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이야기

한 학기를 마치며...

pumpkinn 2017. 6. 16. 00:31



 

한 학기를 끝낼 때마다 낯선 느낌이 나를 감싸온다.

마치 한 학기가 끝나면 거쳐야 하는 관문처럼..

어떤 의식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도 들고..

 

벌써 3학년이 되었고, 그리고 반이 지났다.

1, 2학년 때보단 좀 더 열심히 하긴 했지만,

기말 고사 때 열심을 내지 못했다.

50%의 성취로 봐야 하나, 50%의 실패로 봐야 하나.

 

해석은 내 마음대로~

다음 학기엔 좀 더 열심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하고 싶다. ^^

 

이번 학기에 나를 사로 잡았던 과목은

단연코 남영 교수님의 혁신의 과학사

강민경 교수님의 즐거운 동화 읽기였다.

 

첫 강의부터 나를 온전히 사로잡았던 두 과목..

가만 돌아보면, 나는 그랬던 것 같다.

늘 전공과목보다 교양과목에 미쳤던.. 하하하하~


 

강민경 교수님의 <즐거운 동화읽기>

 

한 학기 강의를 마치고 눈물을 흘렸던 적은 또 처음이었던 것 같다..

강민경 교수님의 <즐거운 동화읽기> 강의가 그랬다.

마지막 과제를 올리면서 교수님께 감사의 뜻을 전하다가..

그만 울컥해져 눈물이 떨어졌다.

 

과제를 통해 주고 받는 교수님과의 나눔

참 감사하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즐거운 동화읽기>는 몇 번의 과제가 주어지고..

과제가 올려질 때마다

교수님은 댓글이 아닌 답글로 교수님께서 글에 대한 느낌을 적어주신다.

 

그 많은 학생들의 글에 하나하나 답글을 주시는 게다.

그 어떤 글 하나 대충 답글을 주시지 않는다.

교수님의 학생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느껴지는

피드백을 주시는 것..

 

과제를 하는 동안 참으로 행복했다.

생각해보지 않은 새로운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좋았지만,

이번엔 교수님의 답글은 어떤 내용일까 기다림 속에 두근거리던 시간들

 

<즐거운 동화읽기>는 내게 동화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시간이었다.

그렇게 내 책장엔 동화책 몇 권이 끼어들게 되었다.

 

동화든 소설이든 역사 속에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 오리진과 유래는 있는 것..

그 동화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모습으로 나타난건지..

강민경 교수님은 교수님만의 특유한 스토리텔링 교수법으로 우리에게 전해주셨다.

 

샤를 뻬로가 누군지 조셉 제이콥스가 누군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누군지 내가 어디 들어보기나 했을까..

비슷한 동화들이 작가에 따라 어떻게 변형되었는지..

나라마다 어떤 동화가 내려오는지..

우리 나라엔 또 어떤 동화들이 있는지등등..

정말이지 내겐 완전 새로운 세계였다.

 

재밌는 것은,

그림 형제 부분을 얼마나 재미나게 공부를 했는지...

Netflix 시리즈인 Grimm을 몽땅 다 보았다는 게 아닌가.. 아이구야~

 

물론, ‘Grimm’형제의 동화 속에 일어난 모든 일들이 실은 동화 속에 꾸며진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일어난 일이고, 바로 그 괴물들을 Grimm 형제들의 자손들이 잡아낸다는 설정인데..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다음 시즌이 올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

글고보니 내가 Grimm 시리즈를 보느라 공부 시간 뺏긴거구만~ 하하하~

 

교수님의 강의는 얼마나 재밌는지..

내가 강의를 들을 때면 때때로 남편도 와서 함께 들으며 우리는 깔깔 넘어가곤 했다.

 

한 번도 뵌적도 없고,

교수님은 내가 누군지도 모르시는데

나 혼자 이렇게 난리 부르쓰 추며 좋아라 하고 있다.

 

언젠가 한국에 나가면 꼭 뵙고 인사드리고 싶다.

그때 길게 길게 과제를 내던 브라질에 사는 학생이 바로 저였다고..

만나서 인사드리고 싶다.

  


남영 교수님의 <혁신의 과학사>

 

혁신의 과학사는 정말이지 온전히 말 그대로 미쳐서’ 보냈다.

나는 위인들을 보면 그들은 일상 속에서도 위대한 성품을 가진 이들이라고

내 마음대로 착각하곤 한다.

하지만이번 공부를 통해코페르니쿠스나 브라헤케플러갈리레이뉴턴아인슈타인 같은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위인들의 민낯을 보았다.

갈릴레이 부분에선 완전 정점을 달했다.

뉴턴과 라이프니츠와의 미적분에 대한 20년간의 싸움을 보면서 허걱했고...

아인슈타인은 그야말로 자상하고 성품이 끝내주는 과학자인줄 알았지만..

역시 그도 인간의 양면성이 다분히 드러나는 학자였다는 사실은 재밌었다.

 

내가 성경에서 아주 재밌어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아브라함이 자기 목숨 하나 살리자고

자기 아내 사라를 누이라고 속여서 왕에게 보내는 장면이다.

이 얼마나 비굴하고 치사한욕나오는 남편의 모습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장면은 위로를 준다.

신앙의 역사 대대로 믿음의 조상이라 일컬어지는 아브라함도 인간적인 나약함을 지녔다는 것은

위로가 되는 부분이다.

 

바로 성지 순례를 갔을 때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갔던 이스라엘과 이집트 여행보다

바오로의 발자취를 따라갔던 터키 그리스 여행이 더 감동적이었으니까.

그것은 아마도 예수님은 그 어떤 고통을 당하셨어도 이시고 신의 아들이시기에

그것을 견뎌내실 수 있었을 거란 마음이 내 안에 잠재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예수님이 인성을 가지셨다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순수(?)한 인간인 바오로는 상황이 다르다.

그는 인간으로서 그 많은 고통 속에 예수님의 발자취를 쫓았다.

그게 감동이었다내겐.

 

어쨌거나..

혁신의 과학사를 통해 만난 과학자들의 업적과 그들이 삶 속에 보여준 인간적인 면모는

실망이라기 보단 왜려 더 가깝게 느껴지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저 높은 곳에 있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기 보단

바로 우리 동네에서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랄까

 

정말이지 배움의 희열~

감정의 절정을 느끼며 열광 속에 공부했던 과목이었다. 

 

남영 교수님과 강민경 교수님의 다른 과목도 꼭 듣고 싶은데..

졸업 전에 교수님의 또 다른 강의가 올려지면 얼마나 좋을까..

 

내게 배움의 기회를 또 한번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그 다가온 기회를 현실적으로 든든하게 지원해주고 있는 남편에게

얼마나 고맙고 또 고마운지..


다음 주부터 방학이 시작되고, 계절학기가 시작이다.

이번엔 좀 강행군이어도 2과목을 신청했다.

16차 강의를 4주차에 끝내는 계절학기..

한 과목이면 적당한데 두 과목을 한다는 것은 나로서는 좀 벅차지만..

그래도 내년에 숨을 좀 쉴 수 있으려면 이렇게 해놓아야 하니..

내겐 별다른 초이스가 없다.


또 좀 긴장감이 돌아야 깨어있게 되는 나다보니..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나를 시험해보는 기회가 되기도 할테고...

내 청개구리 성향이 이럴 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재밌는 사실이다. ^^


지난 한 학기,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이다.

아마도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학기지 않았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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