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결혼식...

pumpkinn 2014. 7. 20. 10:16

 

 

오늘 남편이 아는 형님의 따님 결혼식이란다.

해서 결혼식에 같이 가야한다며 미리 주사를 놓는 남편.

평소 이뻐해주시는 형님이신데 당연히 가야지....

 

신랑은 일본친구라고.

인제 점점 어르신들도 마인드가 오픈되어

꼭 한국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많이들 벗언고 계신다.

 

물론, 기왕이면 같은 한국 사람이면 좋겠지만,

교포사회의 한계성을 보아도 그렇고,

외국에서 사는 우리이고, 좋은 가정 교육을 받고 반듯하게 자란 친구라면,

굳이 한국사람이어야 한다고 고집한다는 것은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사람이냐, 아니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반듯한 성품을 가졌는지, 내 딸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신앙을 가졌는지가 중요한 것 아닐까..?

나의 사위관(?)이기도 하다.

 

오늘 결혼식은 교회에서 목사님의 주례하에 이뤄졌는데,

내가 가본 결혼식 중 가장 행복해보이고 가장 감동적인 결혼식이었다.

정말이지 이렇게 사랑이 느껴지는 결혼식은 처음이었다.

 

화려하지도 않으면서도 아늑하고 예쁘게 꾸며진 아담한 예배당...

그 안엔 오늘 결혼하는 신랑 신부의 사랑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쓸데없는 치장은 생략하고 겉치례가 없는, 오로지 사랑과 음악이 함께하는 행복한 순간..

프로그램이 바뀔때마다 오케스트라 연주와 바이올린 독주가 번갈아가며 연주되었는데,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신랑과 신부가 혼인 서약을 하는 부분은 단연코 오늘 결혼식의 하일라이트였다.

여느 결혼식과는 달리 쓰여진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오늘의 순간이 있기까지의 서로의 사랑을 고백을 하는...

 

오늘 이 순간 얼마나 행복한지...

오늘 이 순간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자기 심장이 뛰고있는 순간동안은 오로지 너만을 사랑할거라는 아름다운 고백...

 

.. 나는 그만 울어버리고야 말았다.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그 순간 눈물을 흘리는 이는 나뿐만이 아니었다.

수 많은 신랑신부들을 보아왔지만, 이렇게 깊은 사랑이 느껴지는 커플은 처음 보았다.

서로의 눈빛 속에 가득한 신뢰감이 느껴지는 성숙한 사랑이 이미 그들에게 느껴졌으니...

 

그리고 두번째 하이라이트는 축가 순서였다.

한쌍의 남녀가 일어나 피아노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보이더니..

You raise me up을 부른다는 영상이 뜬다... 

성악을 하는 친구들인가 했는데 노래가 시작하는 순간 그렇지 않음이 금방 느껴졌다....

 

어쨌든, 먼저 여성이 노래를 부르더니..

남자가 뒤이어 부르고...

그러더니 조금 있다가 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

 

.. 가족이 축가를 부르는거였구나...

완전 감동의 절정이었다.

 

음정이 조금 약해도, 박자가 살짝 안맞아도.

목소리가 조금 높이 올라가지 않아도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엄마 아빠 딸아이 셋이서 부르는 가족의 하모니는 그 어떤 축가보다 아름다운 울림이었다.

또 눈물이 흐르고...

 

결국엔 남편으로부터 엄하게 한 소리 듣고야 말았다.

울지마라~”

 

누군 울고 싶어서 우나..

눈물이 나는걸 어찌 참나..

특히나, 눈물을 참으려 하면 더 흐느낌이 되어나오는 난데...

이렇게 내 감성이 억압되어질때 갑갑함이 느껴진다.

 

어쨌든, 결혼식은 감동을 넘어선 감동으로 이어지며

양가 아버님들의 감사 인사 말씀으로 끝이났다.

 

얼마나 아름다운 결혼식이었는지...

나오면서 신부되시는 분 엄마께 말씀드렸다.

이렇게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결혼식은 처음이에요...”

 

인제 정말 나이가 드는가보다...

우리 애리, 리예도 저렇게 사랑이 넘치는 행복한 결혼식을 했으면...

아니, 결혼식에 앞서,

저렇게 사랑한다고, 내 심장이 뛰는 순간동안엔 너만을 사랑하겠다고 고백하며...

아플때도 슬플때고 기쁠때도 행복할때도 함께하겠노라며

두 눈을 그윽히 바라보며 손을 잡아주는..

그런 든든하고 멋진 사랑가득한 친구를 만나게되길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

.

You raise me up...

내가 가장 좋아하는 Westlife 버젼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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