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내 이럴줄 알았다.

pumpkinn 2014. 7. 22. 09:14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줄 알았다.”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다.

 

제목을 내 이럴줄 알았다로 무심결에 달았다가

문득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

 

그렇게 많은 업적을 남기고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를 시킨 작가의 묘비명이 저렇다면,

과연 나의 묘비명은 어떻께 써야 정직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왕좌왕하다 쌤통이다~” 뭐 이정도면 좀 솔직타 할 수 있을까나..?

~

 

암튼, 요즘의 내 생활은...

쌤통이다~” 내지는 내 이럴줄 알았다~”라는 표현이 꼭 맞는 모습이다.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지는 죄책감, 공허감, 정체모를 두려움, 낯선 꿈들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이럴때면 스캇 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인간의 원죄는 게으름이었다는 그의 말이 바늘처럼 내 온 몸에 콕콕 박히는 듯하다.

어쩌면 지금 나는 원죄의 고통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음에서 오는, 게으름에서 파생된 나의 죄책감.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질때 우리는 공허감에 이어 죄책감을 느끼게된다고 한다.

그것이 우리가 마땅히 치뤄야하는 죄값(?)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하느님으로 멀어지고 있음을 알려주는 종소리인 것..

 

내가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바로 그것을 알면서도 기도를 멀리하고 있음이다.

기도를 열심히 하지 않는 나...

열심히까지 안가도 좋다. 그냥 그 앞에라도 앉아있기라도 하면 좋겠다.

 

기도자리를 멍하니 바라만 보면서 그 앞에 앉지 않는 이유는 뭘까..?

그 앞에 앉으면 마음이 따스해지고 평화를 느끼는데

왜 나는 의지적으로 가지않으려 하는 것일까? 다들 의지적으로 가려고 노력을 하는데...

그런 가운데 요즘들어 꾸는 낯선 꿈들은 나를 더욱 불안하게 한다.

 

오늘은 내 안에 악이 가득 찬 듯한 느낌이었다.

결국은 해선 안될 소리를 입 밖으로내고는 이렇게 끙끙대며 마음 아파하고 있다.

이럴때면 스스로에게 얼마나 실망스러운지.

그 실망감이 나를 더 절망케하고...

 

오늘 깊이깊이 고통스럽게 반성했다. 그리고 두고두고 속으로 되뇌이며 나와 약속했다.

이렇게 마음이 공허함 속에 헤맬때일수록 입을 잘 다스려야 함을...

화가 가득한 날일수록 지혜로운 침묵 속에 조용히 잠길줄 알아야 함을...

그분의 옷자락을 꼬옥 잡아야함을....

 

책만 읽으며 교양은 없이 머리만 키울게 아니라,

책은 덜 읽더라도 마음을 맑게하고, 입을 잠궈야 하겠다. 

 

용기있는 침묵의 지혜가 나와 함께하기를....

.

.

Jason Walker - Dow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