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배꼽 잡은 어머니 날~

pumpkinn 2017. 5. 20. 13:41


2107년 5월 14일 일요일

 

성당에서 일을 끝내고 집에 들어오니 집이 깨끗하게 치워져 있다.

 

웬일이래?’

 

별 생각 없이 고개 갸우뚱 거리며 방에 들어가는데,

침대 옆에 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화분이 놓여있다.

 

오잉? 웬 해바라기?’

 

보니 리예가 어머니 날 선물이라고

방 치워놓고 정리해놓고 ~!!’ 화분을 올려놓은 것이다.  (에구 이쁜 우리 새끼~)

보니 그 뒤에 카드가 꽂혀있다.

 

엄마

지금까지 나한테 해준 모든 것에 고맙고

날 항상 응원해줘서 고맙고

내 얘기 항상 귀 기울여줘서 고맙고

이 미친 딸을 감당해줘서 고맙고 (ㅋㅋㅋㅋ)

항상 나를 긍정적인 쪽으로 이끌어줘서 고맙고

이 세상에서 최고의 엄마라서 Thank U

사랑해!

 

리예는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한다. (내탓이오~ 내탓이오~ 부족한 에미의 탓이다~ )

그런데 카드를 한글로 써서 깜짝 놀랬다.

알고 보니, 포어로 쓴 내용을 친구가 한글로 번역해주었고,

카드에 그림을 그려서 한글로 옮겨 적은 거였다. 하하하하~

글씨를 예쁘게 써서 또 감동~ 큭큭~ ^^;;

 

우리 리예가 초등학생이 아니라 대학교 4학년이란 사실을 떠올리면

딸래미가 이렇게 한글로 카드 썼다고 엄마가 이리 감동하는 것이 더 웃기는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

 

미친딸을 감당해줘서 고맙고ß 완전 죽는 줄 알았다.

나이만 스무살이지, 아직 애기같고 개구끼가 철철 넘치는 리예~

자기가 너무 장난꾸러기라 ‘Filha louca (미친 딸)’이라고 표현했을 것이다.

친구의 한국어 실력도 고만고만하니 글자 그대로 번역했을 것이고.. 

 

모두 끼리끼리 만난다고, 리예 친구들도 보면 다들 어찌나 장난꾸러기들인지

그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에 내 입가엔 미소가 절로 지어지게 하는 아이들이다.

 

리예는 어릴 때부터 자기와 함께 해준 찌아 마리아에게도

카드와 함께 장미 꽃을 선물하고

찌아 힘들다고 설거지랑 찌아 방까지 청소해주고 정리를 해놓았던 모양이다.

마리아가 집에 들어와서는 얼마나 기뻐하고 좋아라하던지..

 

하긴, 마리아는 우리 리예가 태어날 때부터 함께 했으니,

자기에겐 제2의 엄마와 같은 존재다.

엄마의 빈자리를 늘 함께 해주며 채워주었으니..

애리와 리예에게 뿐만 아니라, 내게도 보배 같은 존재다

마리아가 얼마나 든든하게 지켜주었는지..

아이들도 나도 복이 많다.

 

리예의 완전 웃음 빵 터지게 하는 카드와 해바라기 선물로 나를 감동시키더니

애리는 직장 다니며 월급받는다고 근사하게 저녁을 쏘아 행복을 안겨주었다. ^^

 

인제 해바라기 꽃잎은 하나하나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내 마음의 해바라기는 환히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예쁜 새끼들

이쁘게 잘 자라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딸 아이들의 사랑을 한가득 느낀 하루였다.


난.참.행.복.한.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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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 행복해지는 노래..

칵테일 사랑~

오늘은 서영은이 부르는 버젼의 '칵테일 사랑'을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