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글쓰기

교황의 시복식...

pumpkinn 2014. 8. 16. 11:00

 

교황의 시복식..

 

교황의 시복식이 한국에서 있었다.

교황이 되신지 얼마되지 않아 한국에 가셨다는 것은, 얼마나 큰 의미가 담긴 것인지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한국은 아주 고맙고 특별한 나라다.

당신이 소외된 이들을 돌보아주십사 여러나라에 도움을 요청했을때,

오로지 단 한나라 응답을 했고, 수녀님 세분이 아르헨티나로 날아가셨다.

그들을 돌보기 위해. 그게 바로 한국이었다.

그러니 얼마나 고마우셨을까?

 

내가 굳이 말할 것도 없이 이미 한국의 언론을 통해 다들 알고 있겠지만,

아르헨티나의 빈민촌을 당신 집처럼 드나드시며 소외된 이들을 위해서 평생을 바치셨고,

아르헨티나에 꽃동네를 세울 수 있게되었던 것도

바로 교황님께서 교황이 되시기 전에 추진하셨던 일이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일도 아니다.

 

우리는 그러한 모든 프로젝트가 이루어져가는 것을 가까이서 보았다.

왜냐면, 꽃동네 신상현 수사님이 그 일로 아르헨티나에 가실 때에 브라질에서 피정을 주셨고,

작년엔 꽃동네 신부님들과 수사님, 그리고 수녀님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피정을 해주신 덕분에 귀동냥으로 비하인드 스토리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히오에서 있었던 브라질 청소년 대회에 참석하셨고 (나는 안갔지만)

해서 가까운 이웃 나라에서 선출되신 교황님은 우리에게 더욱 친근한 느낌으로 와닿는다.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오신 예수님처럼,

교황은 당신도 그렇게 가장 소외받고 멸시받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직접 발로 뛰신다.

그분은 말로써가 아니라 행동으로써 말씀을 전하시고, 사랑을 전하신다.

그래서 어쩌면 그분의 일거수일투족이 우리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되고,

신앙의 모범이 되시는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교황님이 존경스러운 것은 바로 마더 데레사를 존경하는 바로 그이유다.

열린 마인드를 가지신 분이라는 것.

하느님을 그 어떤 인간의 틀에 가두어놓지 않고 모든 종교를 초월하여 사랑을 전하시는 분이라는 것.

그것이다.

 

그렇기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한국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다는 사실에

나는 그 모순적인 그들의 종교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

고개가 갸웃 거려지는게다. 과연 그들은 그것을 사랑의 행동이라 생각하는 것인지.

물론 카톨릭이 역사안에서 잘못했던 적이 있음을 어찌 모를까?

하지만, 지금은 몇 백년 전에 있었던 일들을 논하자고,

누가 잘하고 잘못했고를 따져 논하자고 교황이 이곳까지 오신게 아니잖나.

그럴 시간에 소외된 이들을 한명이라도 더 만나고, 더 위로하고, 서로의 고통을 나누는 것이 옳은거 아닌가?

우리 모두 신앙을 통해 나눔을 통해 선에 이르며 사랑을 이루자는 것인데...

 

내가 개종한 이유도 바로 그런 편협함이 싫었기 때문이다.

오로지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극단적인 교만이 더덕붙은 행위.

(오해 마시길 바래요. 그 종교의 모든 분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암튼, 이것은 내가 카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똑같은 크기로 느꼈을 사안이다.

나도 옆으로 새지말자. 말하다보니 열받으려한다.

 

어쨌든, 이번 교황님의 시복식은 우리 신앙인에게 많은 울림을 안겨준다.

박해받던 시절에 신앙을 지키셨던 그분들을 바라보며,

나의 안일한 신앙 생활을 되돌아보게 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나의 자세에 한번 더 생각하게 하고,

고통받는 이들과 어찌 나눠야 하는지.

그리고, 또한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면서 사는지.

내가 노력한 이상의 은총을 누리면서 감사는 커녕 힘들다고 말하는

이기적인 내자신에대해 조목조목 바라보게하며,

그래서, 절절한 마음으로 내게 주신 그 모든 것에 감사를 드리게하는 것이다.

 

발로 뛰며 보여주는 신앙은 바라보는 그것만으로도 피정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내 영혼의 더러움을 씻어주고 쓰레기로 가득했던 마음에 한줄기 빛을 비추며

사랑으로 변화시키는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주시는 것.

기적인 것이다.

 

너무나도 많은 상처로 치유받기 힘든 상태에 있었던 한국.

가장 필요한 순간에 오셔서 따뜻한 빛이 되어주신 것 같아,

내 마음이 다 푸근하다.

이종교 저종교 따지지 말고, 부디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서로를 보듬어주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그런 우리였음 좋겠다.

 

'율법과 사랑이 충돌할 때는 사랑이 우선입니다.'

라고 강조하셨던 이윤제 신부님의 말씀이 귀에서 울리는 듯 하다.

(10분 넘김.)

.

.

 

시와 그림의 '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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