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올 한해를 돌아보며...

pumpkinn 2016. 12. 15. 10:18

독일에서 애리와 함께한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행복한 여행이었다.




아직 12월 중반이긴 하지만..

올 한해가 가준(?)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시간이야 워낙 정직하고 성실하니,

내 마음이 이렇건 저렇건 자기 발자국을 옮겨놓겠지만,

나로서는 가주는 것처럼 느껴지니..

올 한 해가 내겐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하루살이 같았던 한 해..

하루를 잘 마치고 돌아오면 그게 감사였고,

내일 해가 떠오르는게 두렵게 느껴졌던 많은 시간들

그 또한 모두 지나갔다.

 

다빗 왕의 이야기던, 알렉산더의 이야기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구절이 힘들 때 마다 얼마나 큰 위로가 되어주었는지..

올해도 내게 숨 쉴 수 있도록 함께 해준 구절이다.

 

또 얼마나 많은 사건들이 있었는지

내 마음에 쏙 들게 꾸며 들어간 집을 팔고, 다시 새로 이사를 해야 했고,

그 와중에 중간고사가 겹쳐 살얼음 위를 걷는 불안 초조 긴장 속에 시험을 치뤘고

좀 숨 좀 쉬나 했더니 남편이 갑작스레 아파 근 20일을 병원에 입원을 했다.

이 모두 지난 2개월 사이에 모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고 나니 또 기말고사~ ^^;;

특별히 하는건 없어도 병원에 같이 있다보니 당연히 수업은 밀렸고,

강의 따라잡기도 벅찬 가운데 또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대체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모르겠는 난리 부르쓰 속에 기말 고사가 끝났다.

 

그런가운데 12월 중반에 들어선 것

눈물나게 감사했다.

정말 내평생 이렇게 힘들었던 한 해가 있었을까 싶었을 정도로 초긴장 속에 보냈는데,

감사하게도 평온하게 한 해를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뭉클하다..

정말 참 잘 견뎌냈다.

 

내년은 내년

올 한 해 잘 끝낸 것만으로 감사하자

올해를 잘 견뎌낸 우리 모두는, 내년 역시 잘 견뎌낼 것이다.

인제 지옥 훈련도 받았으니, 좀 더 강해지지 않았나 말이다.

 

모든게 감사하다.

남편은 그 후 자기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며 운동도 함께하고 있다.

그게 제일 감사하다.

덕분에 내가 남편하고 이혼하고 젊은 남성이랑 재혼했다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이야기까지 들었다는게 아닌가~ 하하하~

첨에 듣고 좀 황당하긴 했어도~

~ 내가 한 능력하는 아줌마 같아 기분이 가히 나쁘진 않았다~ ^^;;

 

남편이 살이 빠지니 확실히 피부도 좋아지고 젊어 보인다.,

안그래도 동생이냐~ 아들이냐~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결국엔 이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젊은 남자랑 재혼한 한능력하는 아줌마가 됐다~ 하하하하~

 

오늘 친구 부부와 함께 오랜만에 만나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다 왔다.

정말 얼마나 오랜만인지

30년 친구다 보니, 이렇게 오랜만에 만나도 바로 엊그제 만난 듯 편하다..

부부가 다 나이가 비슷하다보니 모두 친구같기도 하고

 

내 남편도 아팠는데, 그 친구 남편도 몸이 안 좋다..

우리 모두 그런 나이가 된 것 같아 씁쓸하고..

서로 건강 잘 지키라며 걱정하며 헤어지는 우리..

우리 뿐만 아니라 그 친구도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해..

역시 잘 견뎌왔다.

신앙심이 깊은 친구라 기도 속에 잘 지켜내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한국도 엉망이지만, 브라질 또한 장난이 아니었던 한 해

이 어려움 속에 잘 견뎌내고 있는 우리 모두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하시길..

두 손 모아.. 마음을 모아.. 기도드린다

 

여기까지 달려오느라 수고했다. 호박탱이~

*토닥토닥~*

*쓰담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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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여고시절 즐겨듣던 팝송이 그리워졌다...


기억 속의 잊을 수 없는 팝송..

Marianne Faithfullㅡㅁ의 This Little 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