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이야기

미술치료개론과 주제별 작업..

pumpkinn 2017. 6. 29. 11:50

주제: 자신을 나타내기

그냥 해바라기가 떠올라 나름 해바라기라고 그렸는데, 해바라긴지 국환지 나도 헷갈린다. 하하하하~

나는 늘 잎파리를 저렇게밖에 그릴 줄 모른다. 

내가 그리는 모든 꽃은 모두 저 잎파리를 가졌다. 아이구야~ ^^;;

해를 따라가며 바라보는 해바라가처럼, 나는 늘 꿈을 바라보는 꿈바라기다.

어쨌거나, 해바라기는 내가 참 좋아하는 꽃이다.




주리애 교수님의 미술치료개론을 계절학기 과목으로 듣고 있는데,

다른 과목이랑 색다른 점은,

이 과목은 미술치료 전공을 위한 과목이라 그런지 직접 미술 작업 시범을 보여주신다는 것이다.

 

미술 재료 하나하나 보여주시고 

각 재료마다 어떤 기능이 있는지 설명해주시며

각 차시마다 테마별로 작업 시연을 하시는데

첨엔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던 내가 조그만 스케치북을 구입했다. ^^;;

물론, 이런저런 복잡한 재료를 싫어하는 나답게

그저 색연필로 테마 따라 그려보는데

은근 재미가 느껴진다.

 

사실, 나는 그림을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것도 오래전부터가 아닌 근래에 들어서)

내가 직접 재료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야 뭐 당연하게 그림 뿐만 아니라 손으로 하는 작업엔 재능이 없어서기도 하고,

그저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의 작업처럼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한 마디로 나의 관심이나 호기심이 미술 작업이라는 부분까지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

아마도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어쨌거나, 그런 내가 비록 아주 평범하고 간단한 재료인 색연필을 가지고

주어진 주제를 숙체처럼 해보고 있는데

내가 그린 그림을 보면서 웃음이 나왔다.

세상에~ 우짜문 좋아~ 큭큭~^^;;


하지만, 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업이기에 뭐 부끄러움이 느껴질 것은 없었다. 

하긴, 각 차시마다 주어지는 과제를 어설프게라도 해보기로 한 이유 역시

내 자신을 돌아보는 작업이라는 이유때문이었다.

 

온전히 의식을 하지 않고,

무의식에서 끌어나오는 작업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쁘게 그리고 싶다고 그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예쁜 색깔을 쓰고 싶은 마음에서 벗어나..

교수님의 조언대로 그저 마음가는대로 그리려고 했는데

의식하지 않으려는 자체가 의식인 관계로 

내 작업이 보여주는 결과물에서 나의 어두운면, 밝은면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수한 내모습이 보여진다고 볼 수는 없다.


뭐 이런저런 여러가지 복잡한 설명을 떠나서

어쨌거나

뭔가 복잡하고, 이런저런 행동이 들어가는 작업은 안 좋아하는 게으른 내가

노트를 펴고 주어진 테마를 해보겠다고 시작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주리애 교수님은 내겐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재료들을 가지고

어찌나 시원시원하게 뚝딱뚝딱 해내시는지..

그걸 보니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마저 일었다. 하하하~ ^^



  

주제: 나를 표현하기(좌)  지금의 내 감정 나타내기 (우)

겉으로 드러나는 나의 행동은 단순한듯한데, 사실 생각이 많은 요즘이긴 하다.

그런데 내 그림이 가지는 의미는 뭔지 난 모르겠다. 

암튼, 이 그림들은 그리면서 재밌었다.

비록 유치원생 그림 같을지라도 말이다. 큭큭~ ^^



 

이번 미술치료 개론을 공부하면서 한 가지 내 자신에 대해 느낀 재밌는 것은

바로 에 관한 부분이었다.

연필, 자를 선호 하는 사람은 무엇인가 잘 통제하고 완벽하게 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설명을 듣다가 깜짝 놀랬다.

나는 를 그야말로 '사랑하는' 사람이다.

유학 시절 나를 아는 언니는 내가 자를 들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해보인다는 말을 했을 정도다.

그렇게 내 손엔 늘 자가 들려있었다

 

책을 읽으며 중요한 부분, 기억하고 싶은 부분은 줄을 긋는데

자 없이 삐뚤삐뚤 그어지는 것에 경기를 일으킨다.

글자 바로 밑줄이 아니라, 1mm~2mm 아래 행간 중앙에 긋는 스타일이다.

 

물론 그렇게 줄을 그으면 소소하게 낭비되는 시간이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래도 대충 삐뚤하게 빨리 그으며 불편해하는 것보단 자를 이용해 긋는 것이

내겐 깔꼼하게 정리된 느낌이고, 나중에 책을 다시 펼쳐보더라도 기분이 좋고

내가 표시해 놓은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어서 내겐 이미 익숙해진 생활의 일부분이다.

 

그런데 그렇게 자를 가지고 반듯하게 긋는 행동이 강박관념 성향이 짙은 사람이며,

통제를 하는 사람이라니...

고개가 갸우뚱 거려졌다.

 

내가 그런가..?

난 스스로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내가 할수 있는 만큼 하면서 혼자 만족해하는 스타일이다.


게다가 통제..?

난 통제하는 것도 싫고, 통제 받는 것도 싫은 사람이다.

모든 나의 행동엔 나의 책임이 따른다는 전제 아래..

어떤 일이 주어지면

내게 주어진 시간이나 공간 안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어쩌면 내가 스스로는 그리 느꼈을지 모르지만,

어떤 면에서 통제와 완벽을 추구하는 부분이 있는지도 모른다.

재밌는 발견이었다.

 

요즘은 마커를 사용하고 있다.

볼펜과 자를 애용하던 내가, 자를 옆으로 제껴두었고,

마커로 줄을 긋고 있다

반듯하게 그어지지 않은 선을 보면 마음 한 켠에 불편함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반듯하지만은 않는 선들이 친근하게 보이기도 하다.


남편이 그런 나를 보고 놀란다.

"네가 웬일이니? 자를 쓰지 않고 그냥 긋고..?"

"연습 중이야~" 

 

물론 자로 선을 긋지 않는다고 해서

내 안의 어떤 강박적이거나 완벽성을 추구하는 어떤 성향이 없어지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시도해보는 것..

나도 이런 사소한 것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이 재밌고

뭔지 모를 여릿한 희열도 살짝 느껴진다.


자 대지 않고 선 긋기.. 

주제를 따라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상상이 가는 대로 어떤 틀에 갇히지 않고 그림을 그려보는 것

어쩌면 끄적거려보는 것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 모르지만..

어쨌거나 아주 흥미로운 시간이 되고 있다.




주제: 나를 동물로 표현하기

이건 마지막 작업이었는데, 표현을 잘 해내진 못했어도 내겐 가장 쉬운 주제였다.

나는 거북이를 참 좋아하고 거북이를 사랑한다. 

내겐 거북이 팬던트, 거북이 팔찌, 거북이 열쇠고리 등등 거북이 모형이 참 많았다. 

거북이는 좀 느릴지 몰라도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원형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옆에서 누가 뭐래도, 어떠한 시선을 보낼지라도 개의치 않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신의 길을 가는 모습..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삶이고, 내가 가진 성향이 아닐까 싶다.

조금은 사회적인 시선에서 자유롭기에 그렇게 내가 원하는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고집을 부릴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암튼,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동물은 거북이일 것이다. (거북이 처럼 보이지 않는건 아니겠지..? 자라..? ^^;;)




내가 미술치료사로서 활동할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색다른 새로운 세계를 살짝 접해보는 것이 이리 재밌을 줄 몰랐다.

앞으로, 청소년들이나 어린이들과 함께 하게될 기회가 생기면

이런 재밌는 작업들을 끌어와 주의 집중을 잡을 수 있는 방법도 되고...


역시, 내가 과목 선택은 참 기가 막히게 잘한다. 하하하~ ^^

다음 차시엔 교수님은 어떤 재료로 어떤 작업을 보여주실까..

호기심과 기대 속에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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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Playing for Change 프로그램의 곡들 중 또 하나 뽑아왔다.

Redemption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