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리뷰

[독서리뷰 136] 장영희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고…

pumpkinn 2017. 1. 21. 10:29




장영희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고

 

 

계절학기가 끝나고 다음 학기가 시작하기 전 까지 그동안 공부를 핑계로 살짝 옆으로 놓았던 책을 좀 많이 읽자고 나름 다부지게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해서 가장 먼저 읽게 된 책이 장영희 교수님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였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내가 책을 고르는 법은 다소 미신적이다. 물론 그 순간 읽고 싶은 책이 분명할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그장 책장 앞에 서있으면, 책이 나를 부르는 것을 느낀다. 내가 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꼭 필요한 책이 마치 나를 초대하는 느낌. 참으로 경이로운 느낌이다.그렇게 읽게되는 책은 어김 없이 그 순간 필요한 배움이나 깨달음을 안겨준다.. 위로나 치유를 안겨줄 때도 있다. 바로 이번 같은 경우다.


장영희 선생님의 책에 대한 느낌은 포근함, 따뜻함, 온화함, 공감, 사랑, , 희망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예리하고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으신다. 하지만, 그것은 나에 대한 깊은 관심에서 우러나오는 스승의 가르침이기에 왜려 혼나고 싶어지는 그런 느낌도 들고.


이렇게 쓰다보니 와우 때가 떠오른다. 그때는 스승의 따끔한 꾸중이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아마도 선생님께 혼나면서 좋아했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다른 와우에게 던져지는 따끔한 충고가 부러웠던 기억. 그것은 스승의 애정어린 관심과 가르침이었음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게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는 그야말로 문학과 함께 숲을 거니는 시간이었다. 장영희 교수님이 우리와 나누고 싶은 문학 작품과 함께 당신의 삶속에 일어난 소소한 일상들, 작가나 시인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당신의 목소리로 조근조근 들려주시는 시간. 바로 그런 행복한 산책이었다. 존경하는 선생님과 함께 아름드리 나무 숲을 거니며 지저귀는 산새들 소리를 들으며 나누는 시와 소설과 에세이. 눈물나게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독립운동가였던 아름다운 모드 곤을 사랑했던 예이츠의 고통스런 사랑이야기..

엘리자베스 베릿과과 로버트 브라우닝의 사랑이야기..

딸이 대학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만이라고 가질 수 있게 뛰어다니셨던 아버지의 사랑이 담겨진이야기

당신 연구실에서 교정에 있는 제자 장영희를 발견할 때면

마리아~ 마리아~ 사랑하는 마리야~”를 부르시던 브루닉 신부님 이야기

시인이 되고 싶었던 친구 이야기..

뜨거운 태양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던 이방인의 뫼르소 이야기


까뮈의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장 그르니에가 떠올랐다.

스승의 글을 읽다가 벅차 오르는 설렘을 어쩌질 못해 달음박질 하는 청년 까뮈가 떠올라

잠시 뭉클해지기도 했다. 그가 가진 뜨거운 열정이 부러웠기 때문이다.

 

이 책이 내게 안겨준 선물은 바로 부추김이었다. 도닥거림이었다. 너무 안일하게 게으른 생활을 하고있는 나에게 인제 그만 일어나라는 부드러운 꾸지람이었다. 그것은 몸이 불편하신 교수님과 사지 멀쩡한 나와의 비교를 통한 자극이 아니다. 영혼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묵직한 떠밀음이었다. 

 

장영희 교수님은 나의 선생님도 아니셨고, 생전에 내가 뵌 적이 있던 것도 아닌데

너무나도 가까이 느껴져 마치 삶의 어느 한 순간을 함께한 듯한 착각이 인다


그랬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그녀와 함께한 지난 일주일은 여린 떨림과 함께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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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밤...

가슴 아프게 아름다운 밤이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Kenny G - Forever in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