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과 함께

역사 편찬팀들 두 신부님과 함께 Coco Bambu 에서..

pumpkinn 2014. 5. 27. 12:45

왼쪽부터, 박진규 요셉 신부님, 이윤제 베드로 신부님, 스텔라 그리고 라우렌시아. ^^

두 분 신부님들과 역사편찬팀원들, 오늘 함께해서 무척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

 

 

벌써 오래 전에 예약(?)해놓은 이윤제 신부님 & 박진규 신부님과 역사편찬팀의 저녁 식사..

드디어 오늘 D-Day였다. ^^

늘 신부님들로부터 얻어먹기만 해서 감사하고 죄송했던 터라,

이번에는 우리들이 신부님들을 모시기로 한 것.

 

기왕이면 좀 근사한 곳으로 모시고 싶은데 아는 곳이 없어서 고민하던 중,

팀의 막내인 스텔라가 마침 분위기 멋진 곳을 소개했고,

다른 몇몇 분들로부터 그곳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터라,

나는 룰루라라 신나는 마음으로 오늘을 기다렸다.

 

택시비 아끼려고 남편을 쫓아나오느라 어중띈 시간에 성당에 도착한 나는

내가 좋아하는 나무아래 벤치에 앉아서 약속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며 책을 읽었다.

이런 짜투리 시간을 지루함 없이 메꾸는 데는 역시 책이 최고다. ^___^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인기척이 나 고개를 들어보니 주임 신부님께서 나와계시고...^^

곧이어 스텔라 오고, 라우렌시아 도착, 박 신부님 내려오시니 전원 출석~!!

우리는 신부님 차를 타고 드디어 말로만 듣던 Coco Bambu로 향했다.

 

신부님들과 저녁 식사를 하러 갈때마다 재밌는 일이 생기는데,

오늘 압권 중의 압권은 바로 차 안에서 드린 기도 시간이었다.

신부님께서 부활 삼종기도를 하시자며 기도를 시작하시는데,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사실 나는 부활 삼종기도를 외우지 못한다. (기도문 뿐만 아니라 뭐든 외우는건 잘 못한다. -_-;;)

내가 기껏 함께 한 부분은 바로 아멘~!!”

기도문을 외우지 못하는 내자신이 너무나도 어이가 없고 한심해서

그 부끄러움이 웃음이 되어 터져나오는데, 참느라고 정말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하하하~ ^^;;

 

도착하니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6시 반에 문을 연다고하여 너무 일찍 도착한게 아닌가 걱정을 했는데, (내가 일찍가자 했던 관계로..^^;;)

평일이라 그런지 다행히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고,

우리는 널널하게 널려있는 테이블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테이블을 골라 앉았다. ^^

여럿이 이야기 할때는 역시 원형 테이블이 최고..^^

그런데 싸이즈가 다섯이 앉기에는 좀 큰 듯한 느낌...

살짝 아쉬웠지만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라 그리로 앉았다. ^^

 

음식을 시키면서 얼마나 웃겼는지...

잘 모르는 곳에 가서 잘 알지 못하는 요리를 시킬때는 완전 시험보는 느낌이다..하하하~ ^^;;

신부님들 앞에서 좀 멋진척~ 우아아~하게 주문을 하고 싶은데, 뭐 아는게 있어야지..큭큭~ ^^;;

이럴때 넘 좋은 것은 내가 아줌마라는 사실이다..^^;;

서빙하는 친구한테 이게 뭔지 저게 뭔지, 뭘 권해주고 싶은지 물을 용기가 있으니 말이다..^^

(아줌마여서 넘 좋아.. *흐뭇~* ^______^)

 

오늘 시킨 요리는 잊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담번에 갈때 잊지않고 같은 것으로 시킬 수 있도록~ 하하하~ ^^

 

에피타이저로 Camarão a Milanesa..

해물 샐러드와 함께 메인 디쉬로 Moqueca Tropical Camarão Grelhado..

그리고 디저트로는 Cocada ao forno를 주문했는데,

정말 완전 환상적이었다.

왜 그곳이 그리도 유명한지, 다들 그곳을 좋아하는지를 알 것 같았다.

 

사실 나는 해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환상적으로 맛있었다.

그렇게 맛있는 Moqueca는 처음 먹어봤고,

메인으로 나온 Camarão Grelhado는 완전 나를 위한 요리처럼 느껴졌다는..^^

그와 함께 곁들어진 화이트 와인은 탁월한 선택이었고.. ^^

그리고 아이스크림이 얹어진 꼬꼬로 만든 와플 분위기의 디저트는...

아름다운 저녁 마무리로 완벽했다. ^^

 

   

왼쪽: 뚝배기같은 곳에 담겨있는 음식이 바로 Moqueca. 왜 이 음식이 인기인줄 알았다. 정말 맛있었다는..^^

오른쪽: 디저트로 나온 Cocada ao Forno.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으니 꼬꼬의 고소한 맛과 아이스크림의 달콤한 맛이 어찌나 살살 녹던지..^^

 

 

참 행복하다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근사한 분위기...

좋은 음악..

맛있는 요리...

무엇보다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함이 그리도 즐겁게 느껴졌을게다.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가며 깔깔대고 웃기도 하고,

중간중간 끊어지는 흐름 속에 머쓱해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더 웃겼던..^^;;

뭐가 그리도 머쓱했던걸까..? ^^;;

담번엔 왕아지매가 퀴즈 문제라도 준비해야할 것 같다. 하하하~ ^^

 

그래도 잊지않고 기념촬영도 하고...^^

머리를 짧게 짤랐더니 사진 속의 그녀는 아줌만쥐 아저쒼지...-_-;;

해서, 주최측의 농간으로 내가 찍힌 사진은 공유하지 않았다. 큭큭~ ^^;;

.. .. 내 카메라니까... 이런 땡깡쯤이야..^^

 

웃고 즐기는 동안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고,

이제는 가정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하하하~ ^^

살짝 아쉬움을 남기고 떠날때가 가장 아름답다. ^^

모두 같은 방향인데, 우리 집은 부러 돌아가야하는 길임에도 집까지 데려다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감사드려요 신부님..^^

 

인제 박신부님께서 하산(?)하셨으니,

우리 역사 편찬팀도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될 듯.

정이 많이 가는 팀원들이다.

우리는 만나서 또 얼마나 깔깔대며 작업을 할 건지 안봐도 비됴다.

 

이상하게 역사팀을 생각하면, 아직 함께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음에도,

헤어지고 난 후의 그립고 아득할 느낌부터 떠올리게된다.

그만큼 아끼는 마음이 깊기때문이겠지...

 

지나간 어제, 다가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하며 오늘을 만끽하지 못하는

바보같은 나이기보다는.

오늘, 지금, 바로 이 순간을 만끽하고 즐기며 행복해하는 나이고 싶다.

 

감동이 살아있을때 올리느라 부산을 떨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윤제 신부님, 박 진규 신부님, 스텔라와 라우렌시아..

오늘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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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서던 몇 년 전,

와우 안에서 숨 막히게 행복하다 느꼈던 그때 그 순간...

내게 새로운 열정을 안겨주고 행복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며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그 시기...

 

가장 슬프고 암울하다 느껴졌던 그 시기는,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바뀌었고,

가장 행복하다 느껴지던 그때 두근대며 좋아라했던 노래..

Jason Mraz I’m Yours..

 

오늘 Coco Bambu에선 이 음악이 연거푸 여러번 흘러나왔다.

그때의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와 순간 살짝 울컥하기도..

 

서로 다른 분위기지만,

귀한 분들과 함께했음에 있어서는 닮았던 시간...

오늘의 음악은 당연히 Jason Mraz의 음악을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