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터키, 그리스 성지순례 - 메테오라 공방의 줄리아와 콜로니아...

pumpkinn 2014. 3. 26. 09:13

 

페프키스 수사님의 제자 Julia...

싸인이 아주 독특했다. 싸인이라기보단 그림...

내가 고른 성화 뒤에 싸인을 해주고 있는 모습...

                                                                                                          2014 1 6일 월요일

 

 

숨막히는 절경의 메테오라 수도원을 순례하고 내려온 우리가 간 곳은 메테오라 공방이었다.

그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화 화가 페프키스 수사님께서 운영하시는 공방인데,

그곳에 있는 모든 이콘들은 찍어낸 것이 아니라 수사님과 제자들이 직접 그린 작품이라 했다.

운이 좋으면 수사님을 직접 만날 수 있을거라는 것...

 

우리는 두근거림 속에 그곳에 도착했다.

대체 어떤 분이실까..? 오늘은 그곳에 계실까..?

어떤 성화일까..? 어떤 분위기일까..? 내 마음에 들까..?

가이드이신 마리아 자매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나는 내 마음은 이런저런 생각들로 바빴다..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뛰어 올라갔다.

그곳은아주 아늑하고 성스런 분위기의 공간이었는데,

역시나....

페프키스 수사님은 안계셨고 제자가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 유명한 수사님께서 매일 나오실리 없지.. ^^;;

 

 

페프키스 수사님... 

메테오라 공방에 걸려있는 사진을 찍었더니 반사가되어 흐리게 나왔다.

수사복이 참 독특하다...^^

 

 

그 아늑한 공간에는 따뜻한 느낌의 아름다운 성화가 곳곳에 놓여져있었고,

우리는 어떤 성화를 가져갈까 열심히 그림 앞을 기웃대고 있었다.

한국에서 오신 인솔자인 막달레나 자매님이 성화를 고를때의  Tip이라며 알려주시는 말씀....

성화는 고르는게아니라는게다.

성화를 보았을 때 Feel이 오는 그것.

그러니까 마음에 터치가 느껴지는 그림이 내게 다가온 이콘이라는 것이다.

 

그말씀을 귀담아 들은 나는,

어떤 그림이 내게 와닿을까..?’ 궁금해하면서 이콘들을 바라보는데...

바로 들어서면서 첫 번째 옆 기둥에 달려있는 성모님의 뺨을 만지고 있는 아기 예수님의 그림이

나의 시선을 확 붙잡았다.

그래~ 이 이콘이야~” 주저없이 잡았다. (실은 행여 다른 분이 먼저 집을까 거의 채듯이 잡았다..^^;;)

그림의 느낌이 얼마나 따뜻하고, 얼마나 사랑스럽고 포근하던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성가정 이콘을 하나 더 샀다. 우리 가정이 성가정이 되기를 기도드리는 마음으로..

 

그리고는 싸인을 받기 위해 서 있는 줄에 나도 함께 섰다.

파프키스 수사님 제자가 수사님 대신 싸인을 해주고 계셨는데,

어찌나 싸인이 독특한지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들뜬 마음으로 내 순서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나...

...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내차례가 돌아오고.

 

내 차례가 되자 제자되는 그녀는 무뚝뚝하게 그림을 자기 화판에 올려놓으라고 명령조로 말하는게 아닌가

나름 상냥하게 웃는데 무뚝뚝한 어조로 말하니 괜히 머쓱해진 나는

조심스럽게 싸인받을 이콘을 올려놓고 옆자리로 비켜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나를 보더니 콜로니아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나는 내가 온 곳이 어디냐고 묻는줄 알고... (포어나 스페니쉬어로 Colonia는 '향수'의 의미도 있지만, 지역을 뜻하기도 한다)

브라질에서 온 한국 사람이라고 했더니, 그게 아니고 네가 쓰는 콜로니아가 무엇이냐고 묻는거란다. ^^;;

그러니까 내가 쓰는 향수 이름을 묻는 것이었다.

그래서 향수 이름을 알려주니 참 좋다며 웃는게 아닌가..? ^^

 

무뚝뚝하게 성화를 올려놓으라고 그랬던 차가운 모습은 어디가고,

갑자기 화기애애해지는 분위기..^^

안그래도 머쓱해하고 있었던 터라 긴장했던 내 마음은 풀어지고 기분이 마구 좋아졌다. ^^

그러더니 씨익 웃더니 싸인에 좀 더 섬세한 디테일을 그려넣어주는게 아닌가..?

 (언니들은 왜 니꺼만 싸인이 특별하냐..뭐 이러심서 샘 아닌 샘을 내시고..^^)

 

내 그림에 싸인이 끝나기를 기다리는데 몇번이나 참 향기 좋아라고 말하며 웃는다..

나도 같이 웃으믈 돌려주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

앞으로 이 향수를 아주 많이 애용하리라 속으로 흐뭇해하면서..하하하~

 

이름을 물어보니 줄리아란다...

내가 공책에 이름을 적으니 뭘 적느냐고 묻는다. 하하하~ 관심도 많아..^^

그래서 내 블로그에 올리려고 네 이름을 기억하려고 적는다고 했더니 웃는다..^^

 

Juliar가 싸인을 하는동안 사진을 찍으려 뒤에가서 살짝 섰는데..

눈치를 채고 함께 포즈를 취해주는 배려도 깊은 줄리아... ^^

따뜻한 배려에 엄청 고마웠다는..^^

 

그러는 가운데 시간은 흐르고,

성화를 사신 모든 분들의 싸인회(?)가 끝나고 인제 다른 목적지로 떠나야 하는 시간...

쥴리아가 친절하게 대해주어 고마웠던지라 나는 떠나기 전 줄리아에게 인사를 하러갔다.

포옹하고 볼에 뽀뽀하고, 만나서 반가웠다고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는데...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하던 작업을 멈추고 일어나서는 갑자기 막 무언가를 찿는다...

그러더니 성화 하나를 집더니 내게 선물이라며 주는 것이 아닌가..?

성화를 보니 예수님이셨다. 그야말로 내게 다가오신 예수님이셨다....^____^

 

함께 있던 공방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웃겨 죽는다고 난리고...

우리는 갑자기 헤어짐이 너무 아쉬워서 안타까워하다가

기념 촬영을 함께하고는 그렇게 헤어졌다.

짠한 행복이었다.

 

줄리아에게 받은 예수님 이콘을 들고 기념 촬영..^^

왼쪽에는 남편분이 브라질에 주재원으로 와계셨다가 한국에 나가신 레지나 자매님이시다..^^

얼마나 똑~뿌러지고 예쁜 분이신지 여행에 함께할 수 있어 참 즐거웠다..^^

줄리아와 헤어지며 함께 기념 촬영 한컷~ ^___^

 

정말이지 너무나도 행복했다.

영화 Time in a Bottle에서 처럼 만나는 사람마다 다 붙잡고 이야기하고 싶은 그런 행복.

그때 그리스 가이드이신 마리아 자매님은 오랜 가이드생활에 이런 일은 첨이라며 놀라셨단다..

그럼서 아무한테도 선물 받았다고 이야기 하지 말라신다..^^;;

그게 어디 감출 일인가..? 자랑할 일이쥐~ ^­­­____^

이 기쁘고 신나는 일을 만방에 전해야지 우찌 나 혼자 알고 있으라고~ ^^;;

그건 고문이다...^^

나는 그 일로 너무나도 행복하고 또 행복해져서 완전 난리 부르쓰였다..^^

 

이럴때는 어김없이 영화 Forrest Gump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삶이란 봉봉 초콜렛과 같단다. 초콜렛 하나하나엔 Surprise가 담겨있지.”

병석에 누워있는 엄마가 아들 Foreest Gump에게 알려주던 삶의 비밀...

 

내게 다가온 삶의 Surprise...

이런 삶의 깜짝 선물을 나는 너무나도 사랑한다.

내 삶에 활력을 안겨주고, 기쁨을 안겨주고 또한 행복한 자극을 느끼게해주는 깨소금 같은 것.

 

메테오라 공방의 쥴리아와의 에피소드는

이번 성지 순례에서 있었던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사건들 중의 하나였다. ^^

 

Julia...

어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하느님의 축복이 항상 그녀와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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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나 무스꾸리의 음악을 골랐다

그리스 이야기가 나오면 다음엔 데미스 루소나 반젤리스가 되겠지..^^

Nana Mouskuri Plaisir d’am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