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원을 돌면서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공부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입시원서에 쓸 자기 소개서에 어떻게 쓸까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런 와중에 문득 떠오른 생각 하나.
“나는 오리가 되고 싶었던거구나”
이것 저것 조금씩 다 할 줄 아는 스펙 좋은 오리.
헤엄도 칠줄 좀 알고,
육지에서 걸을 줄도 좀 알고,
폴짝폴짝 살짝 날을 줄도 좀 아는...
하지만, 정작 한 분야에서 누군가가 필요할 때는
이것저것 ‘좀’ 할 줄 아는 사람을 찿지 않는다.
전문가를 찿는다.
헤엄을 잘 치는 물고기나.
달리기에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치타,
하늘을 지배하는 독수리를 찿는다.
그게 전문가다.
조금씩 다 할 줄은 몰라도 적어도 자기 분야에서만큼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게다.
내가 김난도 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급기야는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던 바로 그대목이다.
나는 참 어릴때부터 많은 것에 관심이 많았다.
그것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나의 성향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의 관심을 한 곳으로 모을 줄 몰랐던 나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했다.
좀 더 지혜로웠다면 그 관심 중에 가장 깊이 흥미를 갖고 좋아라하는 것에
깊이 몰입을 했을 것이나, 그러기엔 깊이보단 넓이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것 같다.
어쨌거나 그런 이유로 많은 경험을 안겨주었던 지난 시간들을 후회하지는 않으나.
아쉬움이 남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인제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나만의 만족을 위한 흥미위주의 공부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쓰임이 될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공부를 하고 싶다.
우리의 노후는 결국 봉사생활로 이뤄져함을 잘 알고 있는 바.
앞으로 내가 하는 그 어떤 공부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
한마디로 이제는 '오리'가 아닌 '독수리'가 되고 싶다.
'오리'가 아닌 '치타'가 되고 싶다.'
좀 더 나 다운 모습으로.
걸으면서 떠오르는 화두 하나가 하나의 성찰로 이어진 것이 재밌다.
운동은 안 좋아해도 걷기를 좋아하는 까닭이다.
.
.
오랜만에 올린다..^^
Madelein Peyroux - Dance to the end of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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