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아줌마라서 좋은 나~ ^^

pumpkinn 2016. 1. 30. 07:17


Campos Jordão 폭포에 올라갔다가 한 컷~ ^__^ 


 


아줌마란 단어는 브리태니커 사전에도 올려져 있다지..? (아님 말고~ ^^;;)

그만큼 한국의 아줌마는 ()’을 초월한 단어인 게다.

 

아줌마라는 단어는 내게 그리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저런 아줌마는 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나는 것은,

아마도, ‘아줌마라는 분들의 행동거지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때문이었을 터~

하지만, 나 역시 내가 싫어했던 아줌마의 행동을 할 때가 있음에 피식 부끄러운 웃음이 난다.

 

사실, 아줌마가 되니 참 많은 부분이 편하다.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 쓰였던 어렸을 때와는 달리,

타인의 시선에서 많이 자유로워짐을 느끼니 말이다.

 

시선으로부터의 자유

이는 얼마나 많은 마음의 평화와 위로와 여유를 안겨 주는가 말이다.

 

오늘 한 달에 한번쯤 만나는 모임이 있어 일을 부랴부랴 끝내고 약속 장소로 달려갔다.

식당은 이미 점심시간이 지난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만원이었고,

이러다 어디 앉을 데나 있을까 걱정스러웠다.

언제나 그렇듯 먼저 도착한 나는 우선 자리라도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매의 눈으로 장소를 스캔~

식당 창문가로 맨 끝자리에 두 테이블이 비어있음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아뿔싸~

바로 몇 발자국 앞에 한 쌍의 남녀가 그쪽으로 걸어가는게 아닌가?

이럴 때 아줌마의 용감성이 한껏 발휘된다.

그들이 우아한 느린 발걸음으로 촘촘하게 붙어있는 테이블 사이를 걸어가는 동안,

나는 뛰듯 돌아서 독수리처럼 날아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들은 내가 그렇게 날아온 줄을 모를게다~ ^^;;

테이블을 이리저리 빠져나오느라 정신이 없었으니..

결국 자신들이 앉고자 하는 그 공간에 이미 누군가(..^^) 앉아있음을 보더니,

다른 곳으로 이동~

 

웃음이 나왔다~

살짝 미안하기도 하고~ ^^;;

 

지하철에서 비어 있는 자리에 앉으려고

이 사람 저 사람 발을 밟아가며 재빠르게 달려가 시침 뚝 떼고 앉는 아주머니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다.

너무 초라해 보이고, 너무 궁색해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남들에게는 배려라곤 모르는 조금은 무식한 아주머니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했는데

오늘의 내 모습은 지하철에서 종종 보는 아줌마들의 모습을 많이 닮아 있어서..

멋쩍고 머쓱하고 그랬던 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좀 있다 빠뜨리시아 언니 도착하시고,

스테파니 선생님 도착하고..

우리는 그 이야기를 하면서 깔깔대며 웃었다.

 

빠뜨리시아 언니의 위로~

우리 아줌마잖아~ 괜찮아~” 하하하하~

늘 곱고 우아한 빠뜨리시아 언니가 그렇게 말해주시니

웬지 더 위로가 되는 듯한 느낌~ 하하하~

 

언젠가부터 모여지게 된 이 모임이 난 참 좋다~

빠뜨리시아 언니와 나는 성당엘 다니고..

스테파니 선생님은 교회를 다니시는 분이라..

때때로 신앙 이야기를 할 때는 의견에 갭이 느껴질 때도 있지만,

함께 함으로 기분 좋은 분들이라 늘 만남이 기다려지곤 한다..

 

내가 카톡이 없어 늘 연락에 불편을 겪으시는 언니와 스테파니 선생님~

특히, 스테파니 선생님은 얼마나 답답해하는지.. 큭큭~

나만 편하자고 다른 분들에게 너무 불편을 드리는걸까..?

스마트폰을 하나 구입해야 할까..?

갈등이 생긴다.

하지만, 아직 마음 한쪽에서는 도리도리~ 아직은 아냐~”의 외침이 더 크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고집은 엄청나게 세다며 고개를 쩔래쩔래 흔드는 스테파니 샘~ ^^;;

미안해용~ 쫌만 더 기다려주시와용~^^;;

 

이 역시 아줌마의 똥고집이 아님 뭐일까나~

모든게 용서가 되는 것은 예쁜 여자만이 아닌 것 같다..

좀 실수해도 아줌마니까..

좀 잊어버려도 아줌마니까..

좀 못해도 아줌마니까..

좀 둔해도 아줌마니까..

좀 고집을 부려도 아줌마니까

아줌마라 많은 부분이 이해가 되고, 용서가 되고 받아들여지는 상황~

아줌마여서 누릴 수 있는 행복~

그래서 아줌마가 좋다~ 나는~ ^^


어제 오늘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마음이 많이 불편했는데

오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들어오니,

불편한 마음이 연기처럼 사라졌다는... ^^

 

다음 모임이 기다려진다. ^^

.

.


행복해지는 노래..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




오늘 하루 행복하길
언제나 아침에 눈뜨면 기도를 하게
달아날까 두려운 행복 앞에

만난 행운이야
휴일에 해야 일들이 내게도 생겼어
약속하고 만나고 헤어지고

조금씩 집앞에서 들여 보내기가
힘겨워 지는 나를 어떻게
처음이야 내가 드디어 내가
사랑에 빠져 버렸어
혼자인게 좋아
나를 사랑했던 나에겐
또다른 내가 온거야

아름다운 구속인
사랑은 얼마나 사람을 편하게 하는
살아있는 오늘이 아름다워

조금씩 집앞에서 들여 보내기가
힘겨워 지는 나를 어떻게
처음이야 내가 드디어 내가
사랑에 빠져 버렸어
혼자인게 좋아
나를 사랑했던 나에겐
다른 내가 온거야

처음이야 내가 드디어 내가
사랑에 빠져버렸어
혼자인게 좋아
나를 사랑했던 나에겐
다른 내가 온거야
다른 내가 온거야
Oh-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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