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이야기

로댕, 까미유 끌로델 and 로맨틱한 Midnight in Paris~

pumpkinn 2015. 11. 3. 11:50




로맨틱한 Midnight in Paris, 그리고 로댕 & 까미유 끌로델~


처절하고 피비린내 나는 프랑스 혁명과 레미제라블을 공부했던 지난 차시와는 달리 이번 차시는 로맨틱하고 매력적인 환상에 젖어 드는 시간이었다. 몇 년 전, 지적이고 학구적이며 전통이 느껴지는 런던의 분위기도 매력적인 영국을 거쳐 파리에 도착했을 때 느꼈던 첫 느낌은 바로 자유였다. 글쎄 뭐가 나로 하여금 그런 느낌을 갖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내가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된 듯한 느낌이었다. 빨간 이층 버스를 타고 시티 투어를 할 때는 그 벅찬 희열에 마구마구 소리를 질러대고 싶었다. 그 순간 얼마나 행복했는지. 아는 분과 함께 일 때문에 갔기에 많은 곳을 둘러보진 못했지만, 꼭 한 번 시간을 좀 더 갖고 찬찬히 둘러보고 싶은 곳이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화가들과 예술가들이 사랑했고, 전설의 샹송 가수 줄리엣 그레꼬가 노래를 불렀던 몽마르뜨 언덕엘 가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내가 파리엘 가고 싶었던 것은 바로 줄리엣 그레꼬가 노래했던 몽마르뜨 언덕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던 것인데, 일정상 갈 수가 없었다. 안타까움은 컸지만, 그것은 다시 파리로 날아가게 하는 이유로 남겨지게 한 은유적인 삶의 초대인지도 모른다.  

왜 지인들은 세느강이 더럽고 초라하니 실망하지 말라고 내게 전해준 것일까? 세느강은 나를 결코 더럽지도 않았으며 초라한 모습으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곳에서 아뽈리네르의 미라보 다리를 떠올렸다. “종은 울고, 날은 저물어 세월은 가는데, 나는 이곳에 있네.”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구절이다. 세느강을 지나는 동안 미라보 다리의 후렴구를 속으로 읊다보니 마치 내가 시인이라도 된 듯한 느낌이었던 기억에 살풋 웃음이 난다. 아뽈리네르가 그런 나를 보면 얼마나 웃겼을까나...

어쨌든, 파리를 떠올리면, 자유, 사랑, 열정, 예술, 그런 것들이 키워드로 떠오른다. 그 모든 것들 것 로댕과 까미유 끌로드가 보여주고 있다. 불타는 예술에 대한 열정과 사회적 시선도 아랑곳 없이 불타는 사랑을 했던 로댕과 까미유 끌로델. 그들의 자유로운 영혼도 결국 치명적인 파멸로 치닫게 되며 로댕의 지속적인 사랑에도 불구하고 결국 까미유는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니.. 미친 듯이 예술을 사랑하고, 미친 듯이 로댕을 사랑하고, 미친 듯이 로댕을 증오하며 자신의 삶을 파멸 속에 묻어버린 끌로유... 데이빗 셀린저와

영화 속에서 작가인 길이 미드나잇에 만나는 과거 속의 수 많은 문학가들과 예술가들을 만나며 얼마나 놀라웠고 행복했을까? 그가 느꼈을 감동과 흥분을 조금은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저 내가 책을 통해 조금 아는 예술가들의 생가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전율인데, 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삶의 한 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은, 아무리 찰라적인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얼마나 짜릿한 일인지. 더욱이 길처럼 감성적이고 이상을 꿈꾸며 현실 속에서 상상 속의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에겐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파리가 좋아 파리에서 살기로 결심하는 그를 보며, 부러움과 함께 잠시 현실적인 생각이 떠올랐다. 그곳이 무작정 좋아서 그곳에 살기로 결정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누군가에게는 경제적인 문제가 장애일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모든 조건이 충족된다 할지라도 용기가 필요할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아득한 꿈 속의 상상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문득, 현실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간절함이 일었다. 현실도피일 수도 있을 것이고, 꿈으로의 일탈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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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night in Paris Soundtrack..

Bistro Fada by Stephane Remb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