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Armando Alvares Penteado 미술관에서 보낸 오후...

pumpkinn 2017. 7. 30. 07:15

Clovis Graciano 작품




미술치료 개론 마지막 수업에서 주리애 교수님께서 강조하셨던 미술관 다니기..

스승의 가르침에 충실한 학생이고자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미술관을 몇 곳을 뽑아놨었다.

오늘 갔던 Armando Alvares Penteado 미술관이 바로 그 중의 하나..

너무나도 놀라웠던 것은 바로 우리 집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남편도 출장 중이고, 애리와 리예도 주말을 이용해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간 오늘..

집에서 빈둥대며 시간을 버리지 말자고 나름 작정을 하고 집을 나섰다. 

구글을 찾아보니 Alagoas 길을 쭉 따라가면 바로 미술관~ 띵호와~!!


그런데 그만 길을 지나쳐 엉뚱한 곳까지 올라갔다 다시 내려왔다.

내가 늘 걷기 운동을 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원에서 돌면 바로 Alagoas 길이었는데..

실은 공원 옆길 이름이 Alagoas인지 오늘에야 알았다는.. 하하하~ ^^;;

 

어쨌든, 그 미술관은 FAAP라는 사립 예술 대학 동네에 있었는데

입장료가 없고, 경비원 아저씨나 안내를 해주는 분들이 어찌나 친절한지..

들어가면서부터 기분이 아주 좋았다.

 

토요일 오후라서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한가로운 정경이 나른한 오후의 햇빛에 그 평화로움을 더 해주는 듯했다.

마치 그리 신전엘 들어가는 듯한 아름다운 정문을 통해 들어가니

성경에 나오는 예언자 석상이 둥그렇게 세워져 있었고, 오른쪽으로 회화실 입구가 보였다.

 

그 입구에서 안내해주는 미술관 가이드가 어찌나 친절하게 설명해주는지..

사진은 찍을 수 없고, 가방은 사물함에 보관해야 한다며..

혹시, 그림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자기를 불러달라는 이야기..

예술대학 학생인 듯, 분위기가 아주 유니크하고 예술적이었다. 하하하~

고마운 마음에 이름을 물어보니 페르난도에요~” 한다..

그러면서 내 이름도 물어봐 주는 센스~

 

이렇게 작은 행동 하나에서 기분좋음의 순간을 서로에게 안겨줄 줄 수 있는데

사람들은 종종 이런 순간을 놓치게 하곤 한다.

오스트리아의 쌀스부르그에 갔을 때 모짜르트의 집에서 만났던

예의 없던 여성이 떠올라 비교가 되었다.

 

페르난도에게 간단하게 설명을 듣고 나는 가방을 넣고는 수첩을 꺼내어 들어갔다.

들어가면서 놀랐다.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되어 있어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지만

PinacoteccaMASP처럼 브라질을 대표하는 미술관도 아닌데

아담하면서도 얼마나 아름답게 전시가 되어 있었는지 들어가면서 탄성이 나왔다.

그것은 아마도 몇 주전 Toulouse Lautrec 그림을 보러 MASP에 갔다가

너무나도 실망을 하고 돌아온 기억이 그리 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서양 미술사에서 배웠던 Toulouse Lautrec의 그림 전시회가 MASP에서 열린다는 광고를 보고

시험인데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뛰쳐갔는데..

그 조악한 조명과 환경에 그야말로 경악을 했었다.

그 거장의 그림을 가져와 그렇게 밖에 전시하지 못했나내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오죽하면 그림을 보고 계시던 어느 할아버지가 한숨을 푹 쉬며 하시는 말씀..

 

내가 브라질인이라는게 챙피해요. 어떻게 이 정도로밖에 전시를 하지 못했을까요..

조명이 엉망이에요. 조명이 그림에 반사되어 그림을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어요. ”

그렇지요..? 하지만 너무 실망마세요.. 삐나꼬떼까는 이렇지 않던데요..

햇살도 잘 들고 이렇지 않아요.”

그래요..? 그나마 다행이네요..”

 

정말 그랬다. 조명이 반사되서 도저히 어느 그림 하나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실망스럽고 속상했던 시간..


그나마 중간에 혜성처럼 나타난 Educador (한국말로 뭐라하는지 모르겠다. 그림 설명해주는 사람)

이 작가의 삶과 그림 설명과 시대적 배경을 너무나도 재밌게 해주어

속상했던 마음이 위로가 되어주었다.

 

어쨌든, 오늘 갔던 곳은 비록 작지만, 마스피와 감히 비교할 수 없을만큼

전시관 안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달랐다.

작품 하나하나의 예술성을 살려주는 조명과 아늑한 공간..

그리고 배경으로 깔아주는 잔잔한 재즈나 보싸노바 음악..

그리고 품위있어 보이는 경비원 분들

그 모든 것이 작품에 더 푹 빠질 수 있는 배경이 되어주었다.

 

이곳은 브라질 화가 미술관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어선지..

조형물은 외국인들 작품도 간간히 눈에 띄었지만

회화 부분은 모두 브라질 작가들이었다.

 

브라질 작가는 Amedia Junior를 빼고는 거의 모르는 나에게는 생소한 이름들이었으나..

잔잔한 것도 좋지만, 브라질의 뜨겁고 열정적인 터치를 좋아하는 나에게

매력적인 시간이 되어주었다.


몇몇 마음에 드는 작가들의 작품을 올려본다.

워낙 유명한 작가들이라 다른 작품들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Clovis Graciano의 작품은 미술관에 올려있는 작품을 찾을 수 없어..

다른 작품이긴 하나, 내 느낌을 끌어들인 작품들을 몇 점 올려본다.



Claudio Tozzi 작품



역시 Clovis Graciano 작품이다.



Francisco Brennand 작품



Lula Cardoso Ayeres 작품



Flavio Carvalho 작품

 


Johann Moritz Ruendas - Indiens dans une Planatation

.

.


오늘 글에는 Maria Gadu의 곡을 올리고 싶었다.

가장 브라질적인 가수..

맑고 서정적인 노랫말을 쓰는 가수...

그리고, 지적인 가수..

그녀의 스타일도 마음에 들고...

목소리는 그 누구와도 비길 수 없다...


Maria Gadu의 많은 음악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할머니를 그리며 만든 곡...

Dona Ci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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