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 함께

성경쓰기 시도..

pumpkinn 2016. 2. 5. 11:19

 



지난 주일 신부님 강론 말씀을 듣다가,

문득, 내 마음에 성경을 쓰도록 하자라는 생각이 마치 물 위로 방울이 튀어 오르듯

내 가슴위로 동동 떠올랐다.

 

이윤제 주임 신부님의 강론 스타일은 지적이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다.

그런데 지난 주일 강론 말씀은 플러스 알파로 우리를 깔깔 웃음 속으로 몰아넣으셨다.

말씀의 요지는 변덕스런 우리의 신앙심이었는데,

그 비유를 수국의 꽃말로 풀어내시며 우리를 그렇게 유쾌한 웃음을 짓게 만드셨던 것.

 

처음 알았다.

수국의 꽃말이 변덕이라는 것을

 

우연케도 그 전 주에 우리는 깜뽀스 도 조르덩엘 다녀왔고,

그 예쁜 도시는 길 곳곳이 수국이 색색깔로 피어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번 주 강론 말씀에 수국이 나오다니.

 

암튼, 우리의 신앙이 수국을 닮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 송이 수국을 닮았네요~” 하면..

그 깊은 뜻을 알아들으라는 것~ ^^;;

 

우리가 그렇게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린 것은,

사실 말이 좋아 호탕이지,

우리 모두 그게 다른 이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이야기임에 도둑이 지발 저린다고,

너무 콕 찝어 말씀해주시는 통에 머쓱함이 더 큰 웃음으로 튀어나온 것일게다. ^^

 

우리는 미사가 끝나고 일을 시작하기 전에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수국 닮은 당신에 대한 이야기로 내내 이어졌다.

 

거참~ 그 얼마나 우아한 꾸짖음인지~

한 송이 수국을 닮았어요~”

말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한 거고,

듣는 사람은 칭찬이 아닌 꾸짖음인줄 알면서도 기분 나쁘지 않은..

 

우리가 앞으로 누군가에게 지적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을 이런 표현들을 사용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꽃말 연구를 해봐~? ^^;;

 

멍석이 길었다~

말씀을 들으면서, 나는 벌써 오래 전부터 내 안에서 가시처럼 걸려있는 화두가 떠올랐다.

그렇게 한 송이 수국을 닮은 신앙인에서 어떻게 항구하는 덕을 가진 신앙인이 될 수 있을까?

물론 기본적으로, 기도고, 말씀이고, 봉사고, 등등이 있지만

나로서는 무엇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으니,

어떻게 하면 나를 신앙적으로 성숙해지고 깊어질 수 있을까..?

벌써 오랜 시간 내게 주어진 숙제다.

 

그야 행동이 따르지 않으니 그렇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다른 것은 쉽게 따라지는 행동이 신앙에서는 어쩜 이렇게 어려운 걸까..?

하느님과 가까이 있고 싶은 마음은 늘 마음으로만 바라는 해바라기 짝사랑이지,

늘 나의 행동은 그 주변에서 맴돈다.

 

어쨌든, 강론 말씀을 들으면서 내 안에 떠오른 그 말씀을 한 주 내내 마음에 두고 있다가

오늘에야 행동에 옮겼다.

, 구약이던, 신약이던 처음부터 쓰겠다는 유치한 결심은 하지 않았다.

마치 결심을 하기 위해 새해를 기다리는 것 같은 아해적인 생각.

몇 년 전 성서 쓰기를 할 때 그만 둔 그 부분부터 쓰기로 했다.

그러지 않으면, 맨날 창세기만 쓰다 끝날 것이고, 늘 복음서만 쓰다 끝날 것

그게 어디 한 두 번인가? 창세기 보기도 미안하고, 마태복음 보기도 머쓱하다.

 

예전에 그만 둔 곳이 어딘가 상자를 꺼내 열어봤더니,

루카복음 12장이었다. 그때가 2012 8 11.

내가 성경을 썼던 게 그렇게 오래 전이었구나.. 시간이 어찌나 빨리 흘렀는지..

오늘 2016 2 4일 날짜가 기입이 됐다.

몇 장씩 쓰겠다는 생각은 애저녁에 하지 않았다.

그저 매일매일 성경을 꺼내 들고 한 단락이라도 쓰는 습관을 들이자는 것이 나의 목표다.

신약을 다 쓰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저 오로지 나의 목표는 하루에 한 줄이라도 성경을 쓴다.’ 는 것이다.

 

.. 진지하게 써내려 오다가..

갑자기 주일 날 신부님께서 사무실에 오셔서 웃으시며 내게 하신 말씀이 떠올라 웃음이 나온다~

 

한 송이 수국 같은 자매님~” 아흑~ ^^;;           

함께 있던 우리 재정팀들 그 말씀에 깔깔 웃음 터지고~ ^^;;

~ 신부님 저 알아요~

제가 수국 닮은 거요~ 하하하하~

토요일에 상임 위원 모임에도 배신때리고 안가고~

그날이 신부님 사제수품 축일이었는데도 안가고 다른 약속 팀으로 갔으니~ ^^;;          

물론 장난치시며 웃자고 하신 말씀인거 너무 잘 알지만

죄송했던 마음이 내 안에 있었던지라 괜히 혼자 그리 콕콕 찔렸던 것~ ^^;;

 

어쨌든, 신앙에서든 삶에서든 앞으로는 변덕스런 수국이 아니라~

사시사철 한결같이 푸르름을 잃지 않는 든든한 나무가 되어야겠다고..

조심스런 다짐을 해본다. ^^              

 

오늘 하루는 목표 달성이다. ^^

시작이 반이다.                            

내일도 한 줄이라도 쓰는 나 이기를~

.

.


서울 대학교 성악과 학생들이라고..

내가 들은 여러 버전 중 가장 좋아하는 버젼이다...


천사의 말을 한다해도...





내가 천사의 말한다해도
내 맘에 사랑 없으면
내가 참 지식과 믿음 있어도
아무 소용 없으니
산을 옮길 믿음이 있어도
나 있는모든 것 줄지라도
나 자신 다 주어도
아무 소용없네 소용없네
사랑은 영원하네

사랑은 온유하며
사랑은 자랑치 않으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불의 기뻐하지 아니하네
내가 천사의 말 한다해도
내맘에 사랑없으면
내가 참 지식과 믿음 있어도
아무 소용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