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달이었다.
매일같이 일어나는 스트레스풀한 사건들 속에 휘둘려 정신없이 보낸 시간..
그렇게 매번 신경을 건드리는 일들로 마음이 많이 힘들었고, 몸도 지쳤지만,
그래도 그 가운데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내 삶에 끼어든 새로운 계획 덕분이었다.
3월 초 드디어 가슴 설레며 기다리던 강의가 시작된게다.
설렘 반, 긴장 반, 불안 반에 기대까지 뒤섞인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들뜸의 시간들..
수업은 정말이지 기대 이상이었다.
교수님들의 깊이있고 풍요로운 강의는 나를 짜릿한 행복 속으로 몰아넣으며,
내게 또 다른 꿈을 꾸게하였다.
그것을 말하기엔 시기 상조. 좀더 내 안에서 숙성시켜야하는 꿈이다.
교수님들의 공통점은 참으로 편안히 강의를 하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막힘없이 흘러나오는 (물론 그러니까 교수님이시지만) 전문적인 내용들은
듣는 나로 하여금 숨이 턱 막히게 했다.
나도 교수님들처럼 내가 배우는 것을 분명하게 알아 내것으로 만들겠다는 결심도 서고...
공부를 하면서 미치게하는 것은,
그동안 이런저런 심리학 서적들을 읽으면서 대충 흐릿하게 알고 있던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잡아주며 분명한 체계와 역할을 설명해주시니,
그동안 머리 속에서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조각들이 드디어 제자리에 찿아들어가며
그림이 완성되어지는 그런 짜릿한 쾌감이 느껴지는게다.
김윤주 교수님의 프로이트 정신분석학 강의를 들으면서는,
우리 내면의 세자아의 역동의 관계를 분명하게 알게된 것은 심연의 세계를 맛보는 두근거림이었고,
유성진 교수님의 뉴런, 시냅스와 뇌구조를 배울때는,
어슴푸레 알고 있던 부분에 대해 분명한 모습으로 알게되었을 때는 완전 희열이었으며,
황성훈 교수님의 ‘나’에 대한 부분을 배우면서는,
내 안에 그렇게 나도 모르는 내가 많은지를 알게되는 것은 놀라움이었다.
그런가 하면,
말과 글 수업에서 4분의 교수님께서 강의를 하시는데,
배운 띄어쓰기와 맞춤법에 대한 공부는
내가 늘 자신없어하는 국어 문법 부분에 대해 좀 더 알게되어 즐거움이었다.
장진태 교수님의 강의는 우연히 두개나 듣게 되었는데,
‘셰익스피어 심리학’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의 등장인물의 심리를 살펴보는 수업은
마치 인간 심리를 해부를 하듯 내 삶과 연결시켜 볼 수 있는 재미를 안겨주었고...
‘영국문화 산책’은 그야말로 영국의 문화에 대해 배우면서
내가 몰랐던 영국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 매력에 그얌라로 “푹~!!” 빠지게 되었다.
내가 배우고 공부한 도시들을 꼭 가보리라는 일념으로 공부에 임하고 있다.
드디어 그동안 컴퓨터 문제로 인한 수강 장애로 인해 밀려진 강의를 모두 따라잡았다.
그렇게 뒤쳐지지 않게 열심히 수업을 따라잡겠다고 시간날때마다 강의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재밌게 공부한 적이 또 있었나..?’ 하는....
물론, 여러가지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긴 하지만,
고등학교 이후, 늘 모르는 새로운 언어로 공부를 해야했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며,
이렇게 내가 잘 알아듣는 내나라 말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고 은총이란 생각이 들었다.
외국에 살면서 이렇게 한국말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리라고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내 나라말로, 내가 하고 싶은 전공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주어졌음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내게 내려주신 모든 은총에, 모든 축복에, 모든 기회에....
이렇듯 축복처럼 주어진 기회를 낭비하거나 놓치지 말고...
점수 따기 공부가 아닌, 정말 꼭꼭 씹어 내것으로 만들며 즐기는 공부를 하겠다고
다시한번 나의 결심을 굳게 다져본다...
.
.
Hero's 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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