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이야기

'성격 심리학' 듣다가 돌아가실뻔~

pumpkinn 2015. 3. 15. 05:44

 

 

강의 동영상이 제대로 돌아가질 않아 우여곡절 끝에 '심리학의 이해'를 들으며 많이 고통스러웠다면, 정말이지 성격심리학'을 들으면서는 제명에 못살고 돌아가실뻔했다.


성격 심리학은 전공 선택으로 중요한 과목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그야말로 목욕재개까지 하고 앉아서는 공부를 시작했는데, 완전 첫 페이지부터 동영상이 완전 먹통~. 사실 그대로, 현실 그대로 나의 고통을 표현하자면 바로 첫 페이지 4분 58초 강의를 1시간이 넘게 들었다는 것이다. 동영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교수님 말씀이 한음절씩 끊겨 나오고, 다시 재시도해보고, 재부팅도 해보고, 한국에 전화해서 원격지원도 받아보고. 결론은 그래도 동영상은 꼼짝 않고. 그러는 사이 나의 학습 현황은 모두 공부했다는 의미의 파란색 동그라미가 되어있었다. 난 아직도 첫 페이지에서 진도가 나가질 않고 있는데 말이다.


결국 나는 다음 달쯤 생각해야지 하고 있었던 일을 저질렀다. 새 컴퓨터를 샀다. -_-;; 나의 아끼는 Sony Vaio가 그동안 얼마나 효자노릇을 했는지. 지난 8년동안 한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키보드를 너무 두들겨댄 덕분에 글자키가 닳아 겨우 키보드 두개 글자를 바꿨을 뿐. 그런데 사실 속도가 느리긴 했다. 하긴 오래쓰기도 했지. 정말이지 지금은 돈 쓸 때가 아닌데, 이러다 호박탱이 잡을 것 같아서 어제 일을 저질렀다.


'인젠 제대로 작동되겠지~'

흐뭇한 기대를 안고 강의를 듣기 위한 모든 기능과 프로그램을 셋업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강의실엘 들어가 '성격심리학'을 눌렀다 그런데 또 안된다. 아뜨~ 증말~ 욕나오는 순간~ 그래서 또 한국에 전화해서 원격 지원 부탁하고...


그동안 모든 상담원분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셨지만, 특히 이분은 어찌나 친절하게 해주시는지 내가 4분 58초짜리 강의를 1시간이 넘게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더니.."열심히 고쳐보겠습니다" 하시는데 얼마나 고맙던지. 내가 강의를 제대로 들을 수 있도록 1시간이 넘게 점심도 못드시고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데  내가 얼마나 눈물나게 고마웠는지 모르실게다. 작업이 모두 끝나고 성함을 여쭤봤다 커피라도 보내드리고 싶어서. 정말 얼마나 고마웠는지...

 

 


요녀석이 바로 호박탱이 꺼이꺼이 넘어가기 전에 새로 장만한 데스크탑...

내 Sony Vaio가 그랬듯이 적어도 8년은 나와 함께 친하게 지내주길....

 


 

그렇게  금쪽같은 지난 몇 일을 '성격 심리학' 학과목 때문에 날려버리고, 드디어 제대로 수업을 듣기 시작한 오늘. 하긴, 상황이 좀 나아지긴 했지만 썩 좋은 건 아니었다. 1차시 수업 88분짜리 수업을 520분에 들었으니. 뭐 그래도 4분짜리를 1시간에 들은 것에 비함 장족의 발전이다. 불평하지 말고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 감사하며 듣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들은 수업.


성격심리학 담당 교수님은 김윤주 교수님이었는데 첨에 성함만 보고는 여교수님인줄 알았다. (지송~ ^^;;) 목소리가 얼마나 끝내주시는지 흐미~ 그렇게 고생을 하며 듣게된 강의는 정말 꿀맛이었다. 너무 재밌었다. 아무래도 내가 듣고 있는 수업에 세과목의 심리학이 있다보니 겹치는 부분도 있었지만, 안그래도 너무 많은 분류에 정신없는 상황 속에 왜려 복습도 되고 좀 더 살이 붙어져그림이 좀 더 명확하게 보여지는 느낌이었다.


강의를 하시는데 예로 주시는 부분들이나, 표현들이 (나보다 좀 어리시긴 하지만) 우리시대의 표현이어서,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어져 많이 웃으면서 들었다. '성격'에 대해선 내자신이 단세포인가 싶을정도로 단순한듯 싶으면서도 무척 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고, 그 둘의 영역에서 충돌되는 갈등 속에 많은 고민을 하며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라 지대한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다. 사실, 성격에 따라 우리의 모든 행동이나 결정과 선택이 좌우되는 것임으로 심리학을 공부하기 위해선 가장 기본적으로 거쳐야 하는 첫 관문이 아닐까 싶었고, '성격심리학'이 1학년에 전공 선택으로 들어있음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심리학자들이 인간의 기질이나 성격을 자신들의 추구하는 이론에 따라 발전시킨 부분들을 보며,시대가 발달함에 따라, 멀티테스크에 능해져야하고, 수많은 기기들의 활약으로 일은 늘어나고 사람들과의 접촉은 줄어들게되면서, 물질적인 부분이던 정신적인 부분이던 더욱 복잡해지고 복합적으로 변해가는 과정 속에서 심리학은 더욱 발전하고 그 분야도 세분화되며 더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암튼, 그러한 물결의 흐름 속에 내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은 행복함과 기대감과 함께 무언가 뭔지모를 비장한 각오까지하게 한다.


김윤주 교수님의 지도 교수님이 바로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의 제자시라고. 그래서 당신은 기능주의 심리학에 이어져있다고 말씀하셨다. 칙센트 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을 읽으며 많이 공감하며 참으로 놀라워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괜히 반가웠다. 나도 그 책 읽었다 이거지. ^^ 그리고 그분과 몇 대로 이어지는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니 으쓱하다 이거지~^^;;


암튼, 88분짜리 강의를 500분 넘게 들으며 1차시를 끝냈다.  축하하는 마음으로 2차시를 들으러 들어가기 전에 잠시 쉬면서 넋두리를 하고 있다. 2차시 강의는 159분짜리 강의인데, 흐미~ 갈길이 멀다. 제발 강의 동영상이 제대로 잘 돌아가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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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를 시작하고 참으로 행복했던 순간에 참 많이 들었던 노래다...

지금도 그때처럼 행복하고 있음을....

 

SG WannaBe의 라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