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터키, 그리스 성지 순례 – 5. 재밌었던 에피소드, 미사 예물과 강호동..

pumpkinn 2014. 2. 5. 07:21

성모 마리아 동굴 성당에서의 미사 시간...                                    < Photo by Pr. Pedro Lee >

참 감사하고 아름다운 은총의 시간이었다...

두고두고 잊지못할 즐거운 추억을 안겨준 곳...^^

 

 

 

카이사리아의 카파도키아에서 두번째 미사를 드렸던 날이었다.

 

성모 마리아 동굴 성당은 아담한 분위기의 아늑한 성당.

분위기는 아늑했는데, 너무나도 추워서 미사를 드리며 얼마나 떨어야 했던지...

우리 순례 여행동안 내내 되새김질을 하며 웃게했던 사건은 그때 터졌다..

 

순례 내내 6개조가 돌아가면서 미사 준비와 진행을 맡았다.

미사가 시작되기 전 미사 예물을 드린 분들의 기도를 말씀드리는 순서...

우리는 성지에서의 미사기에 우리는 더욱 진지한 마음으로 조용히 듣고 있는데...

장소가 동굴 같은 곳이라 살짝 어두웠던 터라 글씨를 읽기가 쉽지 않으셨던 듯...

빠울로 아저씨께서는 미사 예물을 읽으시면서 예물 봉투를 한참을 들여다보곤 하셨다..

 

그렇게 계속 이어나가시다가 내가 드린 미사 예물 봉투를 읽으시는데...

가족 이름을 하나하나 읊어나가시더니...

그 다음을 한참을 들여다보시고 또 보시기를 몇 번...

갑자기 강호동을 위하여~”하시는게 아닌가..?

 

~ 강호동~!! ^^;;

 

우린 완전 죽음이었다~ 까르르륵~ ^^;;

웃음이 양사방에서 터져나오고, 제대 위에 서계시던 신부님들께서도 웃음을 터뜨리시고..

그렇게 다들 웃으시는데 단 한사람 웃지 못하고 땀흘리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나였다..~ -_-;;

완전 등에서 땀이 났다...

 

난 증말 강호동을 위하여라고 쓴 적이 없는데...

대체 뭘 보시고 그렇게 말씀하신걸까..?

내 머릿속은 시속 1000마일로 달리고 있었고,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뭐라고 쓴거지..?’

강호동과 비슷한 글자가 있었나..?

내 글씨가 그리도 엉망이었나..?

완전 부끄러워 돌아가실 지경이었다...^^;;

 

암만 생각해도 강호동으로 읽으실만한 비슷한 구절이 떠오르지 않았다..

가만 생각해보니...

가족들 이름 뒤로 이어진 구절은 영육간의 건강을 위하여였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영육간의 건강을 위하여강호동으로 변해버린 것...

 

그렇게 시작된 미사는 평화의 인사때는 평화를 빕니다가 아니라..

강호동 잘 알아요..?”가 인사였다..

참고로 난 강호동 팬도 아니고, 잘 알지도 못한다..

 

미사가 끝나고...

아저씨께 여쭈었더니.. 아저씨는 절대 강호동이라고 안하셨단다.. 하하하하~

그런데 모든 신자분들이 강호동으로 들었다고 그러니 아저씨가 막 웃으신다..

 

나는 그때부터 안젤리카펌킨도 아닌 호동이 엄마가 되었다...

순례 내내 나는 호동이 엄마로 불렸고,

심지어 어떤 분은 강호동 모친으로 부르시기도 흑~

 

그 후 에피소드가 더 웃겼다...

공소에서 오신 분들간에는...

다들 강호동이 내 남편 이름인줄 아셨다는게다...

 

또 어떤 분은 내가 참 마음이 여유로운 신자라고 생각하셨단다..

강호동이 그간 힘든 일이 있었기에 그를 위해 미사를 드린거라 생각하셨다고...

 

그렇게 우리는 성지 순례 내내 강호동과 함께 했다.. 하하하~ ^^

나는 호동이 엄마로써의 역할에 충실했고..^^;;

얼마나 습관이 되었으면, 성지 순례에서 돌아왔는데도...

호동이 엄마하고 부르니 내가 ~!!” 대답했다는.. 큭큭~ ^^;;

 

터키 그리스 성지 순례를 떠올리면 함께할 추억 하나...

강호동을 위하여..’ ^^

완전 대박 웃음을 안겨 주었던 사건..^^

그렇게 우리 모두에겐 잊지못할 또 하나의 추억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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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칵테일 사랑'....

떠올릴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강호동 사건'...

기분 좋아지는 모양새가 닮아서 글과는 어울리지도 않는 이 곡을 배경음악으로 골랐다..^^

 

즐겁고 경쾌하고 상큼하면서도 아련한 그리움을 안겨주는 노래...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