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사라이바에서 만난 조르지오 아르마니...

pumpkinn 2017. 8. 25. 06:27

내가 주로 애용하는 구석 공간~

쪼기에 미소 짓는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보인다..^^


 

매일은 아니지만 종종 일을 나가기 전에 사라이바에 들러 책을 읽곤 한다.

그 전에 스타벅스에 들러 까페라뗴 Tall size를 주문하고.

일종의 의식이 되어버린 습관이다.

사라이바에 들어가기 위해선 스타벅스를 꼭 거쳐야한다는 룰이 있는 것도 아니건만.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한 가지 다른 게 있었다면 오늘은 까페라떼가 아니라 아메리카노였다는 것..

연하게 타달라고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들고 사라이바에 들렀다.

아침이라 사람이 없으니 나 혼자 은근한 신경전 속에 자리 쟁탈전을 벌이지 않아도 되었다.

얼마나 좋던지.. 호호~ ^^

 

들어가자마자 오른쪽 구석에 놓여 있는 빨간 의자.

서점에 진열된 까만 책장이 주는 엄숙함과 중후한 분위기에 발랄한 엑센트가 되어

명랑한 분위기를 안겨주는 빨간 의자가 난 참 좋다.

그 의자와 내가 참 잘 어울릴 것이라는 착각도 하면서..^^

그 빨간 의자에 앉으면 마치 연인의 품에 안긴 듯 그리 행복하고 푸근할 수가 없다.

 

그 의자에 앉으면 언제나 나를 바라보며 웃음을 던져주는 남성이 있다.

그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나 역시 미소로 답하게 되는 아주 매력적인 남성…^^;;

바로 조르지오 아르마니다. ^^;;

 

내가 앉은 빨간 의자에서 바로 보이는 곳에

매력적인 미소를 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커버로 된 책이 놓여져 있다.

카메라 렌즈에 시선이 맞추어진 사진이라 마치 나를 보고 미소 짓는 듯한 착각을 일게 한다. ^^;;

기분 좋음~!! ^^

 

처음엔 무심결에 바라봤는데,

오늘은 유독 그 사진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Giorgio Armani..

정말 넘 매력적이지 않은가..? ^___^


 

브라질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특집 방송이었던 것 같다.

간간이 이어지는 인터뷰와 함께 집중적으로 보여준 것은 그의 일상이었는데,.

그의 하루는 어떤지, 그는 어떤 삶을 추구하고, 어떤 꿈을 그리는지를 보여주었다.,

그 방송을 통해 느꼈던 것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화려한 조르지오의 모습보다는

인간 조르지오였다.

 

물론, 세계적인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이 그를 매력적으로 보여지도록

컬러링 되는 요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로서의 엄격한 전문가적 자세와 함께 인간적인 매력이었다.

 

물론, 모든 방송은 편집되어 보여지는 것이고.,

아마도 나는 방송을 만든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그 모습만을 보고 느꼈을 게다.

그러니,

누군가 이에 반하는 이견을 낸다 하더라도 그에 대응할 만큼 깊은 앎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 방송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터뷰 내용은,

하루 종일 자기 작업실에서 일을 하다가 집에 들어오면,

그는 TV도 책도 그 무엇도 보지 않는다고 한 부분이었다.

이유는 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그는,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눈이라고 했다.

자신의 재능을 표현하는 모든 것은 눈을 통해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는 것.

그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것이 자신 안에서 창조되고,

그 창조는 그의 손을 통해 현실화된다는 것.

 

깊은 공감과 여운을 안겨주는 답변이었다.

그는 어떤 질문을 받아도 이탈리안 태생답지 않게 차분하고 덤덤한 자세로 답을 하곤 했는데..

안 그래도 범접하기 어려운 우아한 품위가 느껴지는 그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

 

그래서 그는 눈을 혹사 시키는 작업 후 집에 들어오면

좋아하는 지인들과 함께 와인을 마시며 보내거나

아니면 음악을 들으며 충분한 쉼을 갖는다고 했다.

눈을 편히 쉬게 해준다는 것이다.

 

왜 문득 오늘따라 유난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 방송이 떠올랐을까?

아마도 때문이었을 게다.

 

요즘 눈이 많이 안 좋다.

몇 달 전 내 시력에 맞춰 새로 안경을 맞췄는데

역시나 너무나도 나빠진 내 시력에 내 몸이 적응을 하지 못했다.

돗수를 중간쯤으로 하여 적응해 나가는 수 밖에 없단다.

 

몸이라는 것은 건강할 때는 모르지만, 좀 약한 부분은 아주 예민하게 반응을 한다.

얼마 전, 한 일주일을 머리가 너무 아파 끙끙 앓았더랬다.

잠은 커녕 그야말로 숨 쉬는 것조차 고문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팠다.

너무나도 심한 두통에 놀란 의사는 CT 촬영까지 권했는데 결과는 정상.

후에 알았다. 그 모든 사건들이 바로 안경에서 왔다는 사실을.

그래서 안경 돗수에 내 몸이 적응을 하지 못해서 일어난 상황임을 그때야 알게 된 것.

 

하루 이틀 안경을 낀 나도 아니고..

2살때부터 안경을 꼈으니 50년이 넘는 오랜 시간을 안경을 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하긴, 눈을 너무 혹사하고 있다.

잠시도 눈을 가만두지 않는다.

사무실에선 하루 종일 컴퓨터로 일을 하고.

집에 와서는 강의니 책이니 붙들고 있고,

그나마 쉴 때는 영화를 보고 있으니 눈이 지치지 않을 수 없는 상태다.

 

내가 조르지오 아르마니처럼 세게적인 디자이너는 아니어도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시력이 따라주어야 할 것 아니겠나.

앞으로 눈을 좀 편히 쉬도록 해주어야겠다..

 

매력적인 멋진 남성과 눈 맞추고 미소를 주고 받더니

이렇게 저 혼자 배움까지 얻어가고.

저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면서 흐뭇한 아침을 보냈다. ^___________^;;




내게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빨간 의자~ ^^

웬지 책은 꼭 이 의자에 앉아서 읽어야할 것만 같은 그런 느낌~ ^____^


.

.

Life is Wonderful...

오늘 나에겐 그런 하루였다.

어제는 심장 떨어지는 피하고 싶은 사건들의 연속이었지만..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이렇게 삶은 살만한 것임을..

느끼게 해주지 않나...^^


Jason Mraz의 Life is Wonderf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