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이야기

정신병리를 공부하다가...

pumpkinn 2015. 6. 26. 12:39

                                                                                     <이미지 출처: Google>




계절학기가 시작되었다.. 

계절학기엔 미술과 정신병리라는 학과목을 선택했다.

정신병리라는 타이틀답게 심리적으로 나타나는 여러가지 병리를 공부하는데,

4차시인 오늘 배운 내용엔 요상한 증상을 일으키는 별의별 이름의 병이 다 있어서 으악~했다.

그나마도 오늘 배운 몇 가지 병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은 우울하기까지 하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병리를 다룰 것이며,

그나마 다루는 병리도 세상에 존재하는 심리병 중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들인만큼

극히 일부라는 것은 현대가 얼마나 심리적 Disorder 사이에서 허우적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심리적인 병이던, 신체적인 병이던 시간이 흐름과 함께 더 전문화되고 더 세분화됨으로서

병명도 더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병명이 더 많아짐과 함께 그 중 몇몇은 우리에게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고,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우리 주위에 그 병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사실..

 

언젠가 책에서...

이름이 있기 전에는 그것이 우리 삶 속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한 마디로, 우리가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만들기 전에는 우리는 스트레스라는 것을 몰랐고,

왕따라는 단어가 우리 삶 속에 끼어들어오기 전엔 약간의 따돌림은 있었을 망정

그런 파괴적인 사회적 행태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점점 정신병리의 명명이 늘어남에 따라 어떤 사회 현상이 벌어질지는..

쉽게 유추될 수 있는 결과다.

물론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 이러니저러니 깊은 추론을 하긴 힘들지만,

얕은 내 지식으로 추려볼 때 답은 역시나 정비례로 늘어남이다.

 

심리학 책을 읽으며 심리학 공부를 하고 싶었고,

꿈을 잃은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주고 꿈을 심어주는 카운슬러들의 이야기들은

늘 나를 가슴 떨리게했던 것도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었던 이유 중의 하나다.

그런데, 지난 며칠 정신병리를 하나하나 깊게 짚어가는 공부를 하다보니..

그렇게 단순한 자기 계발적인 분야가 아닌, 심오한 심리의 심연의 세계를 탐험하는...

그런 떨리는 두려움까지 일었다.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갈 때 느껴지는 암흑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하지만 무엇이 그 안에 있을지 멈출 수 없는 호기심...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의 매력에 매료되는 내 자신...

그 모든 것이 뒤범벅되어 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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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zier - Take me to the 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