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생각지 않게 다녀온 Henri Cartier-Bresson 사진 전시회...

pumpkinn 2017. 5. 22. 04:49


Henri Cartier-Bresson의 전시된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출처: 구글>


 2017년 5월 20일 (토요일)


자주는 못 만나지만,

1년에 한 두 번은 꼭 시간을 함께 하는 세실리아 언니를 만났다.

언니와 내가 주로 만나 다니는 곳은 빠울리스따 거리다.

 

오늘은 빠울리스따 대로에 있는 Casa das Rosas (장미의 집)이었다.

뒷뜰에 있는 까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지난 시간 있었던 일상을 잠깐 나누고는 일어났다.

 

세실리아 언니는 문화 정보에 밝으시고

취향이 비슷하기에 우리의 만남은 종종 전시회로 이어지곤 한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사진의 아버지로 불리는 앙리 까띠에르 브레송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Fiesp로 향했다.

 

브레송의 흑백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주제는 거리와 사람들이었다.

사진 작가로 활동하기 전에 그의 열정은 그림이었다고 한다.

그는 먼저 도형적인 구도를 잡고 그 안에 사람들을 끼워넣는(?) 식의 작품을 찍는다는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간단한 동영상을 보고나니

막연히 좋다라는 느낌을 넘어서 좀 더 깊이 느껴졌던 것 같다.

 

전시된 그의 작품들이 던져주는 느낌을 키워드로 뽑아보자면,

연민, 허무함, 낯설음, 나른함, 무료함, 고독, 상실감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뭔지 모를 친근함이 느껴졌던 것은

어쩌면 우리 어린 시절의 골목길들의 풍경들이 떠올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들일 뿐이다.

좀 더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사진 전시회를 나오니 또 다른 공간에서는 브라질 현대 미술 작품 전시회가 있었다.

잠시 들어가 둘러보고는 우리는 저녁을 먹으로 발길을 옮겼다.



현대미술 전시회 공간...

입구에 가는 철사로 꾸며진 커다란 그물로 된 작품이 있었는데..

사진에서는 잘 표현이 되지 않았지만, 환상적이었다. 

은은하면서도 꿈처럼 느껴지는...마치 우주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저녁 내내 우리가 나눈 이야기들은,

앞으로 삶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계획 속에 준비를 하고 있는지 등등에 관한 주제들이었다.

서로 닮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언니와 나

물론 서로 가고 있는 길은 다르지만,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비슷하니

그런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곤 한다.

 

레스토랑에서 나와 쇼핑의 아기자기한 정원이 너무 예쁜 노천까페에서

까페를 마시고는 10시가 되어서야 헤어졌다.

 

서로의 바쁜 일상으로 시간이 안 맞아 힘겹게 만나진 언니와의 시간

마음이 풍요롭게 느껴지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오랜 여행을 떠나는 언니

언니가 원하는 의미 깊은 시간 되시기를

.

.

Seu Jorge e Ana Carolina - é isso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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