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리예 학교 재료를 사러 갔다가...

pumpkinn 2014. 2. 4. 08:38

 

지난 주 수요일에 있었던 신입생 환영회 (Trote)에서 친구들과 함께..^^

선배들이 옷을 다 찢어놓고(-_-;;), 페인트 칠하고 난리 부르쓰...

그래도 다른과에 비해 건축학과 선배들은 신입생들이 다치거나 놀랠까봐 배려해주었다고...

리예는 거의 감동 수준이었다.. ^^ 

왼쪽은 까롤, 오른쪽은 나딸리아..

까롤은 초등학교때부터 같이 친하게 지낸 친구 중의 하나다.

같은 대학 같은 과를 들어가서 나도 얼마나 기쁜지...^^

 

 

리예는 오늘 아빠와 함께 설계 도구들을 사러 간단다.

처음에 난 함께 갈 생각이 없었지만, 남편이 함께 가자는 소리에 일을 일찍 마치고 나왔다.

 

대학교 근처에서도 살 수는 있었는데.

가격 차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 우리는 리예 친구가 일러준 매장으로 향했다.

허름한 빌딩 8층에 자리한 매장.

들어가니 빌딩의 외모와는 달리 아늑하고 정갈한 느낌의 매장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독특하게 느껴진 것은 그들의 손님을 대하는 서비스 방법이었다.

밖에는 번호 택을 빼어 순서를 기다려달라는 큰 배너와 함께

그 앞에는 손님들을 위한 일인용 물이 한 상자 놓여있었다.

 

우리 번호가 되자 안에서 안내하시는 분이 나와 들어와 소파에 앉아 기다리라고 하더니,

손님 한 분이 나가자 우리 차례라고 부른다.

이곳은 손님 한 사람당 직원 한 사람이 붙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었다.

살짝 의아스러웠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 수 밖에 없었겠다.

건축과에 갓 입학한 학생들은 교수들이 사라고 한 재료가 어떤 것인지 모를테고,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정신없이 물어대며 혼란스럽게 하는 것보다는,

한 학생씩 맡아 그들의 리스트에 적힌 재료들을 뽑아 설명해주는 편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일터.

 

우리를 담당해준 분은 그 매장의 사장님인 듯한 분위기의 아주 품위있어보이는 아저씨였는데,

엄마가 욕심을 내며 몇개씩 달라고 하니,

이 특수연필은 아주 오래 쓰니까 여러개 살 필요없다고 친절하게 일러주신다. ^^;;

신뢰감이 급상승하는 순간이었다. ^^

 

설계 테이블을 보니 어찌나 가슴이 두근대던지..

집에 예전에 남편이 쓰던 설계 책상이 있어 테이블 보드만 바꿔주려고했는데,

가서 보니 그것은 작은 것 같아 이사가면 큰 테이블 보드로 사줘야겠단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리스트에 적힌 모든 재료들을 사고 나오는데, 대체 왜 내가 그리도 신나던지 ..^^;;

이제 대학에 갓 입학한 리예인데, 나는 벌써 5년 후를 상상하며 그렇게 행복해했다.. ^^

 

인제 수업이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고등학교때와는 달리 어찌나 즐거워하며 다니는지..^^

새로 사귄 친구들도 좋고, 교수님들도 참 좋단다..

모든게 새로워서 적응이 되질 않아 힘들 수도 있는데,

학교 생활이 재밌단다.. ^^

 

이제 겨우 시작이라 입바른 소리를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재밌어하며 다니는 리예가 너무 이쁘기만 하다...^^

 

그런 리예를 보니 애리때가 떠오른다.

아침에 대학에 갈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레고 두근거린다며 행복해하던 애리...

(지금은 공부에 치여 그 설렘은 과거의 기억속으로 사라졌지만..^^;;)

나는 또 얼마나 애리가 학교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렸는지...

학교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해서 쫓아다니며 이야기를 듣던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리예를 쫓아다니며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하하하~ ^^

 

리예는 더러 엄격한 교수님이 있어 마음을 졸이기도 하지만,

왜려 엄격한 교수님으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듯하다.

집에서 열심히 그림을 연습하는 걸보면.. ^^

아마도 그 엄격한 선생님이 바로 설계 그림 선생님인듯..^^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리는 한인촌에 들러 리예가 좋아하는 짜장면을 먹고 왔다.^^

엄마, 짜장면은 암만 먹어도 질리지가 않아..” 라며 좋아라하는 리예..^^

얼마나 애기같은지...^^

 

아직 17살인 리예...

이번주 일요일이면 18살이 된다..^^

 

학교에서도 나이도 제일 어리고, 외모도 너무 어려보여서 친구들이 Bebe (애기)라고 놀린다고.

자기가봐도 너무 어려보인다며,

어떻게하면 좀 어른스러워보일 수 있느냐며 진지하게 고민하는 리예. 큭큭~ ^^;;

그게 꾸민다고 되어지나... 천성이 그런걸...

 

지금까지는 앞으로 공부하게될 과목에 대한 인트로덕션이었다면,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된다고...

대학 생활을 마음껏 만끽하며 즐기며 예쁜 추억을 많이 만드는..

그런 아름다운 시간이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린다...

 

대학 들어간 딸아이들의 새로운 생활에 괜히 내가 들떠 이 난리 부르쓴데...

애리와 리예가 결혼을 하면 마음이 어떨까....?

.

.

엄마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주었던...

나를 많이 울렸던 장면...

Slipping Through My F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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