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이야기

리챠드 3세는 과연 악마였을까?

pumpkinn 2015. 3. 30. 12:34


셰익스피어 심리학 4차시 수업 후기 - 리차드 3세


그저 막연하게만 알았던 리차드3세의 이야기는 셰익스피어가 지어낸 픽션이 아닌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아주 흥미진진한 찹터였다. 셰익스피어가 현왕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과장을 했을지는 모르나, 등이 굽고 다리까지 저는 리차드 3세가  어렸을때부터 그가 얼만큼 열등감 속에 자랐을지는 상상이 어렵지 않다. 권력을 잡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로 세력다툼을 하는 왕정생활 속에 그가 겪어내야했을 고통과 두려움은 그의 열등감에 더해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싶다.

형을 죽이고, 어린 조카들을 죽이고, 왕비가 되어달라고 애절하게 구애했던 앤 왕비까지도 죽이고. 그러고도 전혀 반성이나 후회를 하지 않는 리챠드 3. 죽어 마땅해야하는 그에게 연민이 느껴졌던 부분은 바로 양심은 비겁한 자들이 운운하는거라며 차라리 손에 손을 잡고 지옥으로 가자며 돌격지시를 내리는 부분이었다. 그의 절규에서 처절하고도 절절한 외로움이 느껴졌다. 자신이 죽어도 아무도 울어줄 이가 없는 사랑의 부재에서 오는 슬픈 확신.

그는 자신이 어떤 짓을 하는지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한 변명도 후회도 없었다. 차라리 구질구질한 변명을 하며 자신의 죄악을 합리화 시키는 인간들보다는 더 연민이 가는 인물이었다. 내가 나타나면 개까지 짓는다며 통탄하는 리차드 3. 내게는 그가 잔인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같은 인물이라기보다는 외로움과 열등감에 쩔은, 그렇게 파괴를 통해서라도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었던 불쌍한 왕으로 느껴졌다. 그의 모든 행동들이 마치 '나를 봐달라며' 온몸으로 몸부림치는 처절한 절규. 왠지는 모르겠지만, 연민이 느껴지는 리차드 3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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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Blunt - Same Mist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