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내가 영화 속의 주인공이라고...

pumpkinn 2017. 4. 16. 22:57





2017415일 토요일

 

나는 종종 내가 영화 속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것은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마냥 행복하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디 영화가 마냥 행복하고 기쁘고 즐거운 스토리만 있던가

결코 아니다. 아마도 동화 속에서도 존재하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생각할 떄,

뭔가 삶에 스토리가 입혀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저 평범한 일상이어도 거기에 뭔가 함께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소소한 의미라는 하늘하늘한 스토리가 입혀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내가 열심히 일을 할 때는

The Lake House의 산드라 블록의 한 장면을 사는 것 같고

열심히 공부할 때는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이 된 듯한 느낌이고

허접한 글이라도 블로그에 글을 쓸 때면,

마치 제인 오스틴이 된 듯한 느낌이며,

공원을 걸을 때면,

마치, 제니퍼 가너나 에밀리 블런트가 된 듯한 느낌이다..

 

내 삶이 그 자체로 한 편의 영화라고 생각하는 것

나만의 영화를 찍으며, 내가 주인공이고 각색하며 스토리를 전개해나가는 것

얼마나 멋드러진 상상인지

 

공원을 걸으면서 지금 영화를 찍고 있는 순간이라 생각하니

더 열심히 걷게되는 나를 느끼게 된다.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시험이 끝나면, Paulista 거리를 걸어야 겠다.

화사한 햇빛 속에 커피를 마시며 Paulista 거리를 걷고 싶다.

참으로 오랜 시간 나가지 않았다.

길을 걷다가 MASP에 잠시 멈출 수도 있겠다.

아니, 시간이 되면 발길을 돌려 Pinacoteca로 갈지도 모르겠다.


조각보다는 회화가 좋다.

괜히 여기저기 다니지 말고, 회화실에서 좀 더 오랜 시간 머물고 싶다.

내가 미쳐라 하는 Saudade 앞에서 한참을 앉아서 느낌도 끄적가려가면서..

프라도 미술관에서 나를 눈물흘리게 했던 ‘The Lovers of Funeral’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금요일이 좋을까.. 토요일이 좋을까..

 

남편은 출근했고

애리와 리예는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다.

 

애리와 리예에게 많은 여행의 기회를 주고 싶다.

자기들에게 지금 주어진 이 순간을 마음껏 만끽하기를..

그래서 행복한 그림을 그려놓을 수 있는 기회를 마음껏 누리기를

주위에 좋은 친구들이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마음껏 느끼기를..

 

시험 공부한다고 집중을 돕는 Piano 연주를 틀어놨더니

쌀쌀해진 바람에 마음이 흔들려 잠시 감상에 젖어 옆으로 샜다.

가을이 온 탓이기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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