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독일] 괴테 하우스에서의 감동 & 예쁜 Old Town

pumpkinn 2014. 10. 29. 07:38

괴테하우스 앞에서 '괴테와의 대화'를 들고...

괴테하우스에 가면 꼭 이렇게 찍고 싶었다. ^^

막상 그렇게 찍으려니 어찌나 머쓱하던지...^^;;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서 후다닥~ 한 컷~!!

소원 풀었삼~!! ^____^


 

2014 10 5일 일요일

 

나는 잠이 많은 사람이다.

여행을 가도 잠을 줄여가며 돌아다니진 못한다. 성지 순례만 예외.

성지순례야 그룹여행이고 공동의 룰을 지켜야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순조롭게 프로그램이 진행이 되니까.

 

어제 그렇게 리예 설계 도구를 찿아 헤매고 다녀서 힘들었던 터라 우리는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

Check out을 했다.

기차시간이 멀었으니 우리는 호텔에 가방을 맡겨놓고 시내로 나갔다.



애리를 사진에 한컷 담고~ ^^




광장에서 그냥 한컷~ ^^



애리 말이 일요일이라 Feira()이 선다고. 얏호~!! ^^

나는 Feira 구경하는 것을 무지무지 좋아한다

특히 토산품들을 미치도록 좋아하는데, 그곳만의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독특한 특색과 문화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디로 여행을 가던 장이 서면 나는 참새가 방앗간을 못지나가듯 그렇게 장이 선다하면 꼭 들리곤 한다.

 

Feira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섰다.

역시 독일만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고, 브라질과는 또 다른 유럽 특유의 느낌이었다.

얼마나 이쁘던지.

~ 그런데 날씨가 어찌나 춥던지 좀 더 따뜻하게 입고 나올걸 후회가 막심해지는 순간~



Feira 풍경~ 너무 예뻤다~


 

우선은 고픈 배를 채우고 싶었다. 배가 고프니 더 춥게 느껴지고..-_-;;

눈에 띄는 것이 소세지 스탠드.

냄새가 얼마나 곳하고 맛있던지 나는 두번 생각하지 않고 소세지를 먹기로 했다.

철판에서 직접 굽고 있는 모습도 정겹고,

우리의 주문을 받는 아가씨가 참 친절해서 기분도 좋았다.

 

애리는 하얀 소세지를 나는 빨간 소세지를 주문했는데,

나는 말이 안되니 이거요~!!” 손으로 찝어서 주문을 하고.. ^^;;

바디 랭귀지는 유니버설 랭귀지. 게다가 미소까지 띄워주면 만사오케이~!! ^^

플라스틱 접시에 푸짐하게 얹어주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애리 소세지보다 내가 주문한 빨간 소세지가 훨씬 맛있었다. 흐흐~ ^^

아줌마의 직감이란~ ^_____^ *흐뭇~*

 

노천 텐트에 앉아 벌벌 떨고 먹는 상황이지만,

아무리 추워도 콜라는 얼음과 함께~ ^^;;

너무나도 맛있게 먹고는 꼭 또 다시 돌아와 먹으리라 결심을 하고는 우리는 자리를 떠났다.


 


바로 이아가씨가 우리 주문을 받은 아가씨다.

얼굴도 이쁜데 상냥하기까지해서 아주 맘에 들었다는..^^

그래서 더 맛있게 느껴졌던건가..? ^^




우리가 유람선을 돌고 돌아오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신나는 음악 소리..^^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나...음악 소리 찿아 삼만리~ ^^

저쪽에서 중년의 아저씨가 컨츄리송을 부르고 있었다.. 와우~ ^^

어찌나 잘 부르던지..거기서 또 시간을 한참 보내고 돌아왔다는..^^




Old Town으로 가려는데 City Tour를 하는 빨간 버스가 바로 눈 앞에 보이는게 아닌감~ ^^

나는 두번 생각 않고 애리한테 저거 타야한다고 뛰어갔다.

한 사람당 16 Euro. 싼 가격은 아니었지만 종일 타고 내릴 수 있으니 아깝지는 않았다.

그렇게 타며 시내 투어를 하다가 우리가 내린 곳은 자연 박물관 앞이었다.



 

뭐 내가 자연 박물관에 흥미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유럽에서 유명한 박물관이라는 설명에 걍 별 생각없이 내렸다.

유인원부터 시작해서 화석과 함께 온갖 공룡 뼈가 진열되어있었는데,

특히, 공룡은 사진을 맘대로 찍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만지고 놀기까지해서 참 이상했다. 

알고보니 모조품~ 큭큭~^^;;




 

그렇게 넋을 잃고 보고 있는데 애리가 던지는 한마디.

엄마 괴테하우스 안가? 벌써 3신데~” 

~ 무시기~? 그거이 아니되옵니당~!!

나는 헐레벌떡 밖으로 뛰어나왔다.








운이 좋았는지 잠시 후 씨티 투어 빨간 버스가 오고...

여유롭게 타려고하는데 그냥 지나가는게 아닌가..?

~ 이거이 대체 뭔 시츄에이숀~?

 

알고보니 버스 정류장이 조금 더 오른쪽에 있었던 것~

아니 그럼 첨에 내려줄때도 거기서 내려줬어야지...

시간을 보니 40분을 기다려야해서 우리는 작전을 바꿔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16 유로나 줬는데. 엄청 아까웠슴~ -_-;;)


시티 투어 버스를 기다리며..

자꾸만 사진을 찍어댄 엄마가 썩 마음에 안드는 애리.. 큭큭~ ^^;;


 

그렇게 부랴부랴 지하철을 두번이나 갈아타고 괴테 하우스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열려있었다.

독일에 오면서 꼭 가야한다고 노래를 불렀던 것이 바로 괴테 하우스인데

그곳에 가보지 못하면 이건 말이 안되는 거 아닌가.

물론 다음 날에도 올 수야 있지만 만하임부터 둘의 왕복 기차표가 100 유로임을 기억하면,

있는 동안에 보고 가야하는게 당연한거..



독일은 지하철에 붙여진 그림도 예술적이고 학구적이었다. ^^


 

사실 나는 괴테 하우스가 따로 어느 호젓한 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가서 보니 시내 복판의 골목길에 있었다.

참 신기했다.

고전과 현대의 조화.

일상 속에 함께하는 괴테가 느껴져 기분이 묘했다.



괴테하우스로 가는 길~^^

 


괴테 하우스에 가기 위해 준비해간 것이 하나 있었다. *^^*

?

괴테와의 대화책을 들고 괴테 하우스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것~ ^^;; (쪼오기 위의 사진~ ^^;;)

꼭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 ^^

 

그 두꺼운 책을 내내 들고 다니느라 내가 얼마나 고생이었는데...하하하~

마음을 그리 먹긴 했지만 막상 포즈를 취하려니 어찌나 부끄럽던지..^^;;

다행히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그 앞에 앉아 온갖 포즈를 다 취하고 찍었다. ^^

소원 풀었삼~!! 하하하~ ^^

(또 하나의 꿈을 이루었다~ ^^)

 

그렇게 나만의 비밀스럽고 유치스러블한 퍼포먼스를 끝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가방을 맡기고, 통역 이어폰을 빌려서 밑에 층부터 돌기 시작.

다른 곳과는 달리 괴테 하우스엔 한국말 통역이 있어서 아주 편하게 듣고 다녔는데,

괴테가 태어나서부터 26살까지 살았다는 그곳.

응접실, 서재, 괴테 동생의 방, 부모님 방, 그리고 괴테 방을 쭈루 둘러보면서

그당시 그들의 삶을 엿보며 함께 묻혀보는 것은 감동을 넘어선 감동이었다.

 


   

   

         

   

   



특히괴테가 작업을 했다는 책상을 보자 만져보고 싶었다.

한번의 터치만으로도 그의 열정과 정기가 내 영혼안으로 흘러들어올 것 같은 느낌...


괴테의 집에는 정원이 없었다는데,

그의 방의 창을 통해 보이는 옆집에 있는 정원을 내려다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청년 괴테의 방 창가에서 내려다보이는 정경.

정원이 없어서 옆집의 정원을 자주 내려다보았다는 청년 괴테.

그는 창문 밖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괴테 하우스에서 느끼는 괴테는 내가 책에서 느꼈던 괴테보다 훨씬 더 로맨틱했고,

훨씬 더 남성적이었고, 훨씬 더 따뜻한 느낌이었다.

글쎄 뭐가 나로하여금 그리 느끼게 했는지 모르지만,

방 구석구석에서 그가 느껴지는 듯했고 훈훈했고 정겨웠다.


모든 방의 순례(?)가 끝나고 마지막 방으로 들어가니 그의 작품 연대표가 있었다.

연대별로 어떤 작품이 쓰여졌는지 이름이 쓰여있었는데,

하나하나 무심결에 읽다가 파우스트에 이르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왜 눈물을 흘렸느냐고?

나도 모른다. 그냥 눈물이 났다. 벅차오르는 감정으로.

그렇게 괴테하우스는 내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내가 존경하는 대가의 삶을 그가 태어나고 살았던 그 공간에서 실제로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은 

내게는 큰 의미를 안겨주었다.




 


요한 페터 에커만이 괴테에 대한 사랑과 존경으로 써내려간  괴테와의 대화를 읽으며 갖게되었던 바램.

그 책을 읽으며 나는 괴테를 너무나도 존경하고 사랑하게 되었고,

독일 여행을 꿈꾸게 되었더랬고 괴테하우스를 꼭 가보고 싶었다.

이 모두 괴테가 내게 준 선물.

 

나는 그저 언젠가괴테를 만나러 독일에 가고 싶었는데,

우연하게도 애리가 독일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게되고,

나는 애리를 만난다는 합당한 이유로 독일 여행에 오르게되었으니,

이 얼마나 전율이 이는 꿈의 현실화인지.

내가 꿈을 꾸는 그 순간부터 내꿈을 이뤄주기 위해 우주가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빠울로 꼬엘료의 말을 내가 좋아하지 않을 수 없고 믿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괴테 하우스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감동 속에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어찌나 흐뭇하고 뿌듯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정말이지 마치 내가 괴테와 오랜 대화를 나누고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앞으로 괴테의 책을 읽으면 그 느낌이 더 깊을 것 같다.



괴테 응접실앞 뜰에서 한컷~ ^^


우리 애리도 한컷~!! ^^

 


우리는 괴테의 사진이 담겨있는 기념 엽서와 예쁜 수첩을 사고는 Old Town으로 향했다.

애리 말이 예전의 독일 전통 양식의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아주 이쁘다는 것.

좀 걷긴 했지만 괴테 하우스에서 별로 멀지 않았다.




 

도착하니 애리가 그곳에 나를 왜 데려가려했는지 알 것 같았다.

뾰족뾰족한 건물들이 너무 예뻤고, 재밌는 구경거리들이 많았고,

뒤로 돌아가니 Romus Dom 성당이 있었고 그곳으로 오가는 길목엔 악사들이 즐비했다.

모두들 서로의 음악에 영향일 끼치지 않을만큼의 거리에 앉아 기타, 아코디언, 하프등을 켜고있었다.





 

올드 타운 뒤로 올라가니 수리중인 Romus 성당이 있었는데,

우리는 들어가 잠시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렸다.

남편과 애리, 리예 그리고 돌아가신 시부모님과 친정 아빠를 위해 미사를 넣고,

봉헌을 하고 나오니 왠지 하느님의 축복이 우리 가정에 가득 퍼부어지는 느낌. ^_____^




들어가니신부님의 주도로 묵주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참으로 경건한 분위기였다. 

나는 잠시 앉아 기도를 드리고는 조용히 사진 한장 담고 자리를 떴다.



올드 타운을 따라 쭈루 걷다보니 강이 나왔는데,

유람선이 앞에 보이는게 아닌가?

만하임 기차표는 9시니 아직 시간은 남았고, 배 시간을 알아보니 시간이 충분하다.

우리는 표를 끊고 배를 탔는 추워서 실내에 앉았다.



강 건너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애리...

엄마 사진 찍어주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큭큭~ ^^;;

그래도 엄마가 여행왔다고 투덜대지 않고 열심히 찍사 역할을 충실해 해주었다. 하하하~ ^^

 


얼마나 아늑하고 예쁘던지...

추운데 떨다가 들어오니 잠이 오는 것도 같고..^^;;

따뜻하게 쵸콜렛을 마시며 짧은 유람을 했다.



   

'괴테와의 대화'를 읽고 있는 펌킨~

연출된 포즈라 혼자 머쓱해서는 고새를 못참고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하하하~ ^^




뭐가 저렇게 웃겼는지 기억이 안난다...^^;;

아마 또 폼잡고 혼자 신나게 노는 엄마한테 애리가 한 마디 던졌겠지~ 큭큭~ ^^;;




너무 빨리 끝나 강 전체를 도는 티켓으로 끊을걸 살짝 후회가 되었다. ^^
그래도 인제는 우리가 떠나야 할 시간...
밖으로 나오니 바람은 싸늘하니 귓볼이 아리고.

오늘이 겨우 독일에서의 이틀째 날인데, 마치 한 일주일은 지난 듯한 느낌이다.
우리는 만하임으로 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했다.
이렇게 독일에서 또 하루가 지났다.

잊.을.수.없.는.감.동.의.하.루.



프랑크푸르트 기차역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찍은 듯...

열심히 찍은 사진을 보고 있는 펌킨~ ^^

이것은 참 행복했다는 싸인이다. ^^ 

난 사진은 열심히 찍지만 마음이 가지않는 여행의 사진은 한번도 보지 않는 유별난 아줌마임을 잘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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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Garrett -  Mozart Sonata for Piano and Violin K378 Movement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