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 함께

힐링이 되어준 볼리비아 신부님들의 성가와 하루 피정..

pumpkinn 2014. 9. 19. 13:41

미사 후 볼리비아에서 사목하시는 신부님들의 합동 공연...^^

얼마나 은혜로운 시간이었는지...

아쉬웠다. 겨우 3곡으로 끝나서...

하긴, 3곡이 아니라 30곡을 들어도 아쉽기는 매한가지였을게다. ^^

 

 

오늘 시카고 시튼 영성 센터의 김영선 카타리나 수녀님의 강연이 있었다.

기도렉시오 디비나향심 기도를 주제로 피정을 주러 오셨는데,

하루 전인 오늘 저녁 미사 후 전신자들에게 하루 피정을 주신게다.

 

행복해야 할 요즘 나는 여러가지 스트레스로 하루하루를 예민함과 짜증 속에 보내고 있던터였다.

해서 메말라있는 나의 영성을 촉촉히 적시고 싶다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그저 내게 주어진 축복과 은총을 마음 깊이 우러나오는 감사를 드리고 싶었기에

기대 속에 성당으로 향했다.

 

좀 일찍 성당으로 향했다.

미사가 시작하기 전 예수님 앞에 좀 앉아있고 싶었기 때문이다.

토마스 머튼이 느꼈던 그 기쁨과 행복을 나도 느낄 수 있는지...

아니, 사실 그보다는 예수님 앞에 앉아 나의 날카로움과 예민함을 용서받고 싶었고 위로받고 싶었다.

 

미사가 시작하는데 헉~ 대체 뭔일?

3분의 우리 본당 신부님들을 포함해 장장 13분의 신부님이 입장(?)을 하시는게 아닌가?

입장이란 표현이 참 잘 어울리는 웅장함이었다.

대구 교구, 의정부 교구와 광주 교구 소속 신부님들로 볼리비아에서 원주민 사목을 하시는 사제들이셨다.

아직 어린티(죄송함돠~)가 느껴지는 신부님들도 계셔서 마음이 짠했다.

얼마나 고생이 많으실까..?

 

그분들을 보니 아프리카의 황승현 신부님이 떠오르고..

어찌 지내고 계시는지....

 

미사는 그렇게 신부님들과 함께 웅장한 분위기 속에 진행이 되었는데,

미사가 끝난 후 신부님들의 합동 공연이 있다는게 아닌가? ^^

10분의 신부님들께서 나오시더니 기타를 치시며 내발을 씻으신 예수님을 부르시는데

어찌나 아름다운 화음인지.....

너무나도 딱딱하게 굳어 겹겹이 두꺼운 딱지로 덮혀진 내 마음.

촉촉히 적셔지며 급기야는 눈물이 흐르고야 말았다.

 

토마스 머튼의 책을 읽고 있는 요즘 나의 못된 본성을 성찰하며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내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깊은 반성 속에 있던차에 들은 오늘의 아름다운 하머니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와 현존을 깊이 느낄 수가 있었다.

 

나는 왜그리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며 스트레스를 받는걸까..?

겉으로는 대범한척, 너그러운척하는 내자신..

하지만 그 안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옹졸함과 쫀쫀함과 함께 쉽게 상처받는 내가 금방 보인다.

 

손을 좀 놓자...

마음을 좀 놓자...

깊은 반성이 일었다.

 

하느님 앞에 깊이 잠겨있고 싶었다.

머리로가 아니라 입으로가 아니라 나의 온 마음과 영혼이 그 분안에 오롯이 잠겨있기를 바랬다.

 

그렇게 감동으로 나를 눈물을 흘리게 하시더니.

그 담엔 아파트를 부르시며 배꼽 잡게 하시고... (역시 우리 멋진 신부님들..^^)

그리고는 기타 치시는 신부님의 솔로가 이어졌는데,

영혼을 울리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성가였다.

 

앵콜송을 부르시는 신부님..

너무나도 맑은 목소리로 영혼을 터치하는 감동을 안겨주신 성가 '내이름 아시죠"

내안에 치유가 일어났던 순간이었다.

신부님은 "내이름 아시죠"를 부르셨지만, 죄송하게도 나는 신부님의 성함을 모른다. -_-;;

 

 

내 이름 아시죠

내 이름도, 내 모든 생각도 모두 아시는 주님...

내 눈물을 닦아주시는 주님...

 

듣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듯한 느낌.

그저 온전히 그 안에 마냥 묻혀있고 싶었다.

정말이지 신부님들의 성가를 밤새 듣고 싶었다.

내 영혼이 치유될 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은 또 다른 피정이 예정되어 있고.

카타리나 수녀님의 2시간 강연은 우리의 영성 여정에 대해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하는지,

우리를 하느님과 멀게하는 요인은 무엇인지,

우리 안에서 거짓 자아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말씀으로 이어졌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너 어디에 있느냐?”라고 물으신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대답을 할까..?라는 질문을 주셨는데,

그 말씀이 가슴에 와서 콕 찔렸다.

 

과연 나는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덤불, 아니 가시 덤불 속에서 헤매고 있는 나..

메마른 영성으로 마음이 따꼼따꼼 아픈 나..

나의 영혼의 집인 하느님으로부터 자꾸만 멀어지고 있는 나...

그래서 엉뚱한 곳에서 공허함을 채우려고 헛된 욕망 속에 갇혀있는 나..

 

대체 나는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그렇게 간절히 원하면서

나는 늘 그 반대로 행동하고는 그로 인해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늘 그렇게 바보처럼 그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부끄러움이다.

 

시카고 씨튼 영성 센테의 김영선 카타리나 수녀님..

신부님께서 던져주신 질문 '너 어디에 있느냐"는 내게 통증을 안겨주는 아픈 질문이었다.

피정에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루도비꼬가 참가하니 전달 강의를 받을 수 있을게다.

이참에 기도에 대해 깊이 알고 기도 속에 말씀을 먹으며 사는 나이고 싶다. (늘 바램남발~ -_-;;)

 

 

그래도 주님은 나는 네이름을 안다고 말씀하신다...

오늘 주임 신부님의 강론 말씀도, 카타리나 수녀님도 강조하신 말씀...

잠시 멈추어 보라는 것.

멈추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멈추어야 비로소 느껴지는 내 자신..

멈추어야 비로소 깊이 다가갈 수 있는 내 영혼...

 

유일한 불행은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토마스 머튼의 말은 요즘의 내가 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나의 몸과 마음과 영혼이 하느님을 향해있지 않다는 것.

하느님의 사랑 속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

하느님의 사랑에 사랑으로 응답하고 있지 않다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나의 이름을 아시는 주님..

나의 약한 의지를 아시는 주님..

내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시는 주님...

그렇게 어둠 속에 있을 때에 든든하게 나를 지켜주고 계시는 주님...

그 안에서 한없이 머물기를 원하는 저의 마음을 받아주시고,

당신의 든든한 팔로 꼭 붙들어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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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 아시죠

이 성가를 찿기 위해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을 뒤지고 다녔다.

처음 들어보는 성가라 가사로 찿는 수 밖에.

 

신부님께서 부르시는 노래를 녹음했으나 처음을 놓쳐버렸다.

아쉬운대로 유튜브에 올려진 음원을 올린다.

 

신부님 성가 너무 은혜로웠다.

지친 영혼이 힐링되는 듯한 따뜻한 터치였다.

성함은 모르지만 (너무 많은 분들이라 기억하기 어려웠다.)

감사합니다.

 

우리 본당 신부님들과 함께 볼리비아에서 사목하시는 모든 신부님들 모두

주님께서 축복과 은총을 내려주시고

세상의 유혹으로부터 보호해주시길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