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이야기

현실에서 만나는 리어왕...

pumpkinn 2015. 4. 12. 00:15

              <James Barry, 1788년, King for Lear mourns Cordelia's death>



세익스피어 심리학 6차시 강의 후기 - 리어왕과 세딸들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 중 가장 숭고한 작품으로 일컬어진다는 리어왕.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으면서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에 가장 화가 나고 답답하게 느껴졌던 이들 중의 하나가 바로 리어왕이었다. (다른 하나는 햄릿이었다.)


얼마만큼 자신을 사랑하는지를 물어보며 그 사랑의 크기에 따라 국토를 나눠주겠다는 리어왕.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평생을 살아오면서 자신이 보고 느껴서 아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말하는 것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왕이 과연 훌륭한 정치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귀가 얇은 왕에게 켄트같은 충신이 있었던 것은 리어왕에겐 삶이 내려준 축복이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의외로 이런 리어왕같은 분들을 주위에서 꽤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민 생활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광경이란 것이다. 어쩜 내가 그렇게 리어왕에게 화가 났던 것은 현실과 너무 닮아서였는지도 모른다. 한평생 그렇게 힘들게 일을 하시고 성공으로 이끌어놓은 사업체를 자식들에게 물려주시고는, 첨엔 고마워하며 잘하던 자식들이 나중에 타박받으시며 용돈도 제대로 얻어쓰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종종 뵙곤 한다. 물론 자식을 잘못 키우신 당신의 잘못이 가장 크겠지만, 속상하고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현실에서 만나는 리어왕이다.


이번 수업을 통해 책을 읽으며 느끼지 못했던 것들 중 깨우치게된 부분은, 바로 모든 궁정대신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당돌하다싶을 만큼 강하게 표현한 코델리아의 말에 리어왕이 받았을 마음의 상처였다. 코델리아가 조금만 현명했더라면, “세상의 눈치만 보면 입발린 소리만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깊게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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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tic Music - King of the Nor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