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킨의 하루

Lisa와의 마지막 만남...

pumpkinn 2014. 7. 12. 10:24

애리 & 리사와 함께 Bar des Artes 안쪽 뜰에서..^^

나름 젊어보이려고 의상에 신경 좀 썼던 오늘이었다. 하하하~ ^^

 

 

 

‘Lisa와의 마지막 시간이라고 제목을 적고보니

마치 리사와 내가 무척 오랜 시간을 함께한 듯한 느낌을 안겨준다. ^^;;

 

리사는 내친구가 아니다. 애리 친구다.

독일 학생으로 애리가 다니는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온 친구다.

애리가 다니는 대학 FGV에서는 Buddy Program이라고 해서,

교환학생으로 오는 외국인 학생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애리도 함께 참여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애리가 도와주게된 친구가 바로 리사였는데,

엉뚱하게도 나와의 인연은 인터뷰를 통해 시작되었다.

리사가 제출해야 하는 리포트 중의 하나가 바로 브라질에 살고 있는 외국인과의 인터뷰인데,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또 브라질의 삶이 어떠한지, 문화적인 갭 등등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리사가 편히 부탁할 수 있는 외국인은 바로 자기를 도와주고 있는 애리의 부모였으니

우리가 그렇게 인터뷰 대상이 된 것이었다. ^^;;

 

거참~

내가 영어가 편한 사람도 아닌데, 영어로 인터뷰를 해야한다니...흐미..

게다가 애리는 그날이 마침 시험이라 리사와 나랑 달랑 만나게 되었으니..-_-;;

남편은 함께 인터뷰를 하다가 회의 때문에 먼저 가고...

 

인터뷰가 끝나고 그냥 보내기가 미안해서 점심에 초대했는데.

흔쾌히 예스~”를 하여 우리는 정말 뒤죽박죽 정신없는 언어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그게 내가 리사를 알게된 계기였다.

 

독일은 내가 관심이 많은 나라고, 나의 영웅 괴테가 있는 곳이니,

이야기거리는 많았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리사가 참 성숙하고 예의바르고 반듯한 학생임을 알 수 있었다.

얼마나 생각이 깊은지. 삶에 대한 관점과 그 아이의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참 비슷한 생각을 가졌구나 하는 동질감에 너무나도 신나라 했다.

마치 대학시절로 돌아간 듯한 행복이었다.

 

보통 내가 생각하는 독일 사람들은 차갑다고 느껴질만큼 진지하고, 관념적인데,

리사는 브라질 아이처럼 얼마나 밝고 유쾌한지.

정말이지 많은 부분에서 형성되는 공감대에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더랬다.

 

그런데 며칠 전 애리가 물어온다.

엄마, 리사 독일로 돌아간대. 독일에 가기 전에 엄마 만나고 싶대.”

세월은 빠르기도 하지. 벌써 6개월이란 시간이 지나고.

리사가 독일로 돌아가는 시간이 온게다.

 

사실 사이사이 서로 안부를 전하긴 했지만,

독일로 돌아가기 전에 한번 만나야지하고 있었는데,

일상의 바쁨 속에 시간의 흐름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그렇게 만나게된게 바로 오늘이었다.

 

오늘은 좀 특별한 곳으로 데려가고 싶었다. 분위기가 있고 배경이 예쁜 곳.

어디로 데려갈까 고민하다 데려간 곳이 Bar des Artes.

이 레스토랑은 음식 맛도 좋지만, 아늑하고 정원 분위기가 나는 곳이라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곳이다.

 

자리가 없을까 택시를 타고 달려가니, 웬일로 트래픽이 없어 일찍 도착할 수 있었고..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애리와 리사는 무슨 말이 그리도 많은지 깔깔대고 난리 부르쓰..

참 부러웠다. 그 나이의 아이들이.

물론 리사는 대학원생으로 애리보다 나이가 6살이나 많지만,

어쨌든, 그 아이들의 젊음이 부러웠고,

그 아이들이 누리는 기회가 부러웠고

내가 원했던 바로 그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이 부러웠다.

 

그러면서 함께 들었던 생각은,

내가 원하는 삶의 기회를 애리에게 줄 수 있음에 대한 감사함이었다.

 

애리와 리사, 다정하게 한컷~ ^^

리사가 어찌나 언니처럼 잘 케어해주는지... 땡큐 리사~ ^^

 

애리는 참으로 복이 많은 아이다.

사실 리사는 바로 애리가 교환학생으로 가는 만하임 대학의 대학원생이다.

과도 같은 과인 경영학이고.

그러니 애리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팁과 정보를 알려주는지..

심지어 어떤 교수가 좋고, 어떤 교수가 지루한지까지..^^;;

 

더더욱 고마운 것은,

애리가 독일에 갈때 애리가 잘 모를테니 공항에 마중 나오겠다는게다.

게다가 애리는 7 29일에 도착하게되는데.

기숙사는 81일부터 들어갈수 있다고 해서 참 암담했는데,

애리만 괜찮다면 3일동안 자기 집에 있으면 어떻겠느냐는게다.

당근 괜찮지. 얼마나 고마웠는지.

 

그러면서 하는 말...

자기가 잘 보살필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위로해주는 리사.

이 얼마나 감사한 배려인지.

늘 생각하는거지만 애리는 참 친구복이 많다.

우연히 버디로 만나게된 리사와 이런 인연으로 이어질줄 누가 알았겠는가?

 

독일하면 빠질 수 없는 데이빗 가렛 이야기를 하면서 또 우리는 얼마나 웃었는지.

리사 말이 자기 엄마도 그렇게 데이빗을 좋아한단다.

애리가 하는 말. “우리 엄마는 거의 스토커 수준이야~”  아뜨~ ^^;;

우리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

 

리사를 위해 준비해간 선물.

리사가 너무 좋아라해서 참 고마웠다. ^^

보는 우리도 행복하고..^^

 

삶 속에 이렇게 우연히 마주치게되는 아름다운 만남들은...

아름다운 향기를 지닌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애리도 리예도 리사도 수 없이 많은 만남들을 가지게 될게다.

그 아이들의 갖게 될 수 많은 만남 들이 아름다운 귀한 감동의 순간들로 이어지기를...

 

 

사랑스런 리사...

늘 삶의 축복이 함께하는 날들이기를....

애리와 리사의 아름다운 우정이 지속되기를....

 

덕분에 행복한 하루였다. ^^

.

.

오늘은 특별히 리사를 위해

독일 그룹인 Scorpions의 Holiday를 골랐다..

 

내가 고등학교때 완전 미쳤더랬던 곡이다...^^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그리움을 담아...

 

Scorpions의 Holi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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