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 함께

봉사자 교육 2강 – 탈출기, 레위기 & 민수기

pumpkinn 2016. 3. 9. 11:39

램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지난 주에 이어 봉사자 교육 두 번째 강의가 이어졌다.

첫 시간에 배운 창세기를 복습으로 흝고 탈출기로 들어갔는데,

이번 강의에서 좋았던 것은, 신부님께서 모세 오경을 큰 흐름으로 잡아 보여주신 부분이었다.

 

한 흐름으로 정리하자면,

1. 창세기는 그리스도교적 인간관을 보여주며 인간의 죄와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었다면

2. 탈출기는 하느님을 앎의 여정이고

3. 레위기는 전례를 통해 하느님을 기억하는 자리이고

4. 민수기는 그렇게 기억한 하느님을 삶 전반에 걸쳐 일상 속에서 체계화 시키는 것을

성경에서는 보여주고자 했다는 설명을 들으니,

그 지겨운(?) 전례 예식을 다룬 레위기와 아주 세세한 규율까지 언급해 놓은 민수기가

왜 그렇게 쓰였는지를 알게되었고 아하~’ 작은 탄성과 함께 이해가 되었다.

 

물론, 안다.

성경이 절대로 어떤 의미와 목적 없이 제멋대로의 순서로 쓰여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너무나도 많은 나무들이 산재해있으니,

그 나무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숲의 형태를 읽어내지 못했다는 것이 나의 약점이자 부족함이었기에

이렇게 큰 흐름을 짚어주심은 마치 안 보이던 그림을 돋보기로 확대하여 보여주신 듯한 느낌이었다.

 

오늘 나에게 다가온 키워드는 단연코 기억전례였다.

기억에 대한 말씀을 들으며..

언젠가 고백 성사를 드리며 내게 말씀해주셨던 하느님을 잊어버림에 대한 말씀을 듣고

꺼이꺼이 울며 나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죄란 늘 하느님의 현존과 관계가 있다고 하셨다. (절절히 느끼고 있다. -_-;;)

, 하느님과 함께 하지 않음을 뜻하며, 하느님과 함께 하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우리가 하느님을 잊어버리기 때문인데, 하느님을 기억하는 자리가 바로 전례라는 게다.

하느님을 기억하고 떠올리게 하기 위해 성막을 만들었다.

그러니까..

늘 망각 속에 헤매는 우리에게 하느님을 거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성막, 즉 성당을 만들었고,

우리는 바로 전례를 통해 하느님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내게 두려운 떨림으로 다가왔던 말씀은..

전례가 없으면, 은총도 없으며 우리가 하는 신앙 고백은 유효하지 않다는 교황님의 말씀이었다.

요즘 읽고 있는 빠뜨리시아 언니가 빌려주신 마리노 레스트레포의 증언에서도 보면.

우리가 전례 속에 성체를 모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것이 얼마나 큰 은총이며

또한, 우리가 성체를 모실 때마다 이뤄지는 화해와 평화를 통해 연옥 영혼이 구원된다며..

미사를 꼭 참여하고 성체를 꼭 모셔야 한다는 말씀을 읽으며 전율했던 기억이 떠올라

나는 또 그렇게 두근대는 놀람 속에 그 말씀을 듣고 있었다.

 

암튼, 하느님은 우리가 죄도 짓지 않고 완벽한 선으로 살기를 바라시지 않는다는 말씀은 위로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거룩함이고, 그 거룩함은 바로 기억해 달라는 것이라는 말씀.

우리가 하느님을 끊임없이 기억할 때 우리는 거룩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바로 하느님과 같은 속성을 지닌 존재.

그래서 하느님이 아브라함에게 떠나라 하신,

그러니까 죄에서 떠나 당신과 함께 살자고 하신 초대가

바로 지금 현재의 우리에게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

우리는 그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억~!!

늘 내게 끊임없이 목덜미를 잡고, 발목을 붙드는 그것이다.

내가 원하고 그리워하는 깊은 신앙 생활을 하지 못함도..

내가 열정 속에 꿈꾸는 꿈을 이루지 못함도..

그 모두 열심히 달리다가 그만 중간에 나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내가 그 꿈을 얼마나 간절히 원했었는지를 잊어버림에서 왔던 자연스런 결과였다는 사실에

왕짜증이 나고 몸서리가 쳐진다.  *바보~ 멍텅구리~ 단세포~ 말미잘~!!*

 

어쩜 그래서 하느님은 끊임없이 나를 일깨워주고 계시는 것 같다.

깨어 있으라고 말이다.

 

이렇듯, 오늘 내게 깊이 다가왔던 키워드들은..

앞서 말했듯이 기억과 전례와 함께 망각, 죄였다.

 

오늘의 결심~!!

늘 깨어있는 나~ 늘 기억하는 나~ 그래서 거룩한 내가 되기~!!

내가 선택한 일상 속에서 하느님을 떠올리는 방법은 순례자의 기도다.

하느님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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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자유 - 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