와 비교되는 순간.

그 여자 사진이라도 좀 찍어놓을걸 그랬다. (인터넷의 만행~) 큭큭~ ^^;;

 

1.

애리와 함께 기차를 기다리는데 동남아시아에서 온 듯한 아저씨가 웃으며 인사를 한다.

웃으며 인사하시는데 쌩~ 할 수는 없는 것.

같이 인사를 드렸더니 다가오시며 하는 말.

“Are you from Japan?”

일본이 아니라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실은 브라질이지만, 야기가 복잡해지니 간단하게~ 큭큭)

자기 나라에 Elizabeth라는 존경받는 정치가가 있는데 한국 여성이란다.

그런데 나랑 닮았단다.

아주 똑똑한 여자라고, 유명한 여성이랑 닮아서 물어본거라고. 아흑~ ^^;;

 

뭐 나랑 닮은 어느 여성분이 똑똑하시고 유명하다하니 기분은 좋았는데,

진짠지 한마디 하고 싶으셨던건지 알 수가 없다. 큭큭~ ^^

암튼, 그러더니 당신이 기다리던 기차가 도착했다며 인사를 하고는 가시는게 어닌가.

 

애리가 옆에서 웃겨죽는단다.

왜 그렇게 사람들이 엄마한테 말을 많이 시키느냐며 이상하단다.

독일에서도 그렇고 오스트리아에서도 그렇고,

심지어 독어의 자도 모르는 나에게 길까지 물어본다.

내가 뭐 좀 알게 생겼나벼~ 하하하~ ^^;;



유럽 여행을 할때마다 나와 함께하게될 윤운중의 '유럽미술관 순례'

유럽 여행을 떠나는 분들에게 꼭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다.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듣듯 얼마나 재미나게 쓰여있는지..

각 챕터 마지막에 들어있는 유익하면서도 간단한 여행 정보 팁은 보너스~ ^^

 


2.

드디어 우리의 비엔나행 기차가 도착하고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비엔나에 도착한 후 우리의 첫 계획은 벨베데레 국립미술관이다.

왜 미술관인지는 나도 모르겠는데, ^^;;

오스트리아는 예술의 나라니 당연히 미술관을 들려야한다는 막연한 의무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윤운중의 유럽 미술관 순례집에 나와있는 오스트리아편을 읽으며 무작정 그렇게 정했다.

 

윤운중의 유럽 미술관 순례’ .

정말 재미나게 읽었다. 어쩜 그렇게 맛갈스럽게 감칠맛나게 썼는지,

그 책을 읽고 보니 미술학도도 아니건만,

벨베데레 미술관에서 구스타브 클림트와 에곤 쉴라의 그림을 보지 않으면

마치 땅을 치고 후회할 것 같은 절절함마저 느껴졌다는거 아니겠나.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화가 클림트.

클림트는  전통적이고 고립된 빈 미술학풍에 반항하여 탈출하여 빈 분리파를 만들었고,

작품 속에 금빛 색깔을 많이 쓰며, 인물화뿐만 아니라 풍경화도 많이 그렸는데,

특히 풍경화를 그릴 떄는 한치의 공간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인물 습작을 할 때 남성의 발기한 성기형태에다가 그리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했다는 설명은 놀랍기만 했다.

 

사실 난 클림트가 누군지 몰랐다.

그런데 금빛 찬란한 ‘Kiss’라는 제목의 그림을 보니 아하~ 이 그림을 그린 화가구나했다. ^^;;

 

오스트리아 최고의 표현주의 화가로 평가받는 에곤 실레..

철도 역장이었던 아버지와 철도 기술자였던 할아버지.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란 실레는 유년시절부터 대부분을 그림을 그리며 보냈다.

 

클림트를 존경하여 그에게 인정을 받고자 그의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 마침내 그의 눈에 띄게되고

그로부터 재능을 인정받게되는 실레.

재밌는 것은 크림트로부터 넘겨(?)받게되는 모델 발리 노이칠과 연인사이가 되고

그녀는 실레에게 많은 영감을 준 뮤즈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그의 그림은 강렬한 선과 울림을 주는 굵은 치열함이 특징인데

발리와 헤어지고 난 후의 작품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나 애절한 감정이 살아지고

안정되고 차분함이 느껴지게 된다.


“‘앉아있는 에디트 실레의 초상에서 보듯 실레만의 강렬한 울림을 느끼지 못하게 됨은

실레 자신에게는 즐거움을 주었는지 몰라도,

작품을 감상하는 우리로서는 어쩐지 낯설고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윤운증의 말은

왠지 그림을 잘 모르는 내게도 슬프게 느껴졌다는 사실이 재밌기만 하다.


이렇듯 클림트와 에곤 실레에 대한 그림 설명을 그들의 삶과 함께 듣고보니

도저히 벨데베레에 가지 않을 수가 없는게다.

마치 내가 오스트리아에 온 이유는 클림트와 실레를 만나기위함인 듯

나는 그들의 그림을 꼭 내눈으로 보고야 말리라는 결심에 결심을 하고 있었다.


윤운중의 입을 통해 그려지는 그의 삶과 작품 세계는 어찌나 재밌던지

비엔나에 도착할때까지 기차 여행 내내 나는 그의 책에 푹 빠져있었다. 

이렇게 미술화가들에 대한 작품 세계와 삶에 대해 조금 알고나니

스스로가 무척 우아해지는 느낌..^^

미술관에가서 그들의 그림을 만나면 좀 아는척 할 수 있겠다.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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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ina Spektor - B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