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페르조나와 일상속의 자기실현...

pumpkinn 2015. 5. 6. 05:30

                                                                                                                                  <이미지 출처: 구글>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재밌는 현상은 바로 관찰이다.

이런저런 때 나는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

그런 나는 어떤 페르조나를 갖고 있는지,

프로이트가 말한 심리성적 발달 단계 중 어느 부분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지 살펴보게 되고

 

그런가 하면,

융의 이론에서 볼 수 있는 기질에 대한 관찰은 늘 일상 중에 일어나는 재밌는 현상도 볼 수 있다.

특히, 이해가 잘 안 되는 이들을 만나면 전 같으면 이해불가~나랑 안 맞아~”하고

쉽게 접었을 상황을 기질을 따져서 이해하려고 나름 노력하게 되고,

그들과 함께하는 동안 예민하게 부딪히는 부분을 나의 그림자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거리며

자기 실현을 이루는 내가 되고자 무던한 노력을 하고 있는 요즘이다.

 

김윤주 교수님께서 성격심리학 수업 중 자기 실현을 한 사람에 대해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야말로 ‘Zen’ 그 자체였다. 한 마디로 물 같은 사람.

어느 용기에 넣어도 그 용기의 모양새를 존중하면서 자기 성격을 잃지 않는...

그러니까 반항적이지도 않으면서 자기 색깔을 그대로 자연스럽게 내는 사람...

그렇다고 자기 색깔을 지키려고 애를 쓰는 것도 아니면서 자연스런 향기가 품어져 나오는 사람.

그 어떤, 경제적인 이유도, 학벌도, 사회적인 지위와도 무관하고 초월된 경지...

바로 어렸을 때부터 내가 꿈꾸던 그런 사람이었다.

아무 것도 알지 못했던 그 시기에 자기 실현을 이루는 내가 되기를 꿈꾸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재밌기만 하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치 내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불편함.

아마도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일 것이다.

 

나와 색깔이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동안엔 에너지가 많이 소모가 된다.

나의 페르소나는 그에 맞게 적절하게 내 얼굴에 가면을 씌워주느라 에너지를 훔쳐가고,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나면 에너지가 고갈되어 지치는 상황...

그렇게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나면 집에 와서 완전 깔아진다.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잠들게 되고.. 그러면 몸도 마음도 찌뿌둥

그럴 때는 잠을 자면서 혼자 되뇌이며 나를 다독거리곤 한다.

 

자기 실현을 이뤄낸 사람은 이런 일로 힘들어 하지 않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이런 일에 마음 쓰지 않잖아..”

그 정도 상황에 휘둘러지는 내가 되면 실망스럽지…”

나의 수준을 그 선에 맞추면 너무 억울하지 않나. 좀 더 나은 내가 되려고 하는 나잖아.”

그렇게 되뇌이다보면 어느새 잠이 들고, 또 하루의 시작이다.

이건 뭐 사춘기도 아니고..^^;;

 

암튼, 참 기막힌 타이밍으로 심리학 공부를 시작한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나도 관찰해보고, 함께하는 이들도 관찰해보고...

물론, 함께하는 모든 이들이 나의 분석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뭐 사실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싶어도 아는 게 없어 할 수도 없다. ^^;;

 

단지, 함께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의 행동을 조금 이해하게 되고,

그들과 함께 있음이 나와 맞지 않고 행동거지들이 걸리적 거리며 피곤하게 하지만,

그게 바로 나의 그림자라 생각하고 바라보면...

내가 극복해내고 수용해야 할 부분임이 상기되니 공부하는 자세로 임하게 되어

훨씬 대처하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쓸데없는 데 에너지 낭비 말자.

나의 꿈을 기억하고,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이순간을 만끽하자.

나의 꽃 한 송이 피워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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