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오스트리아] 자연과 인간의 환상적인 듀엣 Konigssee,

pumpkinn 2014. 11. 27. 09:12




201410 9일 목요일


Konigssee...

내가 독일 여행을 가기 전부터 꼭 가겠다고 별렀던 곳은 바로 Konigssee였다.

태어나서 듣도보도 못한 코닉쎄에 내가 이리도 절절한 그리움에 가까운 동경을 가지게된 것은

바로 애리의 대학 친구 때문이었다.

독일로 유학을 가게되는 애리에게 코닉쎄에 꼭 가야한다며 들려준 이야기.

 

가족과 함께 독일 여행을 갔는데 잊을 수 없는 곳이 Konigssee였단다.

화려한듯 고상한듯 온갖 컬러로 입혀진 양쪽으로 우뚝 선 산들 사이로 호수가 있고,

고요하고 아름다운 호수를 나룻배를 저어 가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다는게다.

더욱 잊을 수 없는 부분은 뱃사공이 호수의 어느 지점에서 서더니 트럼펫을 부는데 환상 그자체였단다.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곳이었다며, 다음에 독일에 갈때는 그 곳에서 몇일을 묵고 오고 싶다는 것이었다.

 

재밌는 사실은,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다고 고백하며

꼭 가보라고 한 친구는 바로 여학생이 아닌 남학생이었다는 사실.

쟝 루이스는 애리와 고등학교때부터 같은 반이었고, 같은 대학으로 진학한 친구라

직접 만나보진 못했어도 사진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친구였다.

 

내 머릿속엔 그 이야기를 들은 날부터 코닉쎄가 떠나지 않았다.

대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그 덩치가 큰 헐크같은 남자애가 눈물을 다 흘렸을까나..

해서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국경에 있는 코닉쎄는 우리의 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부지런을 떨어야했다.

애리와 나는 9시 반쯤 모닝 커피를 마시고는 버스를 타러 터미널로 나갔다.

Salzburg에서 45분 거리고 840, 841, 842번 버스가 코닉쎄까지 가는데,

가르쳐준대로 터미널에서 내렸는데 어디가 정류장인질 몰라 살짝 헤매다가

마친 눈에 띈 840번 버스.

우리는 혹시나 버스를 놓칠까봐 빛의 속도로 뛰는데,

10.0pt;line-height:200%;font-family:"Dotum","sans-serif"">정작 빛의 속도로 뛰는 것은 마음뿐, 몸은 따라주질 않고 뒤뚱뒤뚱~ ^^;;

다행히 그 버스를 타는 일행이 많아 우리는 버스가 떠나기 전에 잡아 탈 수가 있었다.

애리와 내가 죽기살기로 뛰는 모습을 보았는데 운전기사 아저씨가 웃으신다. ^^;;



 

그렇게 버스를 타고 40분쯤 갔을까? 터미널이 나오고 우리는 그곳에서 내려,

또 다른 버스를 타고 코닉쎄로 올라갔다.

재밌는 것은 그 안에 여러 저택들이 있었는데 주로 노인 분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이니 아마도 어르신들이 많이들 사시는건가?

 

중간 중간 버스는 어르신들을 태우기 위해 멈추고,

인상적이었던 분은 바로 동양 할아버지와 독일 할머니 부부였는데,

느낌으론 한 80은 넘으신 것 같았다.

몸이 불편하여 지팡이를 의지하신 할머니를 할아버지께서 부축하시고 타시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워보이던지.

 

마침 앞에 앉아있던 애리와 나는 두 분이 앉으실 수 있도록 일어나 뒷쪽으로 가는데,

뒤쪽에 앉아계셨던 어느 할아버지께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리시며 웃으시는게다.

우리야 당연히 마땅한 행동을 한거지만, 기분은 좋았다. ^^

 

20분쯤 가니 다들 내리는 분위기다.

드뎌 도착을 한게다. 오예~!!



내가 많은 나라를 다닌것은 아니지만, 

여행을 다니면서 이렇게 기념품으로 팬티를 걸어놓은 곳은 첨봤다~ 푸하하하하~ ^^;;



어디가나 마찬가지인듯 싸구려 기념품들도 팔고... ^^


 

그런데 내리면서 살짝 불안해졌다.

분명 호텔에서 나왔을 때는 아주 좋은 날씨였는데 산이라 그런지 추운게 아닌가..?

급 불안해지는 순간.

나는 더위는 잘 견뎌도 추위는 잘 견디질 못한다.

 

우리는 우선 애리 친구가 말한 그 배를 어디서 타는 것인지 information Center로 향했다.

장소 확인을 한 후

아직 이른시간이지만 시간 절약을 위해 우리는 아예 점심을 먹기로 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이럴때는 항상 느낌으로 고른다.

맛이야 어떨지 모르지만 왠지 마음 편하고 느낌이 가는 곳.

내가 늘 레스토랑을 찍는 방법이다. 큭큭~ ^^;;

그렇게 우리는 점심을 먹고는 배타는 곳으로 향했다.



독일 전통 복장을 하며 서빙하는 아가씨..

참 친절해서 더 이뻐보였다~ ^^



음식을 기다리며 생각에 잠긴 애리...^^

 


?

그런데 배가 나룻배가 아니라 지붕이 있는 유람선 같은거다.

이상하네. 애리 친구는 나룻배라고 했는데....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너무 추워서 실내에 앉을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게 느껴졌던 것.

안에 이미 사람들이 많이들 앉아 있었기에

우리는 남은 자리 중 가장 좋다고 느껴지는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래도 배는 떠나지 않고 사람들은 계속 들어오고.

나중에는 빈틈이 없는 자리까지 채워지고 나서야 배가 떠나는데,

이상했던 것은 배에 탄 가이드가 설명을 하기 시작하는데, 독어로 하는게 아닌감~!! -_-;;

영어로 해야하는거 아닌가?

대체적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사람들 모두 영어를 잘하던데,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반은 넘더구만 (생긴걸로 봐서) 그런데 독어로 설명을 하다니.

살짝 아쉬웠다.




 

어쨌든, 뭐라뭐라 가이드는 말하고, 사람들은 감탄하고, 웃고..

나는 걍 열심히 사진만 찍었다.





그런데 어느 지점에 오더니 배가 선다.

애리 말이 엄마 인제 연주할거야~”

?”

잠시 후, 그 가이드가 트럼펫을 꺼내더니 음악을 한 소절씩 연주를 하는데,

바로 메아리가 되어 음악이 되돌아오고,

듀엣 연주가 시작이 된 것이었다.

오오오오우~!! 완전 환상이었아~!!

 

애리 친구가 말했던 나룻배도, 뱃사공이 없어도 좋았다.

자연과 인간의 듀엣 연주는 가슴 떨리는 환상 그 자체였다.

우리는 숨을 죽이고 연주를 들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거지?

사람들은 어떻게 알았을까?

그 넓은 호수에서 바로 그 지점에서 메아리가 울린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바로 이이었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어 환상적인 듀엣 공연을 펼친 곳이...

 

우리는 그렇게 경탄에 감탄에 넋을 잃고 있다가 배가 떠날때야 정신을 차렸다.

유람선 드라이브는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렸다가 다음 배를 타고 도는 그런 형식이었다.




우리는 쓸데없이(?) 시간낭비하지 말자하고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는 곳에서 내렸는데

산과 호수와 절벽과 하늘의 조화는 인간이 가진 어떤 언어로 표현을 해도

그 아름다움을 담을 수 없을 것이다.







그곳의 모든 분위기를 사진에 담고 싶어서 열심히 눌러댔지만,

어떻게 그 웅장함과 아기자기함, 화려함과 소박함이 함께 어우러진 자연의 감동을

디카로 담아낼 수 있단 말인가?

그럴 수 있다고 상상하는 것조차 자연에 대한 모독일게다.

 
















모든 것을 다 카메라에 담을 수 없음에 안달이났던 것은 나의 넉넉치 못한 성품때문이었을까?

암튼 그랬다.

그 아름다운 Fantastic한 절경을 각 나무의 아름다운 색깔을 담아내지 못해 안달이 났더랬다.

얼마나 우스운 상황인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경을 바라보는 내 가슴은 쿵쾅거렸고,

그저 후욱후욱~ 큰 숨만 새어나왔다.

산길을 따라 그렇게 한참을 걸으니

아마도 초등학생들인 것 같은데 선생님과 함께 자연 실습을 나온듯.

브라질에도 저런 교육이 있었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길을 가다가 나는 녹음한 트럼펫 연주를 들었다.

지나가던 독일 아주머니들이 오더니 함께 들으신다...

이쯤에선 또 재밌는 에피소드가 생긴다.

당신들은 독어로~ 나는 영어로~

그렇게 각자 이야기하면서 서로 알아들은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화를 하는 것.

그런데 재밌는 것은 정말 알아들은 것 같단 생각이 든다는 것. ^^

언어의 비밀일게다.

서로 언어를 모를때는 느낌으로 통한다는 것.


 

아마도 무릉도원이 있다면 코닉쎄같지 않을까?

전혀 인간의 세계와는 무관한 아름다움이 극치에 달한 파라다이스...

시크릿 가든이 아닌 시크릿 마운틴이었다.

 

언젠가 가면 그곳에서 몇일을 보내고 싶다는 쟝 루이스이 바램은 내 바램이 되었다.

언젠가 꼭 우리 가족 모두 함께 그곳엘 가고 싶다.

안개가 피어올라도 멋있을 것 같고..

눈이 내려도 멋있을 것 같다...



 

캠핑족들은 산으로 깊이 들어가고..

우리같은 여행객들은 그렇게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가 다음 배를 타고 나오고..

우리는 그렇게 아름다움을 절정과 이별을 하고 Salzburg로 돌아와야했다.

모짜르트 하우스에 가고 싶었기 때문.

 

그렇게 마음을 졸이며 Salzburg로 돌아와 모짜르트 하우스로 뛰어갔지만 실망 그 자체였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티켓 종료가 된 시간이었던 것.

하지만 내가 실망했던 것은 모짜르트 하우스엘 들어가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고상하게 생긴 티켓 판매하는 여성의 무식한 행동 때문이었던 것.

시간이 지나서 티켓을 더 이상 팔지 못합니다라고 말을 해주면 좋았을 것을

귀찮듯이 손짓을 하며 눈도 마주치지 않는 그녀. 그녀의 고상하고 아름다운 외모가 아까웠다.

생긴대로만 행동을 했어도 좋았을껄..’하는 안타까움..

 

모짜라트 하우스라는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교양부재의 여인이었다.

자기 나라의 음악가를 사랑해서 오는 여행객들, 관광객들, 음악학도들을 맞이하는 사람이

고작 그정도의 교양을 갖췄다는 것은 참으로 모짜르트 얼굴에 침뱉는 격이 아닐까?

만약 내 직원이었으면 당장 해고였어~!!” 하는 마음으로 돌아섰다.



모짜르트 하우스 안의 정원 까페..

분위기가 아기자기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코닉쎄에서 시간을 좀 더 보낼걸하는 아쉬움이 커 마음은 씁쓸했지만

애리도 나도 그 일로 마음쓰지 않기로 했다.

괜히 그 여성의 무식한 행동으로 내 기분을 망치기엔 나의 여행이 너무나도 소중했다.

우리는 모짜르트 하우스는 비엔나에서 가보기로하고,

어제 먹었던 무궁화한국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는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도 김치찌개를 먹었다. 오징어 볶음과 함께. ^^

 

내일이면 빈으로 떠난다.

프로이드, 빅터 프랭클, 그리고 모짜르트가 사랑한 빈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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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가렛이 어렸을때 모짜르트를 연주하는 모습..

데이빗 가렛이 이토록 매력적인 것은..

음악을 즐기는 그의 모습이다.

음악과 하나되어 자신이 온전히 즐기는 모습..


이세상에 그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이 있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에 푹빠져 즐기는 모습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