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고통은 축복일지도..

pumpkinn 2016. 2. 22. 11:13

 


주일이면 교무금 파트에서 글라라 자매님과 짝이 되어 일하고 있다.

주로 미사가 시작 되기 전 후로 신자 분들이 오시기 때문에

중간중간 시간이 날 때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오늘은 시간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가 되었다.

 

시간이 여유롭게 주어졌을 때 우리는 왜 하고자 계획했던 일들을 제대로 하지 않는지..

오히려 바쁘고 시간에 쫓길 때 더 많은 일을 해내고,

더 많은 성과를 올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

 

그러다가 이어진 이야기는 화가들의 이야기였다.       

나는 독일 여행에서 만남 클림트와 에곤 실라의 삶과 작품에서 받은 느낌을 이야기 했고,

화가인 글라라 자매님은 김점선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김점선 선생님..?

나는 처음 접하는 이름이었다.                            

글라라 자매님을 통해 그녀의 삶을 이야기 듣다보니 어찌나 끌리던지..

 

그분의 남성적인 외모..

그분과 남편되시는 분의 사랑 이야기..

아기를 가졌을 때 조차도 지인들과 어울리며 담 넘어 다니던 이야기..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시간을 갖고자 삭발하는 이야기등등..

 

모든 화가들이 그런건 아니지만, 미술엔 문외한이 내가 아는 몇몇 작가들을 보면..

대부분 경제적이건, 내면적이건, 삶의 고통이 함께 할 때 훌륭한 작품이 탄생되곤 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고통은 축복이다.

 

하긴, 그게 어디 화가들만 그런가? 음악가도 그렇고 작가들도 그렇고..

예술가와 고통은 어쩌면 함께 가야 할 수 밖에 없는 그림자 같은 존재인 것 같다.

때로는 영감을 안겨주는 뮤즈가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하는 파멸로 이끄는 파과자도 되고..

하지만 그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는 없는…..          

 

글라라 자매님은 그림을 그리며 화가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는 것과 치열하게 그림을 그린다는 것

바로 그것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순간이라는 것

 

나는 그녀처럼 화가도 아니지만 그녀가 한 말은 요즘 내가 많이 생각하고 있는 바로 주제였다.

시간도 그렇고, 건강도 그렇고, 살이 너무 쪄서 들어가지 않는 청바지도 그렇고..

나는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싸워보지도 않고 그저 바라보고 있는 방관자의 모습을 하고 있음을..

 

사실, 우리 모두는 예술가다.

삶을 조각하는 예술가. (이 표현은 나의 스승이 즐겨쓰던 표현이다)

삶을 조각하는 예술가..

내 삶을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어떤 색으로 그려낼지는 모두 나에게 달려있다고 말하는 것은 식상하기마저 하나..

얼마나 치열하게 자신의 게으름을, 자신의 나태함을, 자신의 불성실함을 마모질 하여

자신이 원하는 삶의 형태를 분명하게 그려내고 조각하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치열한 성찰이 필요한 나의 모습이지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겉도는 성찰의 연속

그만큼, 겉으로 드러나는 내 자신과 내면 속의 나와의 괴리감은 더 커지니..

주어지는 것은 공허감일 뿐….


정리되지 않은 생각은 많고,


결론은 없고..


역시나 요즘의 내 삶이 보여주는 흐릿한 그림이다.

.

.


David Garrte - Lo ti pienso amore (Ft. Nicole Scherzinger)





'펌킨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갑자기 터진 공부 복~  (0) 2016.03.06
두통과 걷기 운동~  (0) 2016.02.23
괜히 슬펐던 리예에게 전염...?  (0) 2016.02.06
비 내리는 밤..  (0) 2016.02.06
그냥.. 끄적끄적....  (0) 201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