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촌뜨기의 골프장 마실~

pumpkinn 2016. 2. 2. 11:43

왼쪽부터: 소피아 언니, 세실리아 자매님, 마리아나 자매님, 리오바 언니, 그리고 아나스타시아 언니..^^

우리 모임을 아무래도 '견우직녀'로 이름 지어야겠다.

이렇게 한번 만나기가 힘들어서야 원~ 하하하~ ^^;;

즐거운 시간 안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독서 모임을 함께하는 우리는 (소피아 언니, 아나스타시아 언니와 나)

언젠가부터 가끔씩 깜삐나스에 계시는 자매님들과 함께 만남을 가지곤 했다.

자주 만남을 가지고 싶은 우리 모두의 마음과는 달리,

시간을 맞추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다들 각자의 삶이 있고, 각자 종사하는 일들이 다른데다가

또한 멀리 떨어져 있으니 시간 맞추기가 더더욱 어려운 상황~

하긴, 같은 상파울에 사는 우리 세명이 시간을 맞추는 것도 이리 힘든데 오죽하랴~

 

그렇게 여인네들끼리 만남을 가져오다, 부부가 함께 만나 골프를 치자는 의견이 나왔고,

우리는 각 개인들의 중요한 스케쥴을 피해 서로에게 편한 시간을 정하자니 어찌나 어려운지... 

어쨌든, 근 1년 전부터 시간을 조정하며 약속을 잡은 것이 바로 1 30일 토요일이었다.

 

그런데 뭐 그렇게 넘어야 할 산이 많은건 지..

우여곡절 끝에 이 날짜 저 날짜 다 피해서 잡은 그 날이건만..

약속한 날짜가 다가오니 갑자기 마구마구 튀어나오는 여러 가지 일들...

급기야 남편은 나와 함께 가야 하는 부부 모임에 양해를 구하고 함께 가질 못했다.

성당에 중요한 모임이 있었던 것.

맡고 있는 역할이 있으니 남편을 존중할 수 밖에 없었고, 나 역시도 그것이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나 역시 부부가 모여야 하는 성당 모임이었게에 함께 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약속이 되어있었던 모임이라 나는 깜삐나스로 향했다. 

그렇게 남편과 나는 각각의 모임으로 나뉘어져 갔다.

 

그렇게 어렵게 가게 된 깜삐나스 마실

우리는 한 차로 소피아 언니네 부부랑, 아나스타시아 언니네 부부랑 그곳으로 향했다.

가게되기까지 이런저런 여러 사건들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의 방법으로 해결을 하고 떠나는 길은 마치 소풍을 가듯 들뜸이었고 신남이었다.

 

가는 길에 Cerra Azul이라는 곳에 내려서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먹고,

1시간이 넘는 시간을 달려 도착한 깜삐나스~

비가 살짝 오는 듯 하더니 날은 개고 어쩜 그렇게 맑고 푸른 하늘인지..

우리는 가는 내내 깔깔대며 떠들며 좋아라 했다.

이리도 힘들게 가는 마실이니 더욱 재밌게 놀구 와야 한다는 다짐까지 하며 말이다.


운전을 하시던 요셉 아저씨 나중에 하시는 말씀~

"길은 바뀌어 잘 모르겠지~ 뒤에서는 떠들지~ 아주 정신 없었어요~" 하하하하~

요셉 아저씨의 그 한 말씀에 뒷좌석에 앉아있던 우리 세 아줌마~ 완전 뒤로 넘어갔다는~ 하하하하~ ^^;;

 

우리의 목적지는 깜삐나스 골프장이었는데,

다들 골프를 치시기에 골프장이 익숙하셨지만, 나는 골프장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 글구보니 한 번 가보긴 했다.

그런데 가서 수다 떨고 카트 타고 놀기만 했지 골프를 치며 홀을 함께 돌아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함께 홀을 돌며 골프의 실제 현장을 들여다보니,

흐미~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



 


필드에서 한 컷~ ^^

펌킨탱이도 껴서 한폼 잡고~ 호호~ ^^;;



나야 찍사 역할로 카트 타고 편히 있었지만,

그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얼마나 재미나게들 치시는지..

다시 한번 깊이 느꼈던 것은,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골프는 정말 좋아해야 치겠구나 싶었다.


중간 잠시 쉬는 틈을 타서~ ^^




소피아 언니와 아나스타시아 언니~ ^^

소피아 언니는 상파울팀 대표 선수로 활약~ ^^




아나스타시아 언니와 나는 상파울에선 안 되는 운전을 깜삐나스 와서 아주 열심히 사명감을 갖고 임했다는~ ^^



사실, 그렇게 카트타고 역시 골프를 안 치신 아나스타시아 언니와 함께 그늘에 있어도 더운데,

그 뜨거운 햇살을 어떻게 견디며 치시는 건지..

내가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파란 하늘 저 멀리로 공을 날려버리는 아낙네들~ ^^

푸른 잔디와 새파란 하늘이 그녀들과 어찌나 아름답게 어울리던지~

양산 색깔까지 맞추는리오바 온니의 번득이는 쒠쑤~!! ^^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면 남에겐 고통이고 힘겨움으로 느껴지는 것도


기꺼운 마음으로 감수가 되고, 즐거움이고 행복으로 둔갑되어 전해진다.


정말이지 모든 상황이란 내가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


그 느낌과 결과는 절대적으로 다르게 나타나는 거라는 것을 새삼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18홀을 돌았는데,


골프장 규율을 잘 모르는 나는 평소대로 깔깔대며 큰소리로 웃고 난리 부르쓰~


골프장에서는 조용히 해야 한다고 남편이 미리 귀뜸을 해주었는데도,


깜빡하고 깔깔대며 수다를 떠는 나~ -_-;;


역시 난 이래저래 골프 체질이 아닌가부다~ ^^


 

아고~ 우리 아가쒸들 신났어요~ ^^

비록 나이는 중년이어도 마음은 꽃띠소녀~ ^^


그렇게 18홀을 다 돌고보니 거진 5시가 다 된 시간

우리는 클럽 하우스라는 곳에서 잠시 쉬며 수다를 떨다가 깜삐나스 부부님들의 초대로

아주 근사한 식당으로 향했는데, 얼마나 분위기가 서정적이고 아름다웠는지


식당 주위로 산책로가 예쁘게 놓여져 있고, 안으로 들어가니 바로 그 앞이 호수..

알고보니 물고기를 잡고 놓아주고 하는 그런 곳이었다.

저 건너편으로는 잡은 물고기를 요리해주는 목조 건물의 식당이 보였고,

그 뒤로는 웅장하진 않지만, 정겨움이 느껴지는 산이 배경으로 놓여있었다.

 

우리가 맨날 촌에서 오신 분들이라 농담하며 놀렸는데,

이 날은 완전 우리가 상파울에서 온 촌 사람들이었다. 하하하~

얼마나 분위기가 예뻤는지

그냥 마구마구 그냥 그렇게 오래오래 묻혀있고 싶었다.


                                 

 

깜삐나스 분들께서 초대해주신 분위기있는 레스토랑 앞에서...

너무 예뻐서 들어가시는 부부님들 불러세워(?) 놓고 한 컷~ ^^

먼저 들어가신 마리안나 자매님 부부, 그리고 딸래미 때문에 잠깐 집에 다녀오셔야 했던 세실리아 자매님 부부가 빠지셨어요~

아쉬버~ -_-;;

왼쪽 위: 아나스타시아 언니 부부님~  오른쪽 위: 리오바 언니 부부님~     

왼쪽 아래: 소피아 언니 부부님~ 오른쪽 아래: 리오바 언니와 펌킨탱이~


밤이 되니 상파울에선 보기 힘든 온갖 별자리가 다 보이고,

'머리 위로 쏟아지는'이라고 까지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까만 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들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럴 때면 나는 늘 내가 가장 자신있게 알고 있는 오리온 자리부터 찾는다. ^^;;

정겨운 삼태성~

어렸을 때 배운 별자리를 거의 모두 잊어버렸지만,

웬일인지 오리온 자리는 내 머리 속에 그대로 남아있어 늘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남편분들은 남편분들 대로,

여자분들은 여자분들 대로 이야기가 끊이질 않고,

그러는 가운데 시간은 정직하게 흘렀고, 우리는 떠나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늘 이별은 아쉬움을 남기고

 

우리 또 언제 만나요~?”

 

우리의 마지막 아쉬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한 마디였다.

우리는 뭘 그렇게 바쁘게 사는 걸까?

늘 바쁘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것저것 가지치기가 가능한 것도 많지만,

우리는 그 모두를 끌어안고 가느라 늘 낑낑거리며 바쁘다고 난리다.

버리는 삶, 비우는 삶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고.

 

우연하게 이어진 귀한 인연

그래서 때때로 힘들어 죽을 것 같아 벗어나고 싶다고 툴툴거리면서도,

삶은 참 살만하다고 웃음짖게 되는 것 아닐까..?

삶이 주는 축복이다.

 

나이가 들수록 인연이 귀하게 느껴지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여전히 내 안에 아직 버리지 못하고 끌끌대게 하는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지만

인연의 소중함 만큼은 나를 비우게 하고, 나를 성찰하게 한다.

그래서 어제보다 좀 더 나은 내가 되고자 노력하게 한다.

 

촌뜨기의 골프장 마실은 이렇게 끝났다.

마치 24시간을 48시간처럼 보낸 듯한 하루

행복했던 시간...

기록으로 남겨놓아야 먼 훗날 또 그렇게 그리운 시간을 다시 펼쳐볼 수 있겠지...

.

.

리오바 언니가 좋아하시는 Yolanda...

오늘 곡으로 간택~ ^___^

이번에는 나이가 들수록 너무나도 매력적인 Chico Buarque와 아름다운 Simone의 목소리로 들어본다.

스페니쉬가 아닌 폴츄기스 버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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